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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NLL을 주목하라

이제 5월입니다. 5월하면 남북관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 바로 NLL입니다. 올해에도 연초부터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이 피어났지만 난데없는 대북전단 살포와 키리졸브 훈련으로 무산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NLL 갈등이 버티고 있습니다. 바로 5, 6월, 서해 NLL 수역이 꽃게잡이가 시작된다는 것이지요. 남북의 충돌가능성이 고조되는 것입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북한군 서남전선군사령부는 5월 8일 '비상특별경고'에서 "5월1일부터 7일까지 매일 2∼3차에 걸쳐 17척의 괴뢰 해군 쾌속정들이 우리측 영해 깊이 침범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며 "백령도 주변 서해 열점수역에서 해상분계선을 침범할 경우 예고 없이 직접 조준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합니다.

우리 군은 “북한은 수시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곤 하지만 우리 해군 함정들은 한 차례도 NLL을 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귀측이 우리측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자행할 경우,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단호하게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꽃게잡이 철이 시작되면서 이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은 NLL에서 불거지는 모양새입니다.

다시 5월, NLL
서해 5도의 꽃게잡이 철은 4월부터 시작되어 6월 말까지 지속됩니다. 특히 4월 말부터 6월까지, 그러니까 바로 지금 잡히는 서해안 꽃게는 속에 노란 알이 가득 차고 살도 하얗고 단단해서 최상품으로 팔린다고 합니다. 이맘때 쯤이면 연평도 앞바다에서 꽃게잡이 전쟁이 시작되고 있겠지요.

서해 꽃게의 상품성은 매우 높아서 해마다 남북 어선들이 연평도 수역에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룹니다. 남북의 접경지역인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꽃게를 잡다보면, 남북의 어선들이 자연스레 뒤엉키게 되고 이를 관리하는 남북 양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므로 긴장할 수밖에 없겠지요. 지난 시기 벌어졌던 1, 2차 서해교전도 모두 꽃게잡이가 막바지로 치달을 때 벌어졌습니다. 북방한계선 NLL이 정치쟁점이 된 이후로는 더욱 첨예한 갈등을 빚어낼 것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NLL 인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이제는 중국어선들이 연평도 꽃게를 쓸어담고 있습니다. 2014년 5월 1일에는 중국어선 150여 척이 몰려와서 연평도 인근의 꽃게를 무차별 남획했습니다. 이들은 NLL 인근에서 조업하며 우리 고속정이 다가가면 NLL 위로 도망가고, 북측 경비정이 내려오면 NLL 아래로 도망치며 꽃게를 남획하고 있습니다. 우리측 어선은 남측 고속정의 명령에 따라야 하고, 북측 어선은 북측 경비정의 명령에 따라야 하지만, 중국어선들은 그야말로 자유롭게 NLL을 넘나들며 싹쓸이를 하는 형편입니다. 남북이 군사적 대결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남북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중국어선이 연평도 꽃게의 최대수혜자가 된 것입니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NLL을 넘나드는 중국어선을 제대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남북 해군이 동시에 출동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 군사적 긴장이 높기 때문에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연평도 꽃게는 씨가 마르고, 애타는 어민들은 중국어선 단속을 요구할 것입니다. 남북의 해군이 동시에 출동이라도 한다면 북측 경비정과 남측 고속정간 충돌의 위험은 항시 존재하는 것입니다.

   
 

NLL 충돌의 역사
NLL의 문제는 1953년 정전협정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25전쟁의 휴전을 협상하는 자리에서, 북한과 유엔군은 155마일의 휴전선은 명확히 규정하였지만 해상의 경계수역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소연평도의 서해 5개 도서는 유엔군 사령관 관할이라고 규정하였을 뿐이지요.

그런데 무력북진통일을 주장해 온 이승만 정부는 1953년 휴전에 반대해 휴전선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아예 한국 해군이 무리하게 북진해서 북한을 자극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한국 해군의 북진한계선을 설정해 이승만 정부에 통지하였습니다. 이것이 북방한계선(NLL : Northern Limit Line)입니다.

