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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와 진짜 다른 군대훈련청년을 위한 반전평화(1)

힘들었던 고등학교 생활을 벗어난 지 엊그제인데 아직도 고개가 남아 있습니다. 취업과 더불어 우린 군대라는 또 하나의 고비를 넘어야 합니다.

어쨌거나 우리 모두는 좋으나 싫으나 군대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여학생들도 주변 친구와 지인들이 군대 가는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이별과 기다림의 고통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좋아도 가야 하고, 싫어도 가야 합니다. 별 생각이 없어도 가야 합니다. 그것은 ‘국방의 의무’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질문 하나 툭 던져 봅니다. 군대, 왜 꼭 가야 하나요?

군대, 왜 가나요?
해외어학연수를 나가보면, 외국 친구들에게 두 가지 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는 영어공부를 안 해서 좋겠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군대를 안 가니 좋겠다는 것입니다. 뉴욕의 토미, 베를린의 한스, 도쿄의 야나기타 모두 군대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군대, 왜 대한민국만 가야 하죠?

어느 나라건 국민이라면 당연히 국방의 의무를 가질 것입니다. 하지만, 꼭 군대를 가야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남녀가 모두 군대를 가지만 대한민국에서 여학생은 군대를 안 가고 남학생만 갑니다. 군대는 남자만 간다는 것을 누가 정했나요? 뉴욕의 토마스는 군대를 안 가지만 국방에 관심을 가지고 세금을 낼 것입니다. 휴전선은 수십 년째 조용한데 왜 우리는 군대에 가야 하나요. 그리고 또 거기서 2년을 보내야 하는가요?

국방부는 이것을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야욕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정말 가난하지만, 그들은 오로지 전쟁을 목적으로 길들여져서 우리 대한민국에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변변한 무기 하나 없다고 하지만, 최근에 핵무기를 개발했고 휴전선에서 지속적인 도발도 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다소 힘들더라도 여러분의 부모형제를 지키기 위해 2년간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군대를 싫어하자 최근에는 군대생활을 다룬 “진짜 사나이”라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시작했습니다. 유명한 연예인들이 군 생활에 몸담으며 느끼는 감정과 경험들이 전해집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요, 정작 MBC “진짜 사나이”에서는 북한의 “북”자도 안 나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과연 군대갈 때 “북한의 남침도발”을 걱정하셨습니까? 전쟁걱정보다는 누구나 골치아픈 선임을 만날 걱정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군대 가는 이유는 다들 “북한” 때문이라고 하지만, 정작 군대를 가는 우리들의 머리에는 “북한”이 없었습니다.

“진짜사나이”가 말하지 않는 진짜 훈련
이제 두 번째 질문을 해봅시다. 군대 가면 무엇을 하나요?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이지요.

군대갈 기회가 거의 없는 여학생들은 결국 “진짜 사나이”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군대가면 무엇을 할까요? 당연히 훈련을 합니다. 그런데 군대는 “진짜 사나이”처럼 팔굽혀펴기, 사격, 구보와 같은 개인훈련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군대는 개별군인들이 자기 마음대로 싸우지 않습니다. 군대는 사단, 대대, 중대 같은 형태로 고도로 조직화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같은 군부대의 개념을 가져온 사람은 프랑스의 나폴레옹이었습니다. 나폴레옹 이후, 군대는 당연히 부대 단위로 움직입니다. 군대는 “진짜 사나이”처럼 헬스 열심히 하고 유격훈련 받다가 잘못하면 기합받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군대훈련에는 부대단위의 전술훈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군대는 특이하게도 미군 애들과 함께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합니다. 남북의 군사대결인 줄 알았는데 미군 애들이 와 있으니 이건 글로벌 대결입니다. 대한민국에는 미군 애들 2만 8000명이 와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처럼 입영통지서 받아서 군대로 달려온 애들이 아닙니다. 대학 진학 대신 군대에 취직한 직업군인들입니다. 북한이 남침할 경우에 대한민국을 지켜주겠다며 와 있습니다. 서울 이태원, 홍대입구 클럽에 가보면 휴가 나온 미군 애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군대와 미군이 함께 벌이는 군사훈련이 바로 지난 3월 2일부터 시작되었던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입니다. 키 리졸브 훈련에는 해외에서 동원된 미군이 무려 8600여명이나 옵니다. 한국군도 1만여 명이 참가합니다. 4월 24일까지 계속되는 독수리 훈련에는 국군이 무려 20만 명이나 참가합니다.

