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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 오픈한 ‘통일 수다방’ 팟캐스트 남북상열지사

기이나긴 하쎄월을 기다리어 우리는 마안나따
처언둥치는 우운명처럼 우리는 마안나따
워어 워어 바로 이 순간 우리이는 마안나따
이렇게 이렇게 이이러엏게...

송창식의 ‘우리는’ 노랫소리가 울려퍼지는가 싶더니, 잠시 후 “하하 호호” 젊인이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노래를 대신한다. 북한·통일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징검다리가 되고 싶어서 만들었다는 팟캐스트 남북상열지사.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는데 이 사람들, 뭐가 그리 즐거운 것일까?

남북상열지사 공동진행자인 박일수 사랑의연탄나눔운동 사업팀장은 “무거운 짐을 이고 멀리 가기는 힘들지 않냐”며 “통일의 먼 길을 가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가자, 통일이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이야기꺼리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통일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상열지사를 음식으로 치자면 거나한 한정식보다는 먹고 싶을 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굳이 콕 찍어서 하자면 퓨전 떡볶기 같다고나 할까.

남북상열지사의 진행자는 박 팀장를 비롯해 정대진 책마루 대표, 최순미 고려대 북한학 박사 등 3명이다. 지난 3월 3일에 업로드한 북민협 특집에는 이주성 북민협 운영위원장(월드비전 팀장), 최혜경 북민협 정책위원장(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이 출연했다. 북민협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의 줄인 말로 59개 단체가 가입해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활발한 활동을 벌였지만 2010년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로 지금은 ‘개점 휴업’ 상태다. 풀어놓고 싶은 절절한 사연, 바람이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 팟캐스트 남북상열지사 녹음 장면. 오른쪽 세 사람이 공동진행자다. 박일수 팀장, 최순미 박사, 정대진 대표 ⓒ남북상열지사 제공

우선, 진행자가 사소할 것 같은 질문을 던졌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라는 단체 이름을 ‘대북지원’이 아닌 ‘대북협력’으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이주성 운영위원장은 “북한을 떠올리면 보통 지원(대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민협은 일방적으로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있는 지원이 아닌, 그들(북한)의 문제를 그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후원하며 함께 협력한다는 의미로 대북협력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1995년 8월 국제사회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던 시점을 기준으로 올해가 대북지원을 시작한 지 20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북한의 변화상은 어떠하며, 우리는 어떻게 (북한과) 협력할 수 있을까? 이 운영위원장은 “과거에는 (대북지원 관련) 일만 열심히 하면 통일・통합되고, 북한에게도 좋고 우리 다음세대도 좋을 것이라 생각 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니 북한주민이 동의하지 않고, 남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통일・통합은 어렵겠더라. 그런 측면에서 우리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방법을 솔직담백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며 고민하고 찾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통일논의 아닌 일상적 통일논의를
최혜경 정책위원장은 대북지원단체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활동을 이렇게 들려줬다. “종교적인 이유로 대학생 때부터 북한에, 특별히 고아들에게 관심을 가져왔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통일 논의가 주로 정치적・군사적인 접근만 있었다. 우리에겐 ‘남한 아이들이 북한 아이들을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했던 것이 ‘안녕, 친구야’라는 캠페인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직접 북한 아이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자기 얼굴을 그리고 ‘나는 누구이고, 어느 학교 다니고, 몇 살이고, 무엇을 좋아한다’ 등의 간접 대화를 시작했다. 몸으로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통일을) 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주 일상적인 교류를 시작하자는 그것이 어린이어깨동무의 시작이었다.”

최 팀장은 현재 학교에 나가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평화문화, 교육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과 지금 아이들이 북한을 인식하는 모습은 변했다고 증언했다. “아이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잘 모르면서 두려워했다면, 지금은 무서움의 대상에서 혐오스러운 대상으로 변모했다.” 최근의 종편방송 등 부정적인 정보의 유통과 남북관계의 분위기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 팟빵(podbbang.com)의 남북상열지사 홈페이지

‘어, 북한 친구들도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네’
출연자들은 또 대북사업의 옛 추억을 나누며 북한에서 월드비전이 감자농사를 지었던 이야기, 방북과정에서의 에피소드 등을 마치 무용담 나누듯 신나게 들려줬다.

이주성 운영위원장은 “남북교류가 활발하던 시기에 만났던 북한친구들에게 제일 고민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고부간의 갈등, 자녀교육문제 등 우리와 너무나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했다. 서로 다른 것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질감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남북상열지사는 웃음으로 시작했다가 흥미, 진지, 감동, 눈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청취자들의 반응은 ‘재미있다’와 ‘유익하다’가 대부분이다. “북한에 대해 은근히 관심있었는데 이런 팟캐스트가 있었는지 이제 알았네요. 재밌을 거 같네요.” “진행자들 엉성한 듯 캐릭터 잡았지만 내용의 디테일이나 치고 들어오며 주고받는 멘트들이 명품 팟캐스트의 출현을 예감합니다. 북한 청소년들의 개방적인 성문화, 새로운 정보와 재미, 앞으로도 기대되네요.”

거기다 감동에 더해 제보까지 하는 이도 있다. “마냥 재미있게 듣다가 '힘있는 사람들의 판단과 강요에 억류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마지막 멘트에 코끝이 찡했네요. 언제나 힘!” “‘스틸레인'이라는 한반도 전쟁에 대한 만화인데 정말 재밌네요. 다함께 생각할 부분도 많은 것 같고요. 함께 봐요.”

팟캐스트 남북상열지사는 2013년 7월 5일 첫 방송 ‘거기 지금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총 36회(호외 포함 40회) 방송을 내보냈다. 거의 매주 방송을 내보내다가 지난해 9월 20일을 끝으로 잠시 쉬었다. 진행자 셋 다 박사과정에 있다 보니 논문 퇴고에 바빴던 것이다. 이들이 다시 뭉치게 된 것도 박사 논문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팟캐스트 이름이 남북상열지사인 것은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본딴 것이다. 분단 상황의 남과 북이 서로 갈등하고 싸우고 있는데, 서로 뜨겁게 사랑(상열)해보자는 뜻이다. 세 진행자는 모두 생업이 있고, 가정이 있는 이도 있다. 그럼에도 2주에 한 번은 꼭 구로구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어김없이 모인다. 분주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전공과 관련한 편안한 수다떨기를 할 수 있는 즐거운 취미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청취자들에겐 재미와 유익,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는 것이다.(http://www.podbbang.com/ch/6528)

최형만 기자  josephmann08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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