우리 정부는 유엔군이 한국정부에 통지한 북방한계선이 남북간 공식 경계수역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기들은 빼놓고 한미가 끼리끼리 설정한 선이 어떻게 남북의 경계선이 될 수 있느냐는 입장이지요. 우리 정부는 북한도 그 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니 NLL이 유일한 경계선이라는 입장입니다. 대체로 그렇듯이 북한의 주장은 완전히 무시하고 NLL 사수를 국방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상정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북한과 관련해 무슨 문제만 생기면 유엔을 찾아가 북한을 혼내달라고 부탁하는 한국정부가, 유독 NLL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유엔으로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북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를 가진 엄연한 유엔회원국입니다. NLL분쟁을 유엔으로 가져가면 국제법적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국제법으로 따진다면 우리 정부가 북측에 대해 결코 유리한 입장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NLL 수역에서 남북간 충돌은 수 차례 있었습니다. 1999년 6월 15일에 북측 해군과 남측 해군간의 교전이 벌어졌습니다. 충돌원인은 꽃게잡이로 추정됩니다. 군 발표에 따르면 그날 아침부터 북한어선 20여척과 경비정이 NLL을 넘어 내려왔다고 합니다. 해군은 경고방송을 하였는데 오히려 북한 경비정이 접근하자, 해군 고속정이 북한 경비정에게 밀어내기 기동을 하였습니다. 남측 해군이 함선을 들이받자 북한 경비정은 기관포로 공격하였습니다. 이제 한국 해군은 천안함 급 초계함까지 가세해 함포사격을 하였습니다. 이에 북한 경비정 1척이 침몰되고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두 번째 충돌은 2002년 6월 29일이었는데요. 이번에도 원인은 꽃게잡이였습니다. 해군은 꽃게잡이 어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고속정이 출동하였습니다. 그러자 북한도 경비정을 보냈습니다. 군은 9시 54분과 10시 1분에 각각 1척씩, 총 2척의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었다고 하였고 대응기동을 하였다고 합니다. 사격 대신 함선으로 밀어내기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자 이번에는 10시 25분경 북측 경비정이 우리 고속정에 함포사격을 가했고 남북의 교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 충돌로 우리측 고속정 참수리호가 침몰하였고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두 차례 교전을 거치면서 NLL은 한반도의 화약고로 부상하였습니다. 2004년, 해군은 교전수칙을 변경해 경고방송과 차단기동 등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경고사격에 진입하도록 하였습니다. 연평도 해역에서 군사훈련은 이제 예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2010년 11월 23일에는 연평도 포격전이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연평도 주둔 해병대가 10시 15분부터 2시 24분까지 4시간 동안 북한의 경고를 무시하고 3,657발의 사격 훈련을 하자 2시 34분부터 북한군이 76.2mm 평사포, 122mm 대구경 포, 130mm 대구경 포 등으로 연평도에 170여발의 포격을 가했던 것입니다. 이 포격으로 해병대 장병들과 군 막사에 작업 중이던 인부가 숨졌습니다. 군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고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의 군력을 대폭 증강시켰습니다. NLL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수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싸워서 이기느냐, 실리를 도모하느냐
이제 NLL은 남북관계의 바로미터, 한반도의 화약고가 되었습니다.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여부는 NLL 수역의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전도가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반도 갈등은 본질적으로 군사적 갈등이며, NLL은 남북이 지속적으로 갈등하고 충돌해 온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군과 박근혜 정부는 NLL은 설정과정이 어찌되었던지간에 대한민국이 수십 년간 실질적으로 관리해 온 실효적 지배수역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하기에 NLL을 북한에게 내준다는 것은 영해를 포기하는 행위로써 주권의 포기이며 국가적 수치라는 것입니다. 정부는 어떤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더라도 NLL 수역을 확고히 지키는 것이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는 지름길이라고 합니다. 극우세력들은 NLL을 지키면 자주국방이고 NLL을 협상하면 종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살펴봅시다. 첫 번째, 나라의 주권은 강대국을 대상으로 지킬 때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주권은 우리 주권을 흔들려는 세력으로부터 주권을 지키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근혜 정부 일각에서는 노동자도 종북, 농민도 종북, 학생도 종북, 야권도 종북이라는 식으로 온 나라가 종북이라는 허무맹랑한 피해망상증에 빠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조종할 수 있다는 피해의식을 유포하는 못된 사람들입니다.

엄연한 사실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주변의 강대국들이란 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부터 국력이 강한 일본의 독도분쟁에 대해서는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식으로 애원하였습니다. 일본 앞에서는 영해분쟁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하면서 NLL 분쟁에 목청을 높여놓고 자주국방 운운하는 행태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정의로운 사람이라면 강자에게 당당하고 다른 이를 배려하듯이, 나라도 무릇 강대국에게는 당당하게 외교하고, 이웃은 먼저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정상적인 외교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그렇게 처신해야 줏대있는 나라로 평가받을 수 있으며 이에 기초해 다국적 외교를 주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당당한 외교는 미국에게 아부하며 그들의 용돈이나 받아쓰자는 종미사대외교보다 훨씬 더 실리적입니다.

두 번째, 우리는 구태여 북한과의 기싸움에서 이겼나 졌나를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은 통일의 일원이며 통일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1991년, 노태우 정권이 합의했던 남북기본합의서에는 남북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에는 경쟁심과 승부욕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을 앞세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바다 건너 외세인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한없는 화해와 협력을 베풀면서도 동족이며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한 관계인 북한에게만은 유독 끝없는 경쟁의식, 완승의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대결과 갈등의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하려면 남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자기 잘못부터 인정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언제나 “북한의 도발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미동맹 강화와 철통같은 방어태세를 주문합니다. 한 가지 낯 뜨거운 점은 지난 시기 휴전선을 몰래 넘어 북한에 잠입했던 수많은 북파공작원들이 서울도심에서 항의시위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보낸 남파공작원은 흉악무도한 무장공비였지만 우리가 보냈던 북파공작원들은 자유민주주의가 투철한 양복입은 신사들이었다고 할 것인가요. 북한의 남파간첩이 잘못된 도발이라면 대한민국이 북한에 침투시킨 북파공작원도 잘못된 도발이었다고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잘못은 은근슬쩍 외면하면서 남의 잘못만 삿대질을 해서는 화해협력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통일을 하겠다면 화해와 협력을 앞세워서 북한을 대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당연히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 번째, 군사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서해 5도에서 군사적 갈등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해 5도는 지형상 북한의 황해도 해안이 병풍처럼 서해 5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무려 200㎞가 떨어진 백령도는 코앞에서 북한군 해안포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북한은 공격이 매우 유리한 지형이며 우리에겐 방어가 취약한 지형입니다.

