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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군대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

지난주에 동원예비군 훈련을 받던 중 총기 난사 사건으로 3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직후에 육군본부에서 전 부대에 공문을 보내 조의금을 모금한다고 합니다. 말이 자율모금이지 계급별로 납부할 모금액을 정해서 부대별로 할당하는 강제 모금입니다. 총 8억 원을 모아 유족과 부상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건이 무슨 귀감이 될 만한 사건도 아니고 범죄사건인데 모금이라니. 이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건 돈으로 유족들 입을 막으려는 얄팍한 처사가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게다가 최근 발표되는 국방부와 육군의 대책을 보면 참으로 충격적입니다. 저는 이제껏 예비군훈련 사격 중에 총을 거치대에 쇠사슬로 고정시켜 놓고 사격을 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언제부터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군을 믿지 못하겠다는 정서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게다가 앞으로 사격훈련 조교에게 방탄복을 지급한다는데, 이 방탄복은 북한군 때문이 아니라 아군의 총격에 대비하는 방탄복 아닙니까? 작년에 22사단에서 임 병장의 총기난사 사건 때도 같은 처방이 나오더니, 이제는 적이 아닌 아군이 무서워서 방탄복을 지급해야 한다는 기가 막힌 이야기입니다. 여기에다가 총기 난사에 대비하여 사격 사로에서 사수들 사이에 방탄 유리벽을 설치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립니다. 기절초풍할 이야기입니다. 이쯤 되면 이건 군대가 아닙니다. 이라크의 신생군대가 부대원 중에 누가 테러리스트인지 몰라 총기 지급을 못하는 사태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전쟁이 나도 누가 총부리를 거꾸로 돌릴지 몰라 불안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거 참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옵니다. 국방이 이 모양이 되었다면 어디 아프리카에서 용병을 수입하는 대책은 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또 과거 정부 탓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노무현이 군 복무 단축을 한 데 다 뒤집어씌우는 논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저도 잘 압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단지 군 복무 단축만 추진한 게 아니라 부사관을 증원해서 핵심 전투임무에서 징병에서 직업군인으로 대체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모병제의 직전단계까지 설계했던 겁니다. 그런데 보수정권은 노무현의 복무 단축은 일부 수용하면서 부사관 증원은 없던 일로 했습니다. 그러면 국방이 더 무너지는 건 예정된 일입니다. 이걸 말하지 않고 군 복무 단축이 무조건 잘못된 일이라고 하더니 그 말을 하는 동안 국방은 더 무너집니다. 마치 월남전에서 패방하기 직전의 미군 같습니다.

양심적으로 말합시다. 지근 군은 전쟁 나면 절대 이길 수 없는 군대입니다. 전 세계 어떤 군대가 자살 우려자라고 1년에 3000명씩 수용하는 ‘그린 캠프’란 걸 운영합니까? 이건 아예 군대가 망하는 조짐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고 진급과 보직 경쟁에 골몰하는 지금의 대한민국 장교단은 독일에 맥없이 무너지던 2차 대전 당시의 프랑스 장교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임기응변, 보여주기식 업무행태, 모두가 똑같습니다. 군대, 이래도 되는 겁니까?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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