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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랑 싸우면 이길 수 있나요?청년을 위한 반전평화(2)

우리 남학생들은 대부분 군대를 가지만, 정작 전방부대에 배치를 받더라도 전쟁 걱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휴전선에 60만 대군이 지키고 있고 2만 8000명이나 되는 주한미군까지 있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군대에 갈 때 걱정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시설이 열악한 부대로 배치되면 어쩌나”, “선임들이 까다로우면 어쩌나” 이런 것들입니다.

북한과 교전으로 사망한 군인들
그런데, 우리는 군대에서 사망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2010년 11월 23일의 연평도 교전 당시에는 북한 해안포 포격으로 2명의 해병대원이 사망하고 군대 내에서 작업 중이던 민간인들도 2명이 사망했습니다([연평도발] 민주 '확전불가·평화유지론' 확정). 게다가 해병대원 16명은 중경상을 입었지요. 2002년의 제2연평해전에서는 참수리357호가 침몰해 6명의 장병들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당하였습니다(“제2연평해전,승전으로 재평가” 참전 부상자·유족 등 참석 7주년 기념식).

우리 군은 2010년 3월 26일에 침몰한 천안함 사건도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서는 워낙 논란이 많았는데요, 그 재판이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빈약한 주장이긴 합니다만 정부측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북한의 공격으로 45명의 장병들이 사망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설령 북한과의 전투에서 우리가 이긴다고 하더라도, 전투는 총알과 총알이 날아다니는데 우리 편은 한명도 다치지 않고 북한 애들만 다 죽는 그런 전투는 거의 없습니다. 1999년, NLL에서 맞붙어 북한 배를 북쪽으로 밀어냈다는 제1연평해전에서도 해군 장병 7명이 부상당하였습니다(남·북 해군 첫 교전 '1차 연평해전').

승전보를 울렸다고 하더라도, 백전백승이라고 하더라도, 전투가 일단 발발한다면 부상자와 전사자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사령관은 거의 죽지 않겠지만 최전방의 장병들은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군대로 징집되어 온 대학생들이었습니다.

기습으로 졌다고? 전투는 원래 기습이야
어떤 이들은 남북의 교전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측이 피해를 입은 것은 북한이 비겁하게 기습을 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정정당당하게 제대로 싸우면 북한은 상대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정찰만 잘하고 경계만 잘 하면 북한과의 교전은 걱정할 것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번 살펴봅시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0년 전인데요, “싸움의 기술”(2006)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싸움의 초절정고수로 나온 오판수(백윤식)는 학교에서 매일 맞기만 하는 병태(재희)에게 싸움을 가르쳐줍니다. 판수는 싸움의 원리를 알려주려고 병태를 초등학교에 데려갑니다. 거기서 두 아이가 싸우는데요, 덩치가 커다란 아이가 상대를 얕잡아보다가 허점을 보이는 순간 덩치가 작은 녀석이 모래를 집어 큰 녀석의 눈에 뿌렸습니다. 덩치가 큰 아이는 눈을 못 뜨고 당황하다가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결국 울어버렸습니다. 싸움은 싱겁게도 덩치 작은 녀석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 영화에서 싸움 장면을 보던 병태는 판수에게 “저건 반칙이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판수는 병태에게 이렇게 응대합니다. “바보야, 싸움에서 반칙이 어디 있어. 이기면 되지.”

판수의 말이 맞습니다. 전투에서는 반칙이 없습니다.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문은 아예 “전쟁은 속임수다”라고 했습니다. 2차 대전 당시, 프랑스 군은 독일을 막기 위해 설치한 마지노선에 방어력을 집중시켰지만, 히틀러는 프랑스 군을 속이고 탱크부대로 마지노선을 빙 돌아서 파리를 점령했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프랑스를 속인 독일을 두고 “반칙”이라고 지적하지 않습니다. 독일도 반칙했다고 미안해하면서 군대를 뒤로 물리고 다시 싸우지 않습니다. 프랑스를 단숨에 꺾은 히틀러의 반칙은 오히려 “전격전”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전투에서 전차의 역할을 새롭게 규정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쟁에는 반칙도 규칙입니다. 그러하기에 전투는 속임수가 남발하고, 기습이 기본입니다. 전쟁은 자기가 불리할 때는 싸우지 않고 참다가, 자기가 유리할 때를 노려 기습하는 것이 승산이 높습니다. 기습은 동양의 손자에서 서양의 클라우제비츠에 이르기까지, 모든 군전략가들이 중시한 전략이었습니다.

6.25 동란 때도 북한은 미군이 폭격할 때는 싸우지 않고 땅굴 속에 조용히 숨어 있다가 보병이 진격하면 그때 나와서 싸웠습니다. 북한과 일대일로 싸우면 유엔군이 진즉에 이겼을 것인데, 북한애들은 자기가 불리할 때는 싸우지 않았습니다. 베트남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대일로 싸우면 당연히 미국이 이겼겠지만 베트콩들도 미군이 올 때는 땅굴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미군이 지나간 후 등 뒤에서 기습을 하거나 미군이 쉴 때 기습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군사대국인 미국이 한반도와 베트남에서 휘청거렸던 것은 적군이 일대일로 싸우지 않고 기습을 했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기습으로 이겼다고 해서 이긴 사람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는 장수가 무능해집니다. 수나라 우중문을 속여 살수까지 끌고 와 30만 대군을 전멸시킨 을지문덕은 우리나라 최고의 ‘지장’으로 평가됩니다.

