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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임용 확대' 홍보 후 슬그머니 ‘폐지’[탈북자의눈⑧] 한국 정부의 진정성 있는 접근을 기대한다

 
3년 전 2009년 겨울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부푼 기대가 넘치던 때였다. 그해 겨울이 막 시작되던 어느 날 공중파를 비롯한 언론매체를 통해 “정부가 북한이탈주민의 공무원 임용확대를 대대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앞 다투어 쏟아졌다.

해당 법령은 ‘외국인 및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임용확대 시행지침(행정안전부 예규 제282호, 2009.11.10)’이다. 당시 대대적으로 보도된 자료를 잠깐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앞으로, 북한이탈주민은 집중거주지 관할 자치단체(읍면동) 공무원, 취업안내 상담요원 등 공무원 취업문을 개방함은 물론 통·반장, 자원봉사자 등 사회참여 기회의 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지침 마련을 계기로 외국인 및 북한이탈주민 등 국내에 정착·거주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채용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자립지원은 물론 다문화가정 등의 정착·지원체제가 새롭게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이는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탈북공무원채용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한껏 조성시키고도 남았다. 이 내용이 발표되자마자 사회각계와 탈북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더니 이제야 제대로 통일을 이루기 위한 실질적인 준비단계에 들어갔다”며 찬사가 밀물처럼 쏟아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려 나 역시 그토록 기대하던 일이라 밤새도록 뒤척이며 밤잠을 못 이루었다. 다음날 나는 법령이 고지된 행정안전부 담당관에게 보다 자세한 북한이탈주민 공무원의 임용채용절차나 진행상황을 문의했다.

기대에 한껏 부푼 마음을 차분히 달래가며 전화했으나, 설렜던 만큼이나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대대적으로 임용할 것이라는 보도자료와는 달리 “의무사항이나 지시사항이 아니라 그저 권고사항에 불과할 뿐”이라는 담당주무관의 답변을 듣고 허탈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그렇게 TV와 언론매체들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확대시행 되는 듯이 요란하게 광고하던 내용들은 그저 한마디로 호들갑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지금 북한이탈주민공무원임용현실은 경기도와 서울에서 극소수인 몇 명만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을 뿐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전혀 고려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온전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려면 정부차원의 행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적응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전혀 실행되고 있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얼마 전 불현듯 이 일이 기억나 오랜만에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관련법령을 다시 찾아보다가 깜짝 놀랄 내용을 발견하게 되었다. 언론매체들이 요란을 떠들던 것과는 달리 실질적인 효력도 없이 단순한 권고사항에 불과할 뿐이던 시행지침법령이 간다온다 소리 소문 없이 2011년 7월 19일자로 슬그머니 폐지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구색을 갖추려 했던 권고사항마저도 폐지가 된 것이다.

- 외국인 및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임용확대 시행지침 폐지예규(행정안전부 예규 제 368호)

왜 그랬을까? 어차피 시행도 안 할 거면서 그렇게 언론을 통해 야단법석을 떨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꽤 오래도록 나에게 의문이 남았던 부분이었다. 전시행정이라는 말을 꽤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적으로 내가 확인할 수 있었던 전시행정의 표본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통일을 준비하는 실질적인 단계에서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탈북민정착관련 문제만큼은 신중의 신중을 기해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되지 않겠는가?

올해는 남북한 모두에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북한은 3대 세습의 공고화를 위해 더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 남한은 총선과 대선을 성과적으로 치러야 할 큰 문제를 앞두고 있으니 말이다. 부디 바라건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출범하게 될 새 정권에서만큼은 과거 정권처럼 빈 말뿐인 법령이 제정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일비전연구회 소속 동명숙(동국대 북한학과)

 

동명숙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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