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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학생들의 용광로 같은 공부 열기에…[비교체험! 남북을 말하다] 고등학교 생활

나의 고등학교 생활을 세 단어로 표시하자면 뻔뻔함, 무모한 도전 열정, 그리고 자신감이다.

2008년 3월 2일 김포에 있는 통진 고등학교 2학년 5반에 입학. 교실에 들어서던 첫 날, 그 때의 설레임은 마치 첫사랑을 만나는 느낌이었다. 무모한 사랑과 같은 열정의 그림자에 가려진 두려움과 기대 듬뿍...

북한에서 왔다며 나를 소개할 때 반 친구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던 날이 어제 같다. 전교에 북한 출신은 나 하나뿐이었고, 그날 중으로 온 학교로 소문이 자자해져서 다른 반 친구들도 구경하러 왔다. 북한의 아이들은 뭘 먹고 어떻게 노는 지, 어떻게 살고 있는 지, 김정일을 보았는지, 핵무기는 정말로 있는 지 등 수많은 질문들을 해왔다. 차근차근 아는 만큼 알려주었다.

그들도 신기했겠지만 나도 그들의 그런 반응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나는 다른 친구들 보다 2살 많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끝에 모두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그것이 나에게는 더 편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똑같은 친구로 느껴졌을 때 서로에 대한 친근감이 더 높지 않을까라는 나의 생각에서였다.


남한의 치열한 공부 분위기 인상적
남한 발전의 원동이었겠지만 '기계적'이라는 느낌도 받아


교실의 분위기!? 전반적인 느낌은 내가 북한에서 공부하던 바와 별 다른 바가 없었다. 푸른 칠판과 그 위에서 우리가 등교해서부터 귀가할 때까지 방긋이 내려다보고 있는 급훈, 물론 북한에서는 급훈 대신에 김일성·김정일초상화가 항상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오른 쪽 벽에는 김일성·김정일의 말(북한에서는 흔히 교시라고 함)을 적어놓은 간판이 있다. “학습은 학생들의 첫 째 가는 혁명과업입니다... (중략) 학생들은 학습에 전심전력하여야 합니다...(중략)”라는 내용이며 전국 어느 교실에 가든지 세트로 있다.

   
▲ 평양제1중학교


남한은 주로 황색책상에 1인용인 것에 비해 북한에서는 2인용 나무책상으로 되어있고 지금도 남한의 옛날처럼 푸른 도색을 하는 것이 차이가 난다. 수업분위기를 살펴보면 북한에서는 엄격한 분위기, 남한에서는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다. 북한에서 소학교, 중학교 표준 수업시간은 45분이고 쉬는 시간은 10분이다. 우선 선생님이 교실에 도착하면 모든 학생들이 일어나서 반장의 구령에 맞추어 인사하고 시작되고. 남한에서도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인사하고 시작하는 것도 공통점이 있다. 북한의 경우 수업시간에 대부분 받아쓰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그래서 집중,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내가 다녔던 정산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조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일반고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도록 협력하고 적극 장려하기는 하지만 치열한 공부분위기를 볼 수는 없었다.

그에 반해 남한의 학생들은 너무나 치열하게 공부를 한다. 물론 그로 인해서 남한의 급속한 발전을 이룸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청소년 시절 자신의 자아와 꿈을 찾아나서는 기회가 덜 주어지고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다. 북한에서는 일반고의 경우 3김씨(김일성·김정일·김정숙)가족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 세계사에 대한 교육은 잘 되지 않고 있었고 나의 경우 자체로 공부할 기회도 없었다.

   
▲ 남한의 학교


학교에 다닌 지 며칠 후 어느 날, 이런 일도 있었다. 화학선생님이 CA때 뭐하냐고 물으셨을 때 나는 "Ca!?" 원소주기표가 생각나서 “칼씨움이요?” 라고 반문을 했다. 선생님과 옆에 있던 친구가 갑자기 엄청나게 웃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CA는 토요일마다 하는 방과 후 특별활동이었다. 학교 공부는 어려운 편이였다. 특히 수학이나 영어가 어려웠다. 인수분해와 2차방정식정도만 알고 있던 나에게 수열, 확률과 통계는 정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영어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고향에 있을 때 영어공부 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남한에 와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모르는 외래어나 단어들은 항상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물어보곤 했다.


남한에서의 성공적인 대입 준비
선생님, 친구들, 꿈이 원동력


고 2때는 주로 공부보다는 독서를 많이 했다.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은 한 사회, 문화권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생각하고 있다. 남한의 친구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 정도는 어려서부터 만화책으로든, 애니메이션을 통해서든 많이 접해보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알고 있지만 나에게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이를 테면 남한에서는 국민도서들인 그리스로마신화, 삼국지와 같은 도서들을 읽지만 북한의 경우 세상사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세기와 더불어>(김일성 회고록), 김일성전집, 이러한 책들을 읽었다. 사소한 문화차이지만 다른 친구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나에게는 큰 장벽이었다. 그 장벽은 누가 허물어 주지 않았다. 스스로 허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남한 친구들이 하는 걸 함께 하려고 시도해보았다. 공부할 때에는 공부하고 게임하러 가면 함께 게임하고 놀 때는 함께 놀았다. 그로 인해 더 많이 친해줄 수가 있었다.

고3이 되어서는 남한의 모든 학생들이 그렇듯이 용광로마냥 뜨거운 열기로 공부에 집중하려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체력단련을 위해 한 시간은 운동하고 일찍 학교에 가 야자 끝나고 12시까지 남아서 공부하곤 했었다. 입학당시보다는 성적이 많이 좋아졌다.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나의 어머님과 차별 없이 다른 학생들이랑 꼭 같이 대해주신 선생님, 모르는 단어나 수학문제를 물어봐도 항상 친절하게 가르쳐준 친구들이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또한 남한출신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다 겪는 것이기 때문에, 또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왔던 경험이 있었고 앞으로 한반도를 통일하고 세계적 경제 강국이 되는 데 도움이 되고자하는 나의 꿈이 원동력이 되어서 힘들어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렇다. 남한과 북한은 분명차이가 있다. 단절돼 있기 때문이고 서로에 관하여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엄청나게 노력을 해서 남한 사회에 적응 할 수 있다. 하지만 남한친구들도 함께 다가와 준다면 나는 더욱 더 빨리 하나로 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자주 언급하곤 하던 델피신전 전실 벽에는 "Know your-self."문구가 새겨져있다. 나는 이 문구를 "Know each other."라고 말하고싶다.



강성우 학생기자(연세대학교 재학)

강성우 학생기자  kc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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