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남북관계
한일 관계와 워싱턴동아시아재단 정책논쟁 제21호

한일 관계의 퇴보는 동맹 네트워크로 강조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목표를 지속적으로 저해해왔으며, 양국 관계가 통합은 아니더라도 대립 각을 세우지는 않아야 한다. 역사적 문제로부터 전이해 분열된 한일 관계는 지난 몇 년 동안 양국의 수장인 아베 신조와 박근혜의 회담을 저지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보류되어 있는 데 반해, 한미일 3국간 관계는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 이는 지난 봄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버락 오바마, 아베 신조와 박근혜의 회담 및 최근 서명된 군사정보교류협정(GSOMIA)으로부터 알 수 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임한 최근 몇 년간 한일간 긴장이 점차 고조되어 양국간 관계는 가히 최악이라 할 수 있다. 양국간 유래 깊은 역사 문제들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중요한 두 동맹간의 포괄적인 협력을 방해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간의 협력을 통하여 오바마 행정부의 재균형(rebalancing)전략에 힘을 실으려는 미국에게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역사 문제
확연히 화난 표정의 박근혜 대통령 옆에 멍한 표정으로 구부정히 앉아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모습은 2013년 발리 APEC 정상회담이 남긴 유명한 장면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간의 냉랭한 관계는 균열된 한일 관계를 보여주는 작은 상징이다. 한일 관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말할 정도로 틀어져 있다. 2013년 말, 크게 논란이 되고 도발적이기까지 했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박 대통령의 정상회담 거절이 어느 정도 정당하게 보이게 했다.

미국에 있어 한일간 화해를 방해하는 요소들은 새롭지 않다. 그 중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과 전쟁 중 한국에 가한 고통에 대해 확실히 인정하는 역사적인 발언을 포함한 위안부 문제 해결과 일본 역사 교과서 문제, 그리고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문제 등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이슈이다.

2013년 12월 말,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개인적인 신념을 이유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였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자문이나 동맹들로부터 한일, 중일 관계가 사상 최악의 상태인 만큼 논란을 일으킬 것이 뻔한 참배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완강하게 뿌리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에 의하면 아베 총리는“내가 만약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더라도 그것들(한일 관계와 중일 관계)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이들 양국이 아니더라도 러시아 등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보좌진의 경고를 무시하였다고 한다.

야스쿠니 참배는 해외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다. 중국과 한국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자행한 만행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의 연장으로 보았다. 중국 외교부는 아베 총리를 “아시아의 나치를 떠오르게 한다”며 강경하게 비판하기도 하였다. 한국은 조금 완곡하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아베 총리가 “과거사의 상처를 헤집고 있다”고 분명하게 비판하였다. 아베 총리의 참배는 최근 진전되던 한중일 3국간의 자유무역협정에 관한 논의를 해칠 수도 있다. 북한의 국영방송사는 아베 총리의 참배를 “아시아와 세계를 향해 던진 제2의 침략전쟁 선언”이라며 역시나 격앙된 표현으로 비판하였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중국이 일본을 공격적으로 대한다거나 한국이 일본을 고립시키고 있다는 미국의 공세로부터 한국과 중국이 당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더군다나 미국으로부터도 “실망스럽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 이례적으로 엄중한 질타를 받기도 하였다.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것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뿐만이 아니었다. 아베 정권은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의향을 계속 내비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일 관계를 해칠 말실수나 어설픈 발언들을 지속했다. 특히, 역사 문제와 관련한 언급들은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 아베 총리는 자신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대통령의 관계를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가 삐걱대는 것에 일조했다. 일견 아무런 의미 없는 발언일 수 있으나,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이 일본 제국 군대 장교 출신의 독재자라는 사실을 부각시켜 버린 것이 되었다. 무죄를 선고 받긴 했으나 A급 전범으로 기소되었던 기시 노부스케와의 관계였기 때문에 그 악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나아가 “침략”이라는 단어가 모호하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한국 정부를 자극했다. 또한 아소 다로 부총리가 일본의 전후 헌법을 개정함에 있어서 아베 정권이 193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을 개정한 나치의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화를 키웠다. 게다가 일본의 여당 정치인이 전쟁 중 위안부에 대해 합리화 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의 항의를 받아야 했다.

