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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병을 아시나요?

분단 한반도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분단의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서로를 네 편 내 편으로 나누는 분열병을 앓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념적 편가르기가 그 도를 넘어 거대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거기다 언젠가부터 분단 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를 불신하는 정신적 아픔을 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분단으로 인해 북한에 살아가는 동족을 상시적 원수로 여겨 총부리를 서슴없이 겨누어야 했으며, 그 미움과 불안은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자기와 조금만 다른 이야기를 해도 사상적으로 의심해야 하는 의인(疑人)증의 증세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찍지 않으면 대번에 그는 나와는 상종할 수 없는 사람으로까지 매도하는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축제'라는 말은 허울 좋은 이름일 뿐입니다.

거기다 극단의 좌우, 진보 보수 중 한 편에 서야만 살아남을 것 같은 강박증을 앓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진영논리에 함몰된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말입니다.

국가적으로 무슨 위원회를 만들어도 저 사람이 유능한 사람인가를 따지기보다는 내 편인지 아닌지를 또는 출신지를 따지는 비정상의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거대한 걸림돌이 생기고 만 것입니다.

   
▲ 지난달 4월 17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청와대 행진이 경찰의 봉쇄로 막히자 광화문 앞 아스팔트 바닥에서 밤을 지샜다.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그런데 분단 70년이 되면서 이 고질적인 병이 DNA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선천적이고 원래적인 것으로까지 생각하게 되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비정상을 인식하고 깨뜨리려는 의지를 갖는 국가적 지도자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그런 나쁜 질병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달을 추구하기까지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늘 21세기 대한민국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국제관계에서도 국내적으로도 이러한 소인배적 망국적 태도는 다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둘로 나누어진 한 쪽에서 안주하면서 새장에 갇힌 새처럼 인맥과 돈과 부동산으로 자기세상을 구축하려 들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진정한 윤리도 인간애도 삶의 가치도, 서로의 행복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통일은 경제적 부를 추구하는 관점보다는 진정한 인간의 삶을 바라보면서 함께 오순도순 살 수 있는 환경을 일차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한반도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보다 인간다운 삶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데 통일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인은 분단으로 받은 정신적 트라우마가 상당합니다. 상대를 믿지 못하고, 편을 가르며 합리적 중도가 아닌 한 쪽의 극단에 서야 살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인이 건강한 집단의식을 갖추진 못한 데는 분단이 있습니다. 이 같은 한국인의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통일입니다."(전우택)

물론 통일이 인간의 문제를 다 해결한다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습니다만, 그만큼 분단의 고통은 여러 면에서 특히 정신적으로도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주도홍/ 백석대 기독교학 교수, 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이 글은 주도홍 교수의 페이스북(/pauldohong.jou)에도 게재됐습니다.

주도홍  joud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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