물론 우리 군도 기습을 합니다. 2009년 NLL 교전에서는 우리 측은 부상자도 1명 없이 선상에 총알자국만 남았지만 북한은 경비정이 반파되어 예인해서 끌어갔습니다. 이는 우리 군이 경고방송을 하고 곧바로 사격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해군은 북한 경비정에 경고방송을 한 다음 경비정 근처까지 가서 위협하는 시위기동을 하고 그래도 북한배가 말을 안 들으면 차단기동을 한 다음 경고사격 후 격파사격을 했습니다. 그러니, 당시 북한은 우리 군이 맨 처음 경고방송을 하자 “이제 가까이 와서 기동을 하겠구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것인데, 우리 군은 곧바로 사격단계로 넘어간 것입니다. 이는 기습이지요, 북한은 당하고 나서 “남조선의 엄중한 도발”이라고 항의했지만 우리 군은 이를 “대청해전”으로 명명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제 핵을 가진 북한
북한은 재래식 전력열세를 ‘기습’으로 대응하고 있었고, 그런 기습은 우리 군도 사용했다고 했습니다. 결국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이상 휴전선 충돌은 아무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휴전선 상황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데 이어 핵무기를 늘리게 된 것입니다. 2년 전인 2013년 3월말부터 북한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제기하며 핵증산에 들어갔습니다(北 "영변 5㎿원자로 재가동"…核·경제 병진노선 실행).

북한의 <병진노선>은 핵무기를 늘리고 그 핵무기로 재래식 무기를 대체한다는 것입니다. 재래식 무기를 줄이고 그 여분의 자금을 민간경제에 투입해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안보도 지키고 경제도 살리는 방식을 핵무기에서 찾은 것입니다.

북한이 핵증산에 나선 지 이제 2년이 넘으며 북한핵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25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은 현재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나는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핵무기에 탑재하고 이를 잠재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주한미군사령관 스캐퍼로티 “북한 핵탄두 소형화 능력 갖춰” 주장해).

지난 1월 26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미군이 플로리다 주 템파의 특전사령부 '워게임 센터(USSOCOM-Wargame Center)'에서 미군 주요 지휘관들과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참석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세미나는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주재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대응과 한국군에 대한 지원방안과 더불어 북한의 대규모 특수전 병력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한 방안도 논의했다고 합니다.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 조엘 위트 연구원은 ‘북한 핵 미래 프로젝트’란 보고서에서 북한은 최악의 경우 5년 뒤인 2020년경, 100여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미국 서부 해안까지 공격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을 20~30개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북한 2020년까지 핵무기 최대 100개 제조”).

윌리엄 고트니 북미항공우주사령관 겸 북부사령관도 4월 7일 회견에서 "우리의 평가는 그들(북한)이 KN-08(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어 본토(미국)에 발사할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라고 답했습니다(北 KN-08 핵탄두 만들었다면 스커드·노동도 치명적).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미군사령관들의 입을 통해 핵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핵보유국을 향한 강경대응, 한국이 유일
핵무기는 단 1발로 전쟁의 승패를 뒤집을 수 있는 전략무기입니다. 핵을 가진 북한은 이제 더 이상 땅 속에 숨어 있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겠다고 나설 것입니다.

우리 군은 지금까지 북한을 압박하면서 언제나 “도발시 뼈저린 후회”를 이야기했습니다. 세계최대 군사대국인 미국과 함께 20만 명의 국군이 훈련하는 것은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고 하면서, 북한이 미사일 한 발 발사하는 것은 도발이라고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 군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을 상대로 세계 최대, 세계 최장의 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또 8월이면 을지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강행할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정작 우리 대한민국은 핵무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핵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핵으로 보복해준다는, 미국의 “핵우산”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핵이 없는 대한민국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는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조준해놓고, 한국군의 대북압박에 정면으로 대응해버리면 군은 그때에도 미국만 쳐다볼 것인가요? 일례로 우리 군이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강행입장을 발표하자 북한은 “서해 섬 화력타격 및 점령연습”을 했습니다. NLL을 넘기만 하면 서해 5도를 공격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미국산 첨단무기를 사와서 북한의 대응을 무력화하겠다고 하지만, 미사일 방어체제(MD)와 북 해안포를 타격하는 스파이크 미사일 등의 가격은 매우 비쌉니다.

게다가 이제는 북한핵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조엘 위트의 우려대로 북한핵이 100개가 되면, 경제도 어려운데 천문학적 MD 비용은 우리 경제를 더욱 옥죄일 것입니다. 그 때에도 우리 군은 북한에게 “도발 시 뼈저린 후회”를 말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나 북한핵이 1000개가 되면, 그때에도 군은 북한에게 “도발 시 뼈저린 후회”를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 핵보유국에게 “도발 시 뼈저린 후회”를 말하는 비핵보유국은 대한민국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핵무기를 늘리는 북한을 압박하는 우리 군. 무엇보다도 위험천만입니다. 그리고 그런 위험은 대개의 경우 우리 장병들의 몫입니다. “확고부동한 안보태세”를 말하지만, 핵을 가진 북한과 싸우면 이길 수 있나요? 이긴다고 하더라도, 그 핵무기 중 하나라도 터져버리면, 그렇게 얻은 승리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북한을 강경하게 때리면 북한은 당연히 가시를 더욱 곤두세우겠지요. 화해의 손길을 내밀면 휴전선에 평화가 오지 않을까요? 그것이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대통령이 휴전선을 넘어 남북정상회담을 결심했던 이유일 것입니다.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이 글은 우리사회연구소 홈페이지(www.urisociety.kr)에도 게재됐습니다.

곽동기  dkkwak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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