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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포들에게 식량을 보낸다구요?「소원밥상」에서 얻은 지혜 "음식을 만들 때, 소원을 담으면 이루어진다"

음식은 그저 먹는 것이 아니라 담아내는 것이어야 한다. 간단한 음식을 만들 때에도 소원을 담으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밥 한 숟가락을 떠먹을 때마다 그 밥에 원하는 것을 담고 씹으면 분명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음식의 비밀이고 우주가 우리에게 내어준 좋은 에너지이다.

 
누군가는 요즘 아이들이 급식을 하기 때문에 난폭해진다고 한다.

모두에게 똑같은 반찬을 주는 급식을 먹는 동안, 허겁지겁 음식을 만들어내는 식당에서 점심을 때우는 동안,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밥상을 받는 동안, 아이들은 마음을 살찌울 영양분을 먹고 그 힘으로 자신에게 닥친 난폭한 환경을 이겨내기엔 버거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엄마의 도시락은 얼마나 다른가, 말한다. 아이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넣은 도시락에는 몸으로 흡수되는 영양분 외에 또 다른 것이 들어 있다. 잘되라는, 훌륭해지라는, 엄마의 ‘소원’이다. 이 좋은 에너지가 들어간 음식을 먹은 아이들은 마음이 따뜻해지고 선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리연구가 권오분 씨는 <소원밥상>이란 책에서 ‘마인드 푸드’를 강조한다. 우리 어머니들이 음식을 할 때 기도를 담았듯 마음과 소원이 담긴 음식을 먹자는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음식은 그저 먹는 것이 아니라 담아내는 것이어야 한다. 간단한 음식을 만들 때에도 소원을 담으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밥 한 숟가락을 떠먹을 때마다 그 밥에 원하는 것을 담고 씹으면 분명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음식의 비밀이고 우주가 우리에게 내어준 좋은 에너지이다. 음식의 진짜 영양분은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바뀌려면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어야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려면 음식에 먹는 사람을 위한 소원이 깃들어야 한다. 그러니 작은 음식 하나에도 무조건 마음이 담겨야 한다고 믿는다. 먹는 사람의 마음도 중요하지만 어떤 생각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기운과 에너지가 달라지고, 결국 똑같은 음식도 몸에 들어와 달라진다는 뜻이다.

‘나누어 먹는 음식’도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예전에는 그랬다. 사소한 주전부리든, 잔칫날의 음식이든, 푸짐하게 만들어서 온 이웃이 나누어 먹는 음식 문화가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려주었다. 정월 대보름에는 아홉 집을 돌아다니며 얻어먹어야 한 해 동안 아프지 않고 복을 받는다고 해서 이웃끼리 나누어 오곡밥과 나물 등을 나누어 먹었다. 봄이 되면 함께 쑥을 뜯으러 가고 그 쑥으로 쑥개떡을 만들어 또 나누었다. 동짓날이면 동네 집집마다 팥죽을 돌렸다.

이런 음식이야말로 ‘자연식’ ‘환경 음식’ ‘영양 식탁’보다 더 중요한데, 왜냐면 소박하지만, 거기에는 만드는 사람의 정이 듬뿍 담겼기 때문이다. 가난하더라도 마음이 들어간 음식을 나누어 먹고 작은 마당에서 꽃을 피워내며 사는 것이, 어렵고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슬기로움이었다.

그들은 손님을 초대하면 푸짐하고 화려한 음식보다 정갈하고 간편한 음식이 더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음식을 만들 때 부담스럽고 지겨운 이유는 잘 차리려고 욕심을 부리거나 음식을 요리의 개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이웃끼리 모여 보리밥· 감자·옥수수를 삶아 나누어 먹던 것처럼 아무리 소중한 사람이 와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정갈하게 내어놓는 것이 더 인상적이고 푸근하다.

그렇더라도 음식을 내어갈 때는 꼭 그 음식에 먹는 이를 위한 소망을 담고 의미를 담았다. 가령 음식을 먹을 사람이 가장 소망하는 바를 기원하며 재료를 다듬고 조리를 하며, 음식을 줄 때 그 기원이 담긴 음식의 의미를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아주 간편하고 작은 음식이라도 먹는 사람에게서 먹고, 소화하고, 즐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생겨난다.


   
▲ 소원밥상. 권오분 지음, 마음의숲 펴냄.


권오분 씨는 음식 하나하나에 추억과 이야기가 서려 있다.
무릎이 아픈 벗을 위해 아버지가 골담초꽃을 먹던 모습을 떠올려, 친구에게 골담초꽃 샐러드를 만들어 준다. 먹을 사람의 종교와 희망 사항을 기억해 두었다가 그에게 꼭 필요한 행운을 재료에 가득 담아 만두, 기도만두를 만든다. 딸은 도시락으로 청국장과 튀김 5인분을 싸들고 다니며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고3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음식이란 그러고 보면 그저 허기를 채워주는 역할만 있는 게 아니다. 음식은 우리 과거이고, 추억이고, 역사가 된다. 그런 음식이 어떤 영양식보다 사람을 위로하고 치료하는 역할이 있다.

음식 하나에도 마음을 담고, 기도를 담는 일, 그게 음식의 영성이 아닐까. 생활 속의 영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음식의 영성이다. 음식을 만들 때 그 음식을 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기도를 담아내는 일, 정이 담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공동체의 깊은 애정을 담는 일, 상다리 휘어지는 시끌벅적한 음식이 아닌 정성을 담아 차려낸 손님 밥상, 이런 것이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식탁문화에 담아야 할 영성이다.

북한에 식량을 보낸다는데 '소원'이 빠져 있으면 '생색내기'가 될 뿐이다. 밥상을 정성스레 마음을 다해 차릴때, 통일은 이루어질  것이다. 


박명철(북칼럼니스트)

 

박명철  aim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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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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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5-10-22 01:18:14

    자신이 그렇게 먹기싫어하는 음식을 마구버리면 북한동포들의 고통 계속이어질겁니다~!!!! ㅠㅠㅠㅠ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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