국군과 미군은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이 북한이 전면 도발할 경우를 대비한 방어훈련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나쁘지만 우리는 착하니까 우리가 먼저 공격할 리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키 리졸브 훈련의 내용을 보면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난 2013년 10월 2일, 서울에서는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가 열렸는데요, 우리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미국의 척 헤이글 국방부장관이 만났습니다. 둘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조짐만 보여도 북한을 먼저 공격한다는 <맞춤형 억제전략>에 서명하였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겠지요. 그런데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한 것은 어떻게 알까요? 이것은 전적으로 미국 애들의 판단영역입니다. 우리 군대가 휴전선에서 북한 애들을 도청한다지만, 휴전선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쏠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핵무기를 쏘는 것은 평양에서 결정할 텐데, 휴전선에서 평양이 도청될 리가 없습니다. 결국 우린 미국만 쳐다보고 있어야 합니다. 미국이 “북한이 핵을 쏠 것 같다”고 알려주면 우린 북한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이 <맞춤형 억제전략>은 한미연합 군사연습에 실제로 적용되었습니다. 2014년 2월 6일, 김관진 국방장관은 새해 업무보고에서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은 물론 8월에 벌이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도 맞춤형 억제전략이 적용된다고 보고했습니다.

결국 키 리졸브 훈련에서는 작년부터 “맞춤형 억제전략”을 연습했던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애들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 같다”고 알려주면, 한미의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그리고 각종 미사일을 총동원해서 북한을 공격하는 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군대의 진짜 훈련은 “진짜 사나이”에 나오는 유격훈련이 아니라 바로 키 리졸브 훈련입니다. 핵 선제타격 훈련인 것입니다. 여차하면 북한애들을 완전히 뭉개버리자는 훈련입니다.

   
 

임진강을 건너고 상륙훈련까지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자세히 살펴봅시다. 육군1공병여단은 3월 2일경 경기도 파주 임진강에서 탱크와 대포가 강을 건너는 훈련을 했습니다. 그런데 임진강을 건너면 거긴 바로 북한이에요. 결국 유사시 북한 영내로 쳐들어가는 훈련을 했다는 것이지요. 육군수도군단 1175공병단은 3월 4일경부터 4박 5일 동안 경기도 고양시에서 한강을 건너는 훈련도 했습니다. 여차하면 김포에서도 북한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주목되는 것은 특수부대의 한미연합 훈련입니다. 비호부대가 미1특전단 팀원들과 3월 9일부터 13일까지 연합훈련을 했는데요, 이때 비호부대 대원들은 이라크전쟁과 아프간전쟁에 참전한 미군 애들의 전투 이야기를 들으며 실전전투를 간접 경험했다고 합니다. “네가 죽지 않으려면 먼저 죽여야 한다”는 것을 배우나요? 이런 것 모두 “진짜 사나이”에 나오지 않는 진짜 군대훈련입니다.

이런 훈련을 매년마다 봄가을로 해대면 북한 애들은 정말 긴장되겠지요. 그들은 키 리졸브 훈련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너무 공격적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 정부는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고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하나만 쏴도 “중대한 도발”이라고 하지요. 임진강을 건너고 한강을 건너는 훈련은 그냥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합니다. 만일 북한 탱크가 중국군이나 러시아군과 함께 임진강을 건너는 훈련을 했다면 또 하나의 “도발”이자 “남침야욕”으로 온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되었겠지요.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에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겠습니까? 최대 20만 명이 2달 동안 벌이는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은 세계 최대, 최장의 군사훈련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만 합니다. 이걸 왜 매년마다, 계속하는 것일까요? 이쯤 되면 북한이 긴장해서 훈련을 하는 건지, 훈련을 해서 북한이 긴장을 하는 건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훈련도 북한의 대응에 따라 강도를 조절해줘야 하는데 이건 해도 너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여러분은 2년간 군대에 가 있어야 합니다. 군대는 단순히 유격훈련하고 기합받는 곳이 아닙니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하면 이를 먼저 타격하는 것을 연습하는 곳입니다. 누가 공격이고 누가 방어죠? 정말 헷갈립니다.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이 글은 우리사회연구소 홈페이지(urisociety.kr)에도 게재됐습니다.

곽동기  dkkwak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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