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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과 분단, 무슨 관계죠?청년을 위한 반전평화(4)

개인과 가정에 전가된 교육비용
한국에서 대학생이 되기란 참으로 힘겹고도 어려운 과정입니다. 고등학교 3년은 기본이고, 이르면 초등학생 시절부터 시작되는 기나긴 입시경쟁을 견뎌야 합니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가면, 학생들을 기다리는 것은 다름 아닌 등록금고지서입니다. 고지서에 적힌 숫자를 보면 숨이 절로 넘어갑니다.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의 평균 대학등록금은 연간 667만 원, 사립대의 경우 733만 원에 달했습니다. 4년제 사립대의 공학계열만 놓고 보면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대학이 상당수입니다.

연간 700~1000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자신이, 혹은 부모님이 가진 재산으로 온전히 마련할 수 있는 가정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자연스레 늘어나는 것은 빚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4년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는 2조 4217억 원에 달했습니다. 게다가 학자금 대출 규모는 박근혜 정부가 대학 장학금을 확충했던 2012년을 제외한다면 7년째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대학 장학금 확충 정책도 대학생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지는 못했습니다.

청년 실업은 대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으니 그 동안 공부하기 위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과 빈곤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에 빠지는 20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빚을 감당하지 못해 일부 빚 조정(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한 20대 신용불량자가 2014년에만 6천671명으로 2년 전보다 9.4% 증가했습니다(청년 '실신시대'…빚더미에 파묻힌 20대 증가-SBS). 여기에 개인 파산 등 다른 종류의 신용불량자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대학시절이 찬란한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기간이 되기보다는 대학생에게 산더미 같은 빚을 안겨주고 경제난에 처하게 만드는 기간이 되고 있습니다.

등록금 부담, 과연 누가 해야 하나?
이처럼 대학 등록금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 중에는 등록금 부담을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등교육을 책임진 대학교에서도 이른바 ‘수혜자 부담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교육받는 사람이 가장 많은 혜택을 보기 때문에, 교육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죠. 과연 이들의 주장대로 등록금 부담을 개인과 가정이 책임지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교육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교육에 대한 혜택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개인은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리고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습득한 지식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남습니다. 하지만 시선을 돌려 한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각 개인에 대한 교육은 개인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기업이라는 집단 전체에 이익을 가져다 줍니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기업이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기업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국민들을 노동자로 고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국민의 전반적인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나라의 경제 및 사회발전의 기초가 튼튼해지고 나라와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쉽게 등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고등교육의 최대 수혜자는 사실 국가와 기업입니다. 교육을 나라의 백년지대계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지식·정보화 사회로 나아가는 21세기에는 “한 국가의 부는 국민들의 교육수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는 시각이 점차 지배적으로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국민에 대한 질 높은 고등교육은 더 많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는다면, 시대의 흐름에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보자면, 대학등록금을 한국의 대학생과 가정이 짊어지고 있는 현실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입니다.

국격 떨어뜨리는 교육재정 수준
대학 등록금 등 고등교육비용 전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무책임은 세계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OECD에서 발표한 2014년 OECD 교육지표에 의하면, 한국에서 민간이 부담하는 고등교육비용은 전체 비용 중 70% 가량으로, OECD 국가들의 평균인 30% 수준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의 고등교육비용은 정부가 30%, 민간이 70%를 부담하는 데 반해 OECD 국가들은 정부가 70%, 민간이 30%를 부담하여 정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죠(한국 공교육비 민간부담 비율 14년째 OECD 1위-연합뉴스).

국가 경제규모와 비교해보더라도,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고등교육 비용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OECD 소속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1.1% 수준을 고등교육에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GDP의 약 0.6~0.7%에 불과했습니다.

OECD 소속 국가들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국의 고등교육 예산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박근혜 정부가 한국을 세계 10대 무역국, 세계 5대 특허출원국이라며 국격을 논하지만, 정작 국가의 기초가 되는 교육부문에 대한 투자는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전진석 교육부 대학장학과장은 고등교육 투자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에 대해 “OECD 평균수준인 GDP 1%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얼버무렸을 뿐이었습니다.

고등교육 투자가 뒷전으로 밀려난 원인은 무엇인가?
물론 전진석 교육부 대학장학과장의 추상적인 대답이 한편으로는 이해되기도 합니다. 한정된 예산을 여러 국가사업에 사용하다보면 고등교육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각 부처의 알력다툼이 고등교육 예산 부족 현상을 모두 설명해줄 수는 없습니다. 한정된 예산을 놓고 각 정부 부처가 경쟁하는 현실은 어느 나라를 가나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말대로 한국이 세계 10대 무역국, 세계 5대 특허출원국이라는 경제강국이라면 최소한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을 목표로 제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평균도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어째서 한국의 고등교육 투자는 평균도 안 되는 형편없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만의 특수한 원인을 찾자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분단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한반도가 분단되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보니 국방비용이 과도하게 지출되고 교육예산을 포함한 나머지 예산이 상당한 압박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먼저 한국의 국방비용을 살펴봅시다.

