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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적 도덕관

오랜 만에 역사의 향기가 나는 저작을 손에 집어 들었습니다. 역사학자 김시덕 박사의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라는 책입니다. 꽤 괜찮은 양서입니다. 그런데 서문에 2013년 말에 해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가 한 말이 인용되는군요. 다음과 같습니다.

   
▲ 김시덕 저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납득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남한은 종종 21세기의 중국과 북한보다 1930년대의 일본을 더 두려워하는 것 같다.”

대다수 한국인에게 모멸감을 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과 일본에서 이런 말을 많은 지도층 인사들이 떠들고 다닌다는 사실입니다. 가해자인 일본을 끌어들이려니 과거 이야기만 하는 한국이 싫다는 거죠. “과거는 잊으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와 동일한 말이 한국 내부에서도 통하지 않습니까? 바로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말을 하는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도 같은 말이지만 그 대상이 세월호 유족이 되면 정반대로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제는 세월호 유족을 “빨갱이”라며 대놓고 욕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로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이 일제 종군위안부를 “매춘부”라고 말하는 사람과 무엇이 다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일본이 한국을 보는 시선이 극우 보수언론이 세월호 유족을 보는 시선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일본의 관점으로 볼 때 한국이 과거사를 거론하는 것은 일본에 무엇을 요구하기 위한 협상 카드일 것이라고 의심할 겁니다. 그게 바로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유족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여기에는 논리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역사관이 국제사회에서 통하려면 우리 내부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국가간의 관계에서의 도덕률이 국가 내부와 다르다면 가해-피해의 논리는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런 도덕적 이중논리에 처해 있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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