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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겨울에 봄 열리다통일코리안 뉴코리안(1)

한 나라가 이웃 나라를 공격하려 했다. 세밀한 작전을 세우고 군사들을 보냈지만 철통같은 방어에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왕은 틀림없이 내부 스파이 소행이라 믿고 참모들을 추궁했다. 그때 한 참모가 일급 정보를 털어놨다. 왕의 은밀한 말까지 낱낱이 알아서 상대 왕에게 고해바치는 특급 국사(國師)가 이웃 나라에 있다는 거였다. 왕은 특수부대를 파견해 당장 그 국사가 있는 곳을 쳐들어가 포위해버렸다. 다음 날 아침 국사의 시종(侍從)이 일어나보니 난리가 나 있었다. 특수부대가 온통 자신의 성을 포위하고 있는 게 아닌가. 벌벌 떠는 시종을 위해 그 국사는 눈을 열어 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시종의 눈이 열렸다. 국사 주위엔 쳐들어 온 부대보다 훨씬 강하고 많은 특수부대가 뒤덮여 있는 게 아닌가!

이 사실을 간파할 안목이 있을 리 없었던 침략군대가 국사를 체포하러 다가왔다. 국사는 이번엔 침략군의 눈을 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침략군대의 눈이 멀게 됐다. 국사는 눈이 먼 그들을 엉뚱한 길로 안내했다. 멀었던 눈이 돌아오자 그들은 자신들이 속았다는 걸 알게 됐다. 단번에 독안의 쥐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이들을 몰살시키려는 자기 나라 왕에게 국사는 죽이지 말고 음식과 물을 먹고 마시게 한 다음 돌려보내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죽을 처지에서 배불리 얻어먹고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돌아간 그들에게 다시는 그 나라를 침략할 미움이 생길 리 만무했다.

성서 열왕기하 6장의 내용이다. 이스라엘을 침범했던 시리아 군대에게 선지자 엘리사가 했던 대응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극적으로 반전된다는 점에서 한 편의 드라마이이기도 하고, 일촉즉발의 전쟁이 입가에 웃음을 선사하는 평화로 바뀐다는 점에서 한 편의 유머이기도 하다. 전쟁은 미움과 긴장으로 상대방도 자신도 죽이고 말지만, 평화는 웃음과 여유로 상대를 무장해제하고 자신도 구하게 된다.

해방 70주년인 올해, 감격보다는 착잡함이 앞서는 이유는 하나다. 해방이 곧 분단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를 이루기까지는 8·15 해방은 결코 감격일 수 없다. 오히려 아픔이고 눈물이어야 한다. 갈라져 서로 싸우는 남북이 화해의 손을 맞잡고 통일의 어깨를 걸 때 해방의 참 감격은 주어지게 될 것이다.

국토 분단 70주년인 지금까지 남북간에는 미움과 대결의 오랜 시간이 이어져왔다. 한때 평화와 통일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남북이 한겨울로 접어든 지 오래다. 어쩌면 통일은 앞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고들 걱정한다. 하지만 오는 봄을 어찌 막으랴. 움트는 생명을 누군들 누를 수 있으랴. 역사의 봄도, 평화와 통일의 생명도 이미 완연해진 것을, 그래서 분단도 이념도, 미움도 전쟁도 낡고 초라한 몰골로 사라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눈이 열려지기를.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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