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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분단체제 극복의 삼중고

올해에도 어김없이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실시되고 있다. 키리졸브훈련과 독수리훈련이 연이어 이루어질 예정인 가운데 김기종 씨가 미국의 마크 리퍼트 대사를 단도로 급습했다. 전 국민이 놀라는 와중에 한미동맹 맹신론자들은 부채춤을 춰대며 ‘동맹전선 이상 무’를 외쳤다. 정치권에서는 숙주론을 들먹이며 상대편 공격의 빌미로 삼거나 불똥이 튀지 못하도록 선긋기를 하며 신속히 움직였다. 사건 당시 해외순방 중이었던 대통령은 귀국과 동시에 친히 병문안을 했다. 그러나 정작 미국에서는 정치적인 용어인 ‘테러’가 아닌 비이성적인 개인의 ‘돌출행위’ 정도로 무마하려 하고 있다. 모범적인 우방국 내에서 발생한 반미 사건을 최소화시키려 하는 것은 당연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한미군사합동연습을 반대하는 가해자의 명분이 조명 받을수록 불리해질 뿐이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북몰이의 새로운 기회인가 싶어 여기저기 찔러 대며 호들갑 떠는 국내언론이나 정치권, 반미 선동을 대놓고 선동하는 북한 당국의 대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번 사건은 분단체제가 현재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먼저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에 대해 ‘종북숙주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김기종 씨와 관련 있는 의원들에 대해 자체 조사를 통해 혐의를 벗어야 한다고도 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다시 등장한 이념 공세인 셈이다. 이에 대한 새정연의 대응은 급한 대로 폭력행사를 꾸짖어 선긋기를 한 후 새누리당 5인방(이군현 사무총장, 박대출 대변인, 김진태, 하태경, 심재철 의원)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한미군사합동연습의 적합성 여부는 신성불가침 영역이라도 되는 양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훈련이란 말만 되풀이하는 정부 관계자 말에 이의가 없다. 여당은 오히려 한미동맹 숙원 의지를 증명하려는 듯 사드(THAAD)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타당성을 집요하게 따져 물어야 할 야당은 보신에만 신경 쓰는 모습이다.

북한은 사건발생 당일인 5일 당장에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며 김기종 씨를 안중근 의사에 빗대기도 했다. 또한 12일 키리졸브 훈련마감을 하루 앞두고 지대공 미사일 7발을 동해에 발사했다. 방어용 훈련이라는 우리 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며 백악관과 청와대가 조준경 안에 들어 있다고 핵전쟁 엄포를 놓고 있다. 이러는 북한 정권은 또 뭔가? 예나 지금이나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국내정세에 교묘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들이다. 우리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그들도 자신들의 이해타산을 좇아 행동하는 것이다. 꼬리가 잡힌 1997년 ‘총풍 사건’을 보더라도 선거를 앞둔 북한의 도발은 정치권과의 은밀한 거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언뜻 보기에 김기종 씨의 주장이 북한과 같아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종북’이란 소리를 듣지만 따져보면 한통속이라고 할 수 없다. 필요에 따라 통일전선술을 구사하는 북한정권이 어떤 처지에서 취하는 태도인지 간파하고 우리 측의 분단극복의지와는 구분해야 한다.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중국을 견인하려는 미국의 아시아회귀전략을 이해하고, 적대적 공생관계 유혹을 마다하지 않는 남북 보수 정권의 생리를 파악하며, 동시에 안보담론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며 정권을 추구하는 냉전수구세력의 그물망에 걸리지 않아야만 통일시대를 향한 일보전진이 가능하다. 이토록 힘겨운 고차방정식 해법이 있기는 한지 회의적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민족에너지만 낭비한 채 70년이 흘렀다. 일제강점기 36년의 두 배 넘는 기간을 민족상잔의 아픔과 적대적 대결의식 가운데 지냈다. 애써 거부하고 싶어도 한반도 분단의 왜곡된 체제를 바로 잡고 민족 화합과 상생의 평화를 구축함은 우리 시대의 준엄한 요청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일차적으로는 속지 않고 꿰뚫어 볼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국제정치와 남북한관계, 그리고 국내정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경제의 역학관계를 감 잡아야 한다. 우선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냉철한 국제관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을 등에 업고 안보담론을 내세우는 이들이 어떤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 한 달에 3조(하루에 1000억원이다), 일 년에 37조 이상을 국방비로 쏟아 부으면서도 통일비용을 걱정하는 이상한 정서에서 깨어나야 한다.

   
 

또한 ‘반공’이나 ‘종북’이라는 정치언어로 통일에 대한 비전을 훼손시키지 말아야 한다. 남북한 정권이 내세우는 선전과 선동에 너무 쉽게 휩쓸리지도 않아야 한다. 한반도에 거주하는 남북한주민의 인권을 중심으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추구하는 민족화합인지 아닌지를 기준삼아야 한다.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누구의 통일인가? 따져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남북한 공히 분단체제로 말미암아 권력을 추구하려는 세력은 설 자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 국가는 주인 된 국민의 안녕을 위해 분수를 지키며 복무해야 한다. 남북이 체결한 합의서 내용들은 이미 통일의 문전까지 다가서 있다.

윤은주/ 뉴코리아 대표, 북한학 박사

윤은주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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