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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권력, 백성에겐 승냥이다

2014년 후반기의 대한민국은 문고리 권력에 대한 논쟁으로 세월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3인방이니, 십상시니, 7인회라는 정체불명의 이야기들이 난무하면서 세상이 온통 소용돌이에 빠져 시끄럽고 복잡미묘하여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이제 검찰 수사가 결론을 내려 ‘찌라시’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었지만, 그걸 믿는 국민은 많지 않고, 의혹과 의문의 꼬리는 잘리지 않아 전혀 개운하지 않은 상태가 오늘의 현실입니다.

지금부터 200여 년 전에 저작된 다산의 『목민심서』에도 문고리 권력의 문제점에 대한 상세한 대책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그때 사용하던 용어는 여러 가지가 있었으니, ‘문졸(門卒)’이 대표적인 용어이고 일수(日守)·사령(使令)·나장(羅將)이라고 일컬어졌지만, 요즘으로 보면 문고리 권력임에 분명합니다. 신분과 직책이 오늘의 청와대 비서관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그들이 저지르는 비행을 열거해보면 최측근의 권력이 해내는 일과 유사하여 그렇게 견주어 볼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문졸이란 가장 천하고 교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런데 손아귀에 틀어잡은 권리는 모두 합해 다섯 가지가 있으니, 혼권(閽權), 장권(杖權), 옥권(獄權), 저권(邸權), 포권(捕權)이다. 이 다섯 권력을 지녔기 때문에 아래 백성들은 그를 승냥이처럼 두려워하는 것이고, 목민관은 그들이 제멋대로 포학하는 것을 내버려두니 이에 백성들이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馭衆)

지금의 문고리 권력과는 다르게 옛날의 문고리 권력은 신분이 천하고 하인이나 종 같은 사람들이었지만, 다섯 가지 권력을 쥐고 있어 승냥이처럼 무서운 존재라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혼권’이란 백성이 억울한 사연을 적어서 관청에 들어왔는데, 그 내용에 관청 아전들의 잘못에 관한 부분이 있으면 가로막고 원님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권한을 말한다고 했습니다. ‘장권’이란 잘못한 사람에게 곤장으로 때리는 권한인데,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문졸 스스로 판단대로 매질을 남용하는 권한이며, ‘옥권’이란 범죄자를 옥에 가두는 집행권이고, ‘저권’이란 세금 받는 권한을 이르고, ‘포권’이란 범죄자를 체포하는 권한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혼권’이 바로 요즘의 문고리 권력이 남용하기에 딱 들어맞는 권력입니다. 다른 권력은 요즘으로는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으니 완전하게 일치하는 권력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고리 권력을 통솔하고 관할하는 사람은 목민관 한 사람뿐이어서 요즘으로는 대통령 한 사람 아니고는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만약 그들, 문고리 권력이 횡포를 부린다면 우리 백성들은 살아갈 길이 없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수사결과야 오늘의 문고리 권력은 아무런 잘못이나 횡포가 없다고 발표되었지만, 과연 그럴까요. 믿지 않는 국민들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문졸’을 제대로 통솔했을 때 통치가 제대로 이룩되고, 그렇지 않을 때 나라가 어지러워진다는 것을 고려하여 오늘의 대통령도 문고리 권력을 제대로 통제하여 국민 모두가 신뢰하는 청와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 혼자만의 바람일까요.

박석무/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사)다산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 글에 대한 저작권은 (사)다산연구소에 있습니다.

박석무  e_das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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