한국은 세계에서 정부예산 중에서 국방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나라에 속합니다. 한국 정부 예산 중 국방비는 2010년 이후 줄곧 14~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놀랍게도 세계 수많은 나라에 주둔군을 두고 기지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 수준의 지출비율입니다. OECD 소속 나라들의 평균은 6%대에 불과합니다. 미국을 제외한다면, 자기 나라의 전체 예산 중 국방비용을 14~15%나 사용하는 나라는 러시아, 중국 등 영토가 넓고 국경선이 긴 나라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국방비용은 나라 경제규모에 비해서도 과합니다. 2014년 국방백서에 의하면, 한국의 국방비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4% 수준입니다. 이는 주요 국가 중 미국(3.7)과 러시아(3.1)를 제외한다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실제 중국의 국방비용은 GDP 대비 1.24%에 불과하며, 한때 세계를 제패했고 항공모함도 운용하고 있는 영국은 2.35%, 그 외 유럽 주요국인 프랑스는 1.9%, 독일은 1.2%에 불과합니다.

합리적인 무기도입은 등록금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방법
국방비는 한편으로는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비용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상유지를 위해 소모되는 비용입니다. 반면 교육비용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봤을 때,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재정은 국방비를 줄이고 교육비를 늘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은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국방비가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국방비를 일반적인 수준으로 낮추려면 남북이 화해와 평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방비를 줄이고 교육비, 특히 날이 갈수록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릴 수 있으려면 분단을 걷어내고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당장 교육비용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먼 나라의 일 마냥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군사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국방비 중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요소를 찾아본다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2015년 국방예산을 보면 전력 운영비용이 70.6%, 방위력 개선비는 29.4%를 차지합니다. 65만에 달하는 병력을 유지하고 운용하는 데 상당 부분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불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당장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력을 줄이는 것은 비현실적이니, 방위력 개선비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정부는 군의 방위력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으로부터 각종 최첨단 무기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F-35입니다. 정부는 오는 2018년부터 무려 8조3000억 원을 들여 F-35 60대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F-35가 우리 군의 방위력을 개선하는 데 과연 효과가 있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F-35는 미국 내에서도 여전히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고 100% 전력화되지도 못한, 여전히 시험비행중인 전투기에 불과합니다. 언론에서도 수차례 보도한 바 있듯이, F-35는 지난 2014년 6월 23일 미국 플로리다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시도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비행을 전면 금지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 공군 당국은 F-35의 사고 원인이 규명되고 재발 방지책이 강구될 때까지 3시간 비행할 경우 엔진 정밀 검사를 받는 식으로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는 전투기를 들여오는 우리 군 당국을 어찌 보아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우리 군 당국이 F-35를 구매하는 데 들어가는 혈세 8조 3000억 원은 말 그대로 버려지는 돈이 되고 말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바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입니다. 민항기인 보잉 737 기종을 개조하여 만든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은 한국이 도입했던 2012년 당시 1대 당 가격이 4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미국의 보잉사에 운용유지비까지 합쳐 모두 2조 원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하고 도입했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그러나 우리 군은 현재 4대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중 겨우 2대를 실전에 투입하고 있을 뿐입니다. 미국 보잉사가 한국의 방위력에 대한 고려 없이 E-737의 레이더 등에 들어가는 핵심부품 64종을 단종해버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중조기경보에 필수적인 레이더의 경우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 제한에 걸려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E-737의 정비에 필요한 기술 자료와 정비 능력을 확보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정비도 하지 못하는 조기경보통제기를 2조 원이나 들여 도입해놓고, 고장나버려 사용도 못하는 우리 군의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당장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남북이 병력 감축을 합의하여 국방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 가능성은 적습니다. 하지만 F-35나 E-737과 같은 누가 봐도 불합리한 무기도입사업은 철저하게 검증하여 제한된 정부 예산을 고등교육 등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F-35와 같이 개발도 안 된 전투기를 사겠다고 나서지만 않아도 전국 모든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실현에 필요한 7조 원의 재원은 당장 마련됩니다.

대학등록금 해결할 반전평화 운동
불필요한 무기도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가 필수적입니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당연히 국방비를 늘리라는 압력이 거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국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국방비용을 점차 줄여가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국방비용 부담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한국이 주한미군에게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은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여 2014년에 이르러 9200억 원이나 책정되어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미국은 주한미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한국정부에게 대부분 떠넘겼습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주한 미 대사관의 외교전문을 보면, 한국은 전체 10조원에 가까운 미군기지 이전 비용의 93%인 9조 원 이상을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전쟁반대 평화실현’ 운동은 전쟁위기를 막는 측면에서 보나, 국방비용 절감을 통한 대학 교육비용 마련의 차원에서 보나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불필요한 무기 구입사업에 대한 국민적인 비판과 감시가 필요합니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남북의 화해와 통일이 필수적입니다. 남북이 군사적인 대치상태를 해소하고 궁극적인 평화통일을 지향해 나가면, 반값등록금 실현에 필요한 7조 원을 넘어 모든 학생이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대학 교육을 아무런 돈 걱정 없이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김성훈/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이 글은 우리사회연구소 홈페이지(urisociety.kr)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성훈  punkki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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