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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

어째 돌아가는 판이 심상치 않습니다. 과거에 미국이 북한을 군사력으로 압박하려고 하면 항상 중동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어 미국이 북한이 응징할 만하면 미국은 중동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덩달아 한반도 위기도 지나가곤 했던 것이지요. 이를 두고 셀리그 해리슨이라는 학자는 “중동의 불행 때문에 전쟁의 불안에서 벗어나는 행운을 누리는 불편한 현실에 한국 국민은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보면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고 나서 미국의 전쟁 에너지가 대부분 북한을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제 미국의 북부사령관이 “북한의 ICBM이 실전 배치되고 있다”는 황당무계한 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걸 보십시오. 최근 미국의 관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美북부사령관 "북,이동식 ICBM 배치·핵무기 소형화").

미사일방어(MD)에 대한 미국의 광적인 집착은 이제 북한이라는 유일한 명분을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참에 국내 보수 세력은 야당을 공격할 구실을 찾아낼 거구요. 오늘 유승민 새누리당 대표의 연설을 보아도 그렇습니다(유승민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을 벌써부터 공격합니다. 사실 사드 배치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명확한 당의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반면 “사드 배치 이야기는 거론하지도 않겠다”며 사실상 유보한 당사자는 박근혜 정부입니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를 결단하지 못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해야지 왜 야당을 걸고넘어집니까? 게다가 사드 배치 논의를 반대하는 여당 내부의 윤상현, 이인제 같은 인사들도 많은 데 왜 그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이건 참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얼마 전 <TV조선>의 ‘뉴스 판’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출현했는데 앵커가 “사드 배치에 입장을 밝히라”고 하자 심 대표는 무심코 “반대한다”고 답변하더군요. 이처럼 한심한 이야기도 또 없습니다. 아니 한미간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협의나 움직임도 없을뿐더러 사드가 어떤 무기인지 알지도 못하는 심 대표가 왜 찬성, 반대 입장을 강요받습니까? 거기에 대답을 했다는 건 <TV조선>이 짠 프레임을 수용한 것이 됩니다. 정의당을 제2의 통진당으로 만들려는 의도일 것인데, 여기에 말려드는 걸 보니 안타깝더군요.

언젠가 박근혜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견딜 수 없게 될 무렵엔 지금과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이때는 사드 배치에 굴복하면서 야당을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사드가 활용됩니다. 즉 제2의 강정마을이 될 것입니다. 또다시 정부와 여당은 사드에 반대하는 야당, 진보세력을 사냥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지금의 멍청한 야당은 그런 식의 종북몰이에 희생될 소지가 충분히 있는 정당입니다. 이 야당이 왜 당하게 되어 있냐 하면 잘 준비된 철학이나 대안이 없이 반사적으로 진영논리의 문법으로 말하는 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점은 아마도 다음 선거인 2016년 4월 이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야당의 역량으론 안 됩니다. 안보에 대한 종합적인 비전과 대안을 준비할 인물도 없고 의지도 없습니다. 혁신해야 합니다. 과감히 바꾸어야 합니다. 프레임 자체에 도전해야 합니다. 선제적으로 우리 프레임으로 판을 짜야 합니다. 핵 군비경쟁시대로 뛰어들어 국가의 운명을 건 도박을 할 것인가? 전략적 안정을 도모하여 생존과 번영을 위한 토대를 구축할 것인가? 질문은 우리가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들이 답을 하도록 정치의 판을 짜야 합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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