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남북관계
제2의 국민방위군 사건이 될 무기도입 비리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주겠습니다. 울화가 명치로부터 타고 목까지 올라와 숨이 턱 막힙니다. 이런 비리 무기도입은 일선 전투원의 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일을 우리 군 수뇌부와 무기중개상, 예비역 장성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래도 차분하게 비리의 본질을 직시하고, 이 나라의 안보가 어디로 가는지 찬찬히 생각해보시다.

먼저 비리가 발생하는 패턴입니다(방산 비리 수사 1호는 '독일제 잠수함 도입'). 면밀하게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체계적인 사업관리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비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합수부가 발표한 비리 사업을 보면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으로부터 비극이 시작됩니다("방산비리 의심업체 상당수, 압수수색 대상 빠져있어"). 이규태가 터키로부터 도입한 공군전자전훈련장비(EWTS)는 원래 국내 연구개발에 착수된 사업이었으나 2009년에 국외구매로 정책이 변경됩니다. 해군과 육군의 공격헬기 역시 국내에서 개발한 수리온 헬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직구매하기로 2011년에 정책이 변경됩니다. 통영함에 장비된 음파탐지장비(HMS)도 2009년에 석연치 않게 해외 구매로 결정이 나고 2010년 10월에 긴급히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정책이 변경됩니다. 즉 기존에 결정된 정책을 변경하는 일이 일어났는데, 이미 무기중개상은 이를 훤히 꿰뚫고 거의 같은 시기에 이미 외국 업체와 접촉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책이 변경될 무렵에는 이미 예비역 고위 장성이 무기중개상 수하에 들어가 멀쩡한 국방정책을 흔들고 해외 업체에 접근하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한마디로 그들의 손바닥 위에서 국방정책이 움직인 겁니다(일광 이규태 회장 구속기소...1100억원대 방산비리 혐의).

   
▲ 음파탐지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난 해군의 통영함 모습 ⓒ해군

이렇게 정책이 변경된 건 기존의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건데, 수없는 타당성 검토를 거쳐 결정된 국방정책이 왜 뒤집히느냐는 겁니다. 재작년 F-X 3차 사업은 더욱 엽기적입니다(잡음 속에 마무리된 F-X 사업). 2013년 8월에 이미 입찰이 끝난 사업을 뒤집는 데는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해 9월에 방사청이 2년을 검토, 시험평가, 경쟁 입찰을 한 것을 부결시키고 아예 차기전투기 정책 자체를 변경시켜 F-35가 수의계약으로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존재하지도 않는 전투기여서 아직까지 계약서도 작성하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냅니다.

이렇게 정책이 뒤집히는 건 해외 무기 정보에 밝은 무기중개상과 수요 군이 공모하여 집요하게 흔들어버린 결과입니다. 이와 달리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중기국방계획에 ‘끼어들기’로 들어오는 사업 역시 의혹 덩어리입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거치면서 이스라엘로부터 구매하는 스파이크 미사일이나 무인정찰장비들은 제대로 된 검토마저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결정한 사례입니다(스파이크 미사일 추가 도입… 헬기에 달아 내년 실전 배치). 당연히 정치권력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무기중개상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의사결정 자체를 생략해버린 일명 ‘번개사업’은 말 그대로 번개처럼 빠르게 진행되다가 감사원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부실사업’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국방부-감사원-국정원 치고받았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을 시켜 감사원의 주무과장을 “보안조사를 할 것이 있다”며 조사하고 좌천시켜 버렸습니다. 그리고 사업은 강행되었구요.

엄중한 안보정세를 이유로 소위 ‘조기전력화’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사업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작년에 북한의 조잡한 무인기가 출현하자 저고도 감시레이더를 이스라엘로부터 도입한다고 호들갑 떤 것이 바로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軍, 이스라엘제 저고도레이더 10대 도입 추진). 또한 각 군간의 중복된 무기구매도 사실상의 정책 비리라 할 것입니다. 무기도입이라는 것은 북한의 특정 하나의 위협에만 대응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체 국방태세에서 차지하는 전력의 위상, 그리고 타 사업과의 중복 가능성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것인데, 북한의 특정 위협 하나만 부각되면 이런 모든 검토 절차를 생략해 버린다는 겁니다. 무인정찰기의 경우 육군과 공군으로 사업이 나뉘어져 있는 것도 문제인데, 이에 더하여 일부 성능이 중복되어 있습니다. 북한 장사정포 타격한다며 육군은 지대지 미사일과 신형 포탄을 확충하고 있으며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 도입으로 서로 경쟁을 합니다. 공역관리상 육군과 공군의 작전은 서로 완전히 중첩됩니다. 전쟁이 나면 아군이 방해가 될 것입니다.

이런 호화무기 구매의 천태만상은 우리 국방에 군피아들의 돈 잔치에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고, 일선의 전투원들에게는 피를 강요하는 것입니다. 제2의 국민방위군사건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