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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바라본 아시아의 불안

중국 출장 나흘이 한 달처럼 느껴집니다. 너무 많은 뉴스를 접한 탓입니다. 처음 이틀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사드 이야기를 들었고, 그 다음 이틀은 네팔 지진 이야기로 도배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미국이 필리핀과 확대방위협력 협정을 체결했다는 뉴스가 거의 온종일 중국 언론에서 떠들어댑니다. CCTV는 아예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력 충돌하는 시나리오를 내보내고, 미국의 신형 군사력에 대한 분석만 한 시간 이상 전문가 토론으로 채웁니다.

미국에서 개발하지도 않은 F-35C를 미 7함대 핵심전력이라고 하고, 성능도 불확실한 무인기 X-47을 함재기의 주력이라고 하네요. 우리가 북한위협을 과장하는 유혹에 빠지듯이 이들은 미국 위협을 과장하는 일에 관변 군사전문가들이 나섭니다. 이래서 군사전문가들은 어딜 가나 정상인 같지 않습니다. 무조건 공포를 조장해야 밥벌이가 되는 지식 소매상들, 비논리적으로 증폭된 공포 장사꾼들, 어딜 가나 똑 같습니다. 미국 군부가 중국 위협을 과장하는 것도 별반 다른 일은 아니지요. 마치 우리 종편 같습니다. 북한이 조금만 이상한 짓을 하면 호들갑떠는게 말입니다. 여기에다 아베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소식까지, 동아시아가 완전히 아수라장이군요.

그나저나 미국이 필리핀으로 귀환하는 건 보통일은 아닙니다. 1991년에 미군이 필리핀에서 철수한 것이 바로 탈냉전의 상징 같은 사건이었는데, 이제 되돌아가는 미국을 보며 우리는 냉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시절 같기야 하겠습니까만 불안의 일단이 드러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필리핀 때문에 사드 이야기가 덜 나오게 되리라는 좋은 점은 있지만.

오늘 중국 정부에 가장 영향력 있다고 알려진 한 대학 교수와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미중간의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두고 벌어진 정치외교 전쟁의 실체, 그 진실의 일단을 비로소 취재하게 되었읍니다. 흥미진진합니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베이징의 저녁

베이징에 도착한 지 이틀째(4월 25일). 오늘은 인민대학에서 <안보와 사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학생들과 뒤풀이를 가졌습니다. 칭화대, 베이징대, 인민대 석박사 과정의 한국 학생들입니다. 강연 준비와 숙소 마련에 여러분들이 수고하셨다는 걸 알고 나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도착하는 날부터 하늘 한쪽이 부서진 것처럼 흙먼지와 꽃가루가 섞여 쉼없이 쏟아지고, 먼지가 쌓이는 북경의 밤, 허름한 뒷골목의 고즈넉한 정취가 이국적입니다. 뒤풀이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이 중국과의 외교적 의제 설정과 전략적 대화가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중국에서 한국의 인기가 무척 높았는데 최근 사드 배치 논란이 있고 나서 한국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졌구요.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봅니다.

   
 

배치하지도 않은 미국 무기 하나. 그것도 주한미군사령관이 떠들어서 정치쟁점화된 걸 가지고 이렇게 국가관계가 영향을 받고 있으니 어이가 없습니다. 이런 중국의 분위기도 우리가 무시해선 안되겠지요. 지금 세계는 새로운 지정학적 변동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 도도한 변화에 우리가 뒤쳐지면 안됩니다. 국제정세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그 변화의 물결에 편승이라도 해야 합니다. 마지막 열차에 올라타야 합니다. 언제까지 냉전이 우리에게 남긴 낡은 질서에 안주하며 살 것인가? 우리는 새로운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내일부턴 텐진에서 새로운 일정이 시작됩니다. 흥미진진한 내용을 취재할 예정입니다. 서울에 돌아가면 이야기 보따리 잔뜩 풀겠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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