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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를 보는 세 갈래 시선

북핵 문제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핵을 빌미로 미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를 남한에 배치하려 하고 있고, 일본은 군사대국화로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6자 회담은 7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핵의 소형화, 첨단화를 향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1994년 1차 위기 때부터 지금까지 북핵은 위기의 진원지였지만 협상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의 문턱까지도 가능하게도 했다. 북핵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고, 해법은 무엇인지 5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남북 혹은 남북이 낀 6자 회담은 2008년 이후로 잠잠해졌다. 미국은 효력도 입증되지 않은 사드(THAAD) 체계를 남한에 배치하려고 한다. 일본은 군사 확장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모든 게 북한 핵무기(북핵) 문제 때문이다. 북핵은 한반도의 상황을 바꿔놨다. 북핵 문제를 어떻게 짚어야 하고, 어디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할까. 거기에 한반도 화해와 통일의 비법이 감춰져 있다고 본다. 세 편의 칼럼은 세 전문기자의 눈이면서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북핵 문제에 대한 이들의 진단과 해법을 통해 북핵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자.

우선 ‘누가 北核 무감각증을 부추겼나’ 제목의 지난 1월 14일자 <조선일보> 칼럼은 주용중 정치부장이 썼다. 지금의 북핵 문제의 핵심은 우리의 북핵 무감각증에 있고, 북핵의 해법도 우리나라 스스로 최소한의 억제 수단을 갖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칼럼은 국방부가 발간한 <2014 국방백서>의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들어 “국방백서는 북이 사실상 핵 국가이고 머지않아 북 미사일에 핵탄두가 달릴 수 있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자나 국민이 ‘그러려니 한다’며 그 무감각증의 근원을 노무현 정부에서 찾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정동영 통일부장관, 한명숙 총리 모두 북한이 자위용, 생존권 보장, 협상용 등으로 핵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는 것.

칼럼은 또 “이들(노무현, 정동영, 한명숙)이 지금 상황에서도 과연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들은 본의든 아니든 국민을 속였고 그 결과 우리 사회의 ‘북핵 무감각증’은 중증이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 '누가 北核 무감각증을 부추겼나' 제목의 지난 1월 14일자 <조선일보> 주용중 정치부장 칼럼

그러면서 우리에게 억제 수단이 있는지를 회의적으로 되묻고 있다. 핵억제력은 핵전력,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킬체인(Kill Chain) 세 가지인데, 핵은 미국의 압력으로 독자 개발이 불가능하고, KAMD나 킬체인은 완전 초보단계이거나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북핵에 대한 해결책으로 칼럼은 “우리도 최소한의 억제 수단을 갖춰야 한다”며 “북한 수뇌부가 핵을 사용할 경우 곧바로 제거당할 수 있다는 인식도 심어줘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북핵에 대한 최소한의 억제 수단은 PAC-3나 사드 도입을 일컫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남한 핵무장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지난 4월 20일자 ‘북한 위협론’이란 제목의 <한국일보> 황유석 논설위원 칼럼은 북한 위협론이 미국의 사드 남한 배치, 일본의 군사 확장의 명분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본다. 칼럼은 “지난해 말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이 체결되고, 사드 배치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배경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라며 “미국이 사드 배치를 압박하는 와중에 북한 핵위협의 엄중함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것이 공교롭다”고 지적하고 있다.

   
▲ '북한 위협론' 제목의 지난 4월 20일자 <한국일보> 황유석 논설위원 칼럼

칼럼은 “미국이 제기하는 ‘북한위협론’의 최대 수혜자는 일본”이라고 적시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적극적 평화주의를 명분으로 한 군사 팽창의 이면에 북한의 도발과 이를 정치적으로 포장한 북한위협론이 있다고 본다. 1993년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하자 일본은 미국의 전역미사일방어(TMD)에 참여했고, 1998년 북한의 대포동1호가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자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관련 무더기 안보법안을 통과시켰고, 미일의 가이드라인 재개정(4월 27일 합의)도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관련있다는 것.

칼럼은 그러면서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승리는 북한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 없다”며 “미국의 북한위협론에 아베 총리가 짓고 있을 회심의 미소가 떠오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선일보> 칼럼이 북핵에 대한 무감각증을 질타하고 있는 것이라면, <한국일보> 칼럼은 지나친 북핵위협론이 아베 정권의 군사대국화에 밑밥만 깔아준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어느 쪽에서는 무감각하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과하다고 보는 북핵, 그 처방은 뭘까? <한겨레>는 지난 4월 10일자 박현 워싱턴 특파원이 쓴 ‘오바마는 북한에도 손을 내밀까’ 제목의 칼럼에서 6자 회담, 구체적으로는 북미 대화가 해법임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 핵협상의 타결 소식이 전해진 뒤 국내외에서는 잠시 북핵 문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미국 정부는 곧바로 “북한과 이란은 상황이 다르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박 특파원은 9·19 공동성명 당시 미국 쪽 주역이었던 크리스토퍼 힐 전 6자 회담 수석대표가 지난 6일 한 세미나에서 했던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6자회담이 다시 굴러가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말, 오바마 행정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의 “북한에 대해서도 단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대화를) 하지 않을 거라고 예단해서는 안된다”는 말 등을 언급하며, 다른 생각 즉 북한과의 지난한 협상의 합의이행 과정을 감당하려 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아닌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 '오바마는 북한에도 손을 내밀까' 제목의 지난 4월 10일자 <한겨레> 박현 워싱턴 특파원 칼럼

물론 미국이 북핵 관련 협상에 나서기까지는 걸림돌이 많다. 2012년 2·29 합의를 했지만 북한이 파기했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고,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까지 자행했다 게 미국의 주장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불신, 역으로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이 만연한 속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칼럼은 북한과 남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북한은 현재 김정은 제1비서의 주변을 군부가 감싸고 있기 때문에 경직되어 있고, 따라서 외교를 군부가 아닌 외교관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남한에겐 북핵 해결의 돌파구야 말로 난마처럼 얽힌 외교 문제를 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고, 따라서 남북관계 개선은 한일 과거사 갈등과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참여 요구 등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줄 거라는 조언이다.

칼럼은 끝으로 “외교도 생물과 같아서 새로운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 “만약 북미 관계가 해빙이 된다면 미국은 중국 견제의 또 다른 카드를 쥘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그 가능성의 문을 여는 열쇠는 남북한이 쥐고 있는 만큼 남북은 관계 회복에 나서라는 것이다. 남북 대화의 복원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다시 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고, 이것이 북핵 위협에 대한 무감각이나 미국이나 일본의 ‘북핵위협론’을 넘어 북핵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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