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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인권개선의 길로 나아오게 하려면

북한은 미국을 향해 평화조약 체결을 요구하는 반면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핵 포기와 인권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엉킨 실타래처럼 보이는 북한 핵문제와 인권문제에는 해법이 있는 걸까?

북한의 핵문제는 1993년 1차 위기 발생이후 국제사회와 우리사회에서 크고 작은 이슈들을 불러 일으켜왔다. 20년 넘게 이어진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3차 실험까지 마치고 보란 듯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상관없이 자기 길을 걷는 북한. 그에 대한 대책이 사드(Thaad)체제 도입뿐이라면 우리가 북한을 상대할 명분은 더더욱 없어진다. 북•미 관계가 한반도 평화를 조율하는 지렛대가 된다면 우리는 남•북 관계가 아닌 한•미관계 뒤로 한 발짝 물러서게 된다. 미국이 미•일 동맹을 더 큰 축으로 우리를 줄세우는 현실은 인정하기 싫은 비극이다. 전시작전권 환수도 2020년 이후에나 다시 검토하도록 했으니 박근혜 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북한이 개발하는 핵탄두가 소형화하고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은 그 상대가 누구인가를 짐작하게 한다. 북한은 일관되게 미국과의 평화조약체결을 요구해왔다. 몇 차례 현실화할 기회가 있었으나 번번이 무산되자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만류에도 고집스러운 모험을 강행하고 있는 북한. 이제 그들에게 두려운 상대란 누구인가?

   
▲ 지난 9일 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전략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왼쪽)과 2012년 12월 12일에 발사에 성공했다고 하는 사거리 13,000km의 은하3호 모습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고 2004년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발효시키자 북한인권문제는 국제정치적 이슈로 떠올랐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1995년부터 연이어 발생한 가공할 자연재해, 그리고 냉전종식 이후 사회주의권 진영의 붕괴 등 대내외적 격변은 북한에 있어서 최대 위기였다. 공식집계만으로도 30만에 달했던 아사(餓死)는 탈북러시를 초래했고 이는 아이러니(irony)하게도 폐쇄적이던 북한 내부가 드러나는 계기였다. 국제사회의 도움이 잇따랐고 우리 정부나 민간차원에서도 북한돕기운동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긴급구호와 더불어 지역단위 협동농장이나 병원, 학교, 주택개량 등 소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었다. 정부차원에서는 무상지원과 물자교환, 차관형식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북한의 식량난과 인도적 위급 상황이 장기화되자 피로감이 누적되었다. 동시에 정치범수용소에서의 비참한 인권유린 실태가 알려지자 북한정권에 대한 원성은 높아졌다. 게다가 핵개발은 북한정권의 악의 축 이미지를 정당화 했다. 애꿎게도 국내 평화주의자들은 ‘악마와 손을 잡는’ 꼴이 되었다. 남북관계 경색과 더불어 활발했던 남북교류는 중단되었다.

북한은 이제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 젖혔다며 떵떵거리고 있다. 핵으로 체제를 보장받고 경제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핵 개발을 막지 못한 국제사회는 이제 대북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미국과 유엔의 경제제재는 실효성이 없었다. 친중파 장성택이나 군의 2인자였던 현영택이 간단하게 숙청되는 북한의 정치지형. 남한 정부는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있어선 안 된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평화조약 체결이 지름길이다. 한•미군사협정을 통해 핵우산을 제공하는 미국과 핵무기 개발로 체제를 지키려 하는 북한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북한정권이 체제를 보장받게 된다면 안보담론을 내세워 인민들을 탄압하는 명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을 중재하며 대화의 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외부와의 임의 접촉을 쉽게 간첩죄로 처벌할 수 있는 이상 남북주민들간에 제3국을 거친 교류도 불가능하다. 남북관계 단절은 북한 현지 주민들을 고립시킬 뿐이다. 북한사회의 폐쇄는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만 살아남게 만들어 북한정권의 독주만 지속시킨다. 인권은 곧 국가의 주권이라고 믿는 북한정권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그야말로 개혁개방의 길로 나설 수 있는 첫 단추가 풀리게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개별적 인권은 그후에라야 도모할 수 있다.

윤은주/ 북한학 박사, (사)뉴코리아 대표

윤은주  ejwarrio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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