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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중 긴장과 대립 해소책? 서해 갯벌은 알고 있다오늘의 북한·통일 뉴스 브리핑

지난 2일 세계의 시선은 일제히 스위스 로잔으로 향했습니다. 2002년 8월 이란 반정부 단체 ‘국민저항위원회(NCRI)’의 우라늄 농축시설 폭로 이후 미국과 이란간 이어온 핵문제 협상이 비록 잠정이지만 타결됐기 때문인데요(이란 핵위기·협상 주요 일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은 경제제재를 해제하자는 게 내용의 핵심입니다(이란 핵협상 타결...핵 개발 중단·제재 해제 합의).

타결 소식 직후 국내외 시선은 일제히 워싱턴과 평양으로 쏠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는 북한과 핵 담판을 벌일 때가 됐다는 것이고, 김정은 제1비서도 최소한 6자 회담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인 셈인데요.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이란과 북한은 매우 다른 사안”이라고 밝혔고(美 “이란과 북한은 매우 다른 사안”),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핵 포기는 있을 수 없으며 6자회담에도 관심이 없다”고 했습니다(북한 유엔대표부 "비핵화 협상 없다…6자회담도 관심 없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은 지난 2008년 12월 베이징에서 6자 회담이 열린 이후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그래픽> '제네바합의 20주년' 북핵 주요 일지).

핵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북한이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분석한 내용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렸습니다(풀기 힘든 ‘북한 핵’… 이란과 다른 5가지 이유). 우선 핵무기 개발 단계인 이란과 달리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는데요. 이란은 핵무기를 만드는 시간을 장기화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북한은 이미 10여개의 작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란이 경제제재 해소를 위해 핵무기 협상에 주력해왔던 반면, 북한은 체제 안보 관점에서 핵문제를 보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거라고 봤습니다. WSJ는 “북한은 핵문제를 외세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칼처럼 애지중지 아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WSJ는 북한 내 핵시설 파악이 어려운 점, 핵협상 불가 방침을 강조해온 북한의 확고한 입장이 불변하다는 점, 북한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 등을 북한 핵과 이란 핵문제의 차이점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가 이란 핵문제와 다르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에도 귀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미국의 의지 부족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정부마저 무의지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란 핵 합의 이후 우리 정부가 보이고 있는 태도는 실망스럽다. 이런 핵 합의를 북핵 문제 해결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어떤 의지나 움직임도 찾을 수 없다.”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은 지난 이명박 정부 때 남북 관계 악화, 북한의 핵 개발 결과로 이어진 실패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전철을 밟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최근 불거진 사드 문제로 인한 ‘샌드위치 신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한반도 신뢰프로세스·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전도 없는 현실, 5·24조치 해제 목소리가 높고 실제로 북한의 천안함 사과 없이 우회 경로를 통한 ‘사실상 해제’도 가능한데도 정부가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은 것은 박근혜 정부가 대북 문제에 있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민족의 명운을 결정할 남북 교류와 화해에 대해 정부가 기회 실기(失期)에다가 직무 유기(遺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 셈입니다. <한겨레> 사설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정부는 ‘내가 아니면 아무도 풀어줄 수 없다’는 자세로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이밖에 오늘 눈여겨 볼 북한·통일 기사로는 <한국일보>가 미국 현지에서 만난 「두 개의 한국」(The Two Koreas)의 저자 로버트 칼린(68)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 연구위원 인터뷰가 눈에 띕니다("김정은 통치술 진일보… 北 체제 40년 이상 갈 수도"). 마크 리퍼트 대사가 봉변을 당한 후 병원에서 읽었다는 「두 개의 한국」은 남북한 갈등 과정에 미국이 어떻게 간여했는가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용공 서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런 책을 봉변당한 리퍼트가 병원에서 읽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참 궁금해집니다.

인터뷰에서 책의 저자는 한국에서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못하는 이유를 북한이 아닌 박근혜 정부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효과적으로 다룰 역량을 가진 사람이 박근혜 정부에는 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따라서 남은 임기 중 남북관계도 큰 진전이 없을 거라는 게 그의 부정적 시선입니다.

<경향신문>은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도의 갯벌 탐방 기사를 실었습니다(“산과 어우러진 갯벌은 세계적으로 드물어… 백두대간처럼 보존을”). 이 기사를 주목하는 것은 서해안 갯벌은 넓게는 북한·중국과 함께 보하이(渤海·발해)만에 포함돼 어떤 식으로든 공동 관리,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보하이 만의 전체 갯벌은 1만8340㎢로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이렇게 세계 최대 규모의 갯벌이 만들어진 것은 한국에서 한강·금강·영산강, 북한에서 대동강·압록강, 중국에서 창장(長江·양쯔강)·황허(黃河) 같은큰 강이 모래흙과 펄을 끊임없이 퍼나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치적으로는 한국·북한·중국이 대립과 긴장의 경계를 만들고 있지만 자연환경으로 보면 지금도 끊임없이 협력과 교류가 이어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중국의 고전 「명심보감(明心寶鑑)- “順天者興 逆天者亡”」이 가르치듯 정치도 사회도 역사도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 흥하는 길이라는 걸 서해의 갯벌은 우리에게 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 지난 1일 오전 바닷물이 빠진 인천 영흥면 선재도와 목섬(무인도) 사이에 넓은 갯벌이 드러나 있다. 모래와 개흙이 섞여 있고 물도 약간 고여 있는 갯벌에는 갯지렁이가 들어가 있는 구멍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뚫려 있었다. ⓒ경향신문 제공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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