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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는 왜 신이 되었는가?

2차 대전 이후 국제질서는 핵무기 질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핵무기 선제공격과 2차 보복능력을 모두 갖고 있으면 초강대국입니다. 미국과 소련이 이에 해당됩니다. 반면 핵무기 1차 공격능력만 갖고 있으면 그냥 핵보유 강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프랑스, 영국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초강대국에 의한 양극체제와 그 하위에 중위권 국가들에 의한 핵 과점체제는 냉전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위계질서였습니다. 냉전질서는 약소국의 핵 보유를 억제하는 데 효율적인 통제력을 발휘하였습니다. 간혹 예외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핵 확산을 성공적으로 저지하면서 장기간의 평화를 유지한 체제입니다.

그런데 냉전의 말기로부터 미국의 유일한 패권이 확립되어 이제는 핵무기에 의한 세력균형이 냉전시대와 같은 의미를 상실하였습니다. 미·소 양극체제에 비해 미국 단일패권 체제는 냉전체제와 같은 통제력을 갖지 못합니다. 한때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들이 냉전 이후를 묘사하는 ‘패권 안정론’이 그다지 안정적인 체제담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경제는 다극체제로 변화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에서 지역주의 담론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동맹을 넘어 다자안보의 가능성이 서서히 구체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서 미국의 현실주의자들은 과거와 같은 핵무기에 의한 억제력으로 더 이상 자신의 패권이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직 미국만이 독점할 수 있는 진일보된 영향력을 추구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미사일방어(MD)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사일방어는 냉전시대에 핵무기의 권위를 계승하는 21세기형 패권의 상징입니다. 최근 발간된 정욱식의 <MD 본색>은 왜 MD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독자적인 가치를 부여받는지, 그 속사정을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엮어서 소개합니다. 강력히 일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통해 MD가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대표적 담론으로 부각되는 과정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 책은 “MD는 왜 신이 되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라고 할 것입니다. 미국만이 뿜어내는 초월적인 가치와 열렬한 숭배를 불러일으키는 단 하나의 권위, 그것이 바로 MD입니다. 향후 국제질서를 가늠하는 핵심 축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일본에 가면서 “동아시아에서 MD 우산이 진일보되었다”라고 한 말은 미국의 전략가들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마틴 뎀프시 美 합참의장 "'미사일방어' 우산 구축하는데 진전 이루고 있어"). 최근에 발간된 미 국가군사전략서(NMS) 역시 중국 견제를 최우선적인 전략목표로 설정하고 그 힘의 원천을 MD에서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계 질서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데 한반도에 사드 배치가 미국의 MD와 관련 없는 한반도 문제라구요? 단순히 주한미군의 자위권 행사 일환이라구요? 참으로 순진무구한 발상입니다. 사드 논쟁은 경제에서 패권적 지위를 상실해 가는 미국이 군사 분야에선 단일 패권으로 강화되려고 하는 다급한 몸부림입니다. 중국이 더 강해지기 전에 군사적 패권의 토대를 강화시켜 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제 그 거친 호흡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게재됐습니다.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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