반면 서해5도로 인해 북한군은 경기만 바다 일대를 완전히 남측에 넘겨주게 되었고 그들은 황해도 해주 앞바다 인근에 꼭 붙어 있어야 하는 형편입니다. 아군은 서해 5도에서 황해남도 북한군의 전반 동향을 세밀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서해 5도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우린 군사적으로 이로우며 북한은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지형에서는 공격보다 방어에 치중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법보다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추구하는 것이 국익에 유리합니다. 싸워봐야 도움될 여지는 별로 없고, 가만있으면 우리에게 이로움이 쌓이는데 북한 해안포에 둘러싸인 서해 5도에서 군사적 갈등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는 한반도 전반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국익에 반하는 행동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에 서명한 이유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합의하였던 이유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10·4선언이라고 불리는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은 제5항에서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합의하였습니다. 이른바 NLL 갈등이 첨예하던 수역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로 풀어나가자고 북한과 합의했던 것입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공동어로구역을 상정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꽃게철마다 남북어선들이 뒤엉킬 때마다 이들의 안전을 위해 출동한 남북 함선이 충돌해왔는데 이를 아예 공동어로로 풀자고 합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설정하자고 합의했습니다.

NLL 해상에서만 평화수역을 설치해서는 서해바다 전반, 나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없습니다. 남북정상은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을 명시해 해주를 남북경제협력의 공간으로 풀어내자고 합의했습니다. 해주항은 북한군의 서해함대사령부가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입니다. NLL을 평화수역으로 전환하면서 북한군 해군사령부를 해주에서 남포로 후방 이동시키는 효과를 보게 된 것입니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서해바다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획기적 조치입니다.

지난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해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이 상당부분 사그라들었습니다. 휴전선 서부전선에서는 개성공단을 개발해 휴전선 전방의 북한군을 후방으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휴전선 동부전선에서는 금강산 관광 사업을 통해 휴전선 접경의 북한군을 후방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이제 해주 인근을 평화수역으로 개발하게 되면 북한군 서해함대를 후방으로 이동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휴전선 전반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켜 한반도를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가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한반도 화해협력이 싫었던 것인가요? 지금 금강산 관광사업은 완전히 차단되어 동부전선의 긴장은 매우 높습니다. 개성공단은 지금까지 시범단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NLL은 대표적 화약고가 되어버렸습니다.

진정한 안보는 평화수호
국가안보는 NLL에서 해전을 벌여 사망한 해군의 이름을 선전하고, 천안함 희생자들에게 훈장을 수여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무릇 손무는 <손자병법>에서 싸워서 이기는 것은 차선이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 하였습니다.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싸우되 이겨놓고 싸우라고 하였습니다. 가장 최선의 국가안보는 NLL에서 해전을 벌여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해전을 벌이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군은 155마일 휴전선에서 북한과 싸워 가장 이기기 힘든 지형인 NLL에서 북한과 군사적 갈등을 높이고 있습니다. NLL의 서해 5도는 북한에게는 역으로 휴전선 155마일 가운데 가장 싸워볼 만한 지형입니다. 서해 5도에서 긴장을 촉발시키면 돌아오는 것은 남북관계 파탄과 더불어 서해 5도를 방어하기 위해 투입되어야 할 막대한 국방예산 밖에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NLL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로 풀자고 하였습니다. 지형상 불리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서해 5도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해지역에서 대결이 아니라 평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나아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전체 한반도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정녕 통일을 국시로 삼고 있다면, 정부의 국방목표는 “멸공”이 아니라 “평화”가 되어야 합니다. 평화는 모든 인간의 보편적 지향이며 국제사회의 그 누구도 존중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책임적으로 군을 통제해야 합니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한껏 높여놓고 한미동맹만 쳐다보는 관행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친미사대외교로는 21세기의 국익을 지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미동맹의 일방인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우리에게 “한반도 갈등”을 요구하더라도 우리는 미국에게 “긴장완화”의 필요성을 설득해나가야 합니다. 미국에게 아부 잘하는 대통령보다 미국에게 할 말은 하는 대통령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NLL에서의 남북의 충돌위험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갈등이 커지면 서해교전과 연평도 포격전이 다시 이어진다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앞으로 벌어질 서해교전은 이전 시기 교전보다 훨씬 큰 규모로 전개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NLL에 가장 필요한 것은 긴장을 높이며 미국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입니다.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이 글은 우리사회연구소 홈페이지(urisociety.kr)에도 게재됐습니다.

곽동기  dkkwak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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