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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열릴까?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도쿄 숙소 주변에 일본의 우익들이 일장기에 군복을 입고 나와 “천황을 중심으로 단결하자”, “위안부를 배척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확성기로 악을 써대는 이 모습은 한국 우익들과 어쩌면 이리도 똑같을까요. 국내에서는 종북 좌파를 척결하여 법질서를 세운다는 박근혜 정부가 밖에 나가면 국내의 진보세력과 똑같은 취급을 받는 것 아닙니까? 안에서는 우익들의 시위를 부추기면서 밖에 나가면 우익 시위의 대상이 되는 참으로 기묘한 정부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한일 정상회담은 물 건너 간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콧대가 높아진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은 한국을 자기네들보다 못한 삼류 국가 취급하며 마구 깔보고 있습니다.

한때 진보 정부가 자주와 균형을 표방하며 동북아의 평화질서를 주도하니까 나라가 망한다고 말하던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평화공존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지 못하고 우익 국가주의로 회귀한 결과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신이 높아졌습니까? 미국이 일본을 감싸고 일본은 오만해져서 이제 한국을 흑싸리 껍데기 취급하는 작금의 사태가 외교 재난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지 못하니까 주도 당하는 사태를 초래하는 지금은 명백한 역사의 퇴행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제 일본은 1930년대 말에 그들의 ‘국가국방정책대강’에서 표방한 대로 ‘아시아의 지도국’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며 한국은 ‘지도받는 국가’라고 인식할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위협에 떨고 있는 한 이 현실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한국안보에 자신들이 기여한다고 거꾸로 그 공로를 인정하라고 나올 게 뻔합니다. 유사시 미군이 한반도에 증파되면 일본은 그 후방기지를 제공하는 기지국가로서 한국안보에 절대적인 역할이 있다는 것이지요. 과거에 그들이 했던 습관입니다. 더불어 일본은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그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며 ‘재조지은(再造之恩)’, 즉 한국은 자신들의 은혜를 받은 나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관리의 이런 발언에도 우리 정부는 제대로 반박한 적이 없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우리가 평화공존의 새 역사에 대한 신념과 비전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여 대한민국의 파멸이라는 비관적 가능성을 최우선시하면서 생존하기 위해 남에게 기대고 빌붙는 습관을 차곡차곡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밖에 나가서도 기가 죽어서 할 말 못하고 눈치나 보는 국가로 전락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동아시아의 평화공존을 위해서라면 한일 정상회담은 개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렇게 오만한 국가와 정상회담을 도모한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를 더 비참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감수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말기에 6자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든 나라와 협력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긴장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일본 내의 평화 본성을 일깨워 함께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한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없습니다. 이제는 단기적인 긴장을 감수하기도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협력하는 그런 한일관계가 된 것입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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