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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첨 잘하는 사람, 간쟁 잘하는 사람

새해를 맞아 실오라기의 희망이라도 잡으려고 모든 국민이 큰 기대를 걸고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았건만, 희망과 기대는 통째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남은 거라고는 짜증과 답답함, 안타까움과 실망이 뇌리에 감돌며, 어떻게 3년을 더 참으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탄식이 겨울 하늘을 뒤덮고 말았습니다.

통치자 자신은 지고지선(至高至善)의 경지에 있으니 무슨 일에 잘못이 있고, 어떤 일에 문제가 있느냐 면서 모든 잘못은 오히려 남에게 있다며 가던 길을 계속 가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상식을 지닌 국민이라면 참고 견디면서 그런 언변에 공감했을까요. 국민 60% 이상이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정부의 일을 못 믿겠다고 아우성치고 있건만, 그런 여론이나 옳은 주장은 오불관언이라면서 자화자찬만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입니까. 이런 분통 터질 세상이 이 나라 아니고 어디서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까.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는 일절 말하지 않으며 오직 시키는 대로만 맹종하는 문고리 3인방을 극찬하면서 그들과만 함께 일하겠다는 억지 주장에 동의하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요. 『목민심서』에는 어떤 사람이 충성스러운 신하요, 어떤 인격의 소유자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쾌하게 밝혔습니다.

“아첨 잘하는 사람은 충성스럽지 못하고 간쟁(諫諍)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배반하지 않는다. 이 점을 잘 살피면 실수하는 일이 적을 것이다.(善諛者不忠 好諫者不偝 察乎此 則鮮有失矣 : 「用人」)”

속담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그러나 몸에는 좋다.”라는 말이 있는데 평범한 진리임에 분명합니다. 아첨만을 충성으로 여기고 집권 시작부터 지금까지 일해 왔는데 도대체 되어진 일이 무엇입니까. 인사 참사만 거듭되었고, 불통 정권이라는 오명으로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운데 과연 그렇게 하고도 충성스러운 신하라고 말할 수 있는가요.

쓴소리 잘하고 간하는 말 좋아하는 사람이 진짜 충신이고, 절대로 배반하지 않는 사람이지, 아첨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배신자가 되었던 것은 과거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십상시가 언제 충신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가요. 윗사람의 눈치나 살피고 그의 심기에 맞도록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이 내시들이었습니다. 21세기에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될까요. 그런 사람이야 없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믿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문호를 활짝 열고 전국의 방방곡곡을 둘러보면 참으로 간쟁 잘하고 직언을 서슴지 않을 비서관이나 행정관들이 셀 수 없이 많을 것인데, 국민적 요구를 거부하면서 고집만 부리고 있다면 나라가 도대체 어떻게 되어질까요.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그런 평범한 진리를 터득하고 간쟁 잘하는 사람이 참다운 충신이라는 다산의 말씀에 귀 기울여 고집을 조금 풀어보면 어떨까요.

새해, 잘 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희망을 살펴주세요.

박석무/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사)다산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 글에 대한 저작권은 (사)다산연구소에 있습니다.

박석무  e_das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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