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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스투피드의 악순환

북한이 요즘 세게 나오는 걸 보니 이제 미중 패권 경쟁이 된 한반도의 지정학이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2010년에 미국의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이 서해로 들어는 문제로 미중간에 첨예한 갈등이 고조되니까 그 연장선에서 연평도 포격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최근 미중이 전략적으로 충돌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북한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도발적 언사와 행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판이 열렸다는 거죠. 역시 한반도는 미중의 지역패권 경쟁이 일어나면 열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또 한번 재확인하게 됩니다. 한동안 한반도 정세는 2010년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물론 그 방법은 유치합니다. 조잡한 잠수함 발사미사일은 북한이 영화를 많이 보았는지 흉내를 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전혀 위협적인 수준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미 양국에는 그 못지않은 스투피드(stupid)들이 많아서 이걸 진짜로 믿어버립니다. 보수언론은 이게 웬 횡재냐며 달려들 것이 뻔하구요. 두고 보십시오. 한동안 북한 위협을 부풀려 마음껏 안보장사 하다보면 어느새 극우 언론이 그토록 바라던 대로 한반도가 아주 위험해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또 공포에 질려서 미국 바짓가랑이 붙들고 늘어질 테고, 막가는 일본에 대해 견제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 동력은 사라집니다. 야당에 대한 안보 공세도 강화될 거구요. 성완종 게이트? 세월호 진상조사? 그런 건 안보 국면에서 증발되어 버릴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한 가지 알아야 합니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사드 요격미사일은 필요없습니다. 사드는 등 뒤에서 쏘는 미사일을 잡는 무기가 아니거든요. 당장 해군의 해상초계기와 대잠 헬기 도입을 하자고 나올 게 뻔합니다. 이건 한국 해군에게 있어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에게는 또 하나의 무기 시장이 열리는 것이구요. 얼마나 행복합니까?

공포에 질린 대중처럼 통치하기 손쉬운 대상은 없습니다. 그러니 공포를 조장하는 데 언론이 총동원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때마침 북한이 위협을 가했으니까 그걸 빌미로 마구 부풀리면 됩니다. 그러니 복지는 안 해도 국방비는 늘려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바다가 위험하다는데 해상초계기 더 안 사겠습니까? 우리도 잠수함 더 만들자고 이야기 안 하겠습니까? 무기 더 많이 사기 위해 국민들 호주머니 터는 데 이것보다 더 좋은 협박 수단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냥 넘어갈 리가 없죠. 여기서 사이비 전략가들이 또 언론에 나와서 무슨 미국 방산 업체 영업 사원 같은 말만 골라서 할 것이구요. 북한은 또 초강대국으로 그 위상이 높아지겠지요.

이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이 나고 서북도서에 긴급히 배치한 무기들, 전부 부실로 세금만 낭비했습니다. 얼마 전 백령도에 배치된 전술비행선이 추락해서 국고 130억 원 날렸다는 이야기 들으셨을 겁니다. 천안함 때문에 긴급히 전력화 한 통영함의 음파탐지기가 부실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을 겁니다. 북한 공포 부풀리면 또 한탕주의 세력이 개입해서 실컷 무기 장사하고 3~4년 후에 무기 배치될 무렵엔 이게 다 쓸모없는 것이었다는 걸 깨달을 겁니다. 우리는 이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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