역사에 대한 잘못된 발언 외에도 아베 정권은 독도-다케시마 논란으로 한국을 압박했다. 2013년 2월, 아베 정권은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기념 행사에 파견하였다. 당시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인 스가 요시히데는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무관 파견은 (일본) 정부의 대처 자세를 보여주기 위한 의미도 있다. 정부는 일본 국민 모두가 다케시마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하고, 오늘 시마네현이 개최하는 행사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긴장을 증대시켰지만, 이것의 전후 사정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아베는 캠페인 중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 행사로의 승격을 공약했고, 고위급 각료를 행사에 참가시킬 것이라고 일부 국민들은 기대했다. 행사 파견 인사를 정무차관급으로 낮춘 것은, 미미할지라도 한국에 대한 양보였다.

많은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아베 정권의 입장은 역사적 사안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인정하는 데 이미 상당히 포괄적인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학의 일본학 학자인 제럴드 커티스는 최근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이러한 현상에 굉장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고노와 무라야마 담화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이전과 도중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잔혹한 행위들에 대한 일본의 진실한 사과에 대한 명료하고 굳은 확언이다. 이들의 담화는 확실히 믿을 수 있지만, 아베는 전쟁 중 일본의 역할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담화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에 많은 신뢰를 주지는 못했다. 커티스는 “일본에는 잊혀지는 기억이 있고, 중국과 한국에는 극대화되는 기억이 있다. 한국과 중국 사람들은 이러한 역사를 그냥 잊을 수가 없다. 그들은 일본과 일본의 잘못을 맹비난하는 것이 어떻게든 이득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은 일본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라며 일본과 주변 국가들이 역사적 문제에 대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 있어 긴밀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안타깝게도 이러한 행동은 최근 일본의 안보방위 개혁에 대한 한국의 잘못된 우려와 더불어 최근 몇 년간 한일 관계의 외교적 증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특히, 한중일 3국간 고위급 회담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중일 3국 자유무역협상은 진전되었다. 농업 보조금과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3국간 협정의 경제적 장애물은 아직 많지만, 긍정적인 모멘텀을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북한에 대한 미국, 일본과의 지속적인 협력 노력도 3국간 협력의 좋은 예이다. 2014년 말, 3국은 오랜 기간 동안 논의되었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에 중점을 둔 군사정보교류협정(GSOMIA)에 서명했다. 이 협정이 널리 알려져야 하지만, 이의 한계와 한국의 정치적 민감성으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양자간 합의에 실패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일간 정치적 분열은 두 국가간의 중요한 경제적 관계를 초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미국과의 3국 노력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일치된 행동을 취하고, 잠재적 갈등 및 북한의 체제 붕괴와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한 충분한 대비이다. 하지만 북한의 억제력을 넘어서는 장기적인 전략적 영향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일 관계의 단절은 한국과 중국간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역사에 대한 아베의 입장과 중국이 북한에게 환멸을 느끼는 등의 요인에 힘입어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증진되었다. 한일간 고위급 회담의 부재와 더불어 중국의 동중국해 도발에 대해 한국으로부터의 저항이 줄어들면서, 중국이 일본에 대해 더 대담한 태도를 취하는 결과를 간접적으로 초래했다.

한미일 3국의 보다 큰 안보 협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중요하다. 우선, 이 협력은 평양의 도발 견제라는 공통된 이익을 추구하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지만, 이 협력은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에 발생할 수 있는 틈을 이용하려는 중국에 대한 더욱 확실한 대비책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로는, 한미일 3국 협력은 인도적 지원, 재난 구조 및 수색과 구조 노력 등의 비전통적인 안보 분야에도 작용할 수 있고,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재균형 전략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J. Berkshire Miller/ J. Berkshire Miller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 포럼의 한일워킹그룹 체어이며 EastWest Institute의 동아시아 펠로우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정보관련 전문가로서 주요 1.5트랙 및 2트랙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동아시아 안보관련 이슈에 대하여 Economist, Foreign Affairs, Forbes, Newsweek, National Interest, Global Asia, Jane’s Intelligence Review, CNN, East Asia Forum과 아사히신문 등 세계 주요 저널, 잡지, 신문 등에 기고하였다.

*본 게시물의 저작권은 동아시아재단에 있습니다.

J. Berkshire Miller  jbmllr@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