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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뷰’ 왜 호평보다 혹평이 많을까?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가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미국 현지시간) 드디어 개봉했다. 개봉 전부터 북한의 ‘공격’ 운운한 반발과 미국의 대응이 있었던 만큼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정작 뚜껑을 열어본 ‘인터뷰’ 반응은 어떨까. 26일자 국내 언론에 소개된 미국 현지 반응과 ‘인터뷰’를 직접 본 전문가들의 소견을 보면 호평보다는 혹평이 훨씬 우세한 것 같다.

‘제 꾀에 빠진 北… 사이버테러가 되레 엄청난 홍보효과’(동아일보)
‘北의 자충수?… 인터뷰 美 전역 상영’(국민일보)
김정은 암살 영화 ‘인터뷰’ 미 온라인서도 상영(한겨레)
‘인터뷰’에 열광하는 아메리카(매일경제)
“테러에 굴복 않겠다”… 미국, 영화 ‘인터뷰’ 애국 관람 행렬(중앙일보)

‘인터뷰’ 개봉을 다룬 26일자 국내 언론 기사 제목이다.

<중앙일보>는 워싱턴발 ‘17개 극장 성탄절 관람표 거의 매진’ 소제목이 달린 기사에서 “워싱턴의 소형 독립영화관인 웨스트엔드시네마도 성탄절과 26일 두 차례 상영분이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이런 식으로 미리 관심이 몰리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는 극장 매니저 조시 레빈이 워싱턴타임스에 전한 말을 보도하며 ‘인터뷰’의 열기를 소개했다.

이러한 열기에 대해 <동아일보>는 “당초 미국에서 상영이 취소됐던 영화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봉되면서 북한은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자충수를 둔 셈이 됐다”고 밝혔다. 북한 측의 사이버 테러와 미국의 보복 공격 논쟁이 영화의 인지도를 더욱 높여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라는 것.

<국민일보> 기사는 “북의 자충수?… ‘인터뷰’ 美 전역 상영”이라는 제목을 달긴 했지만 전문가들의 혹평이 많았다고 전했다. 기사는 “네티즌들이 10점 만점에 9.9의 평점을 몰표하고, 온라인 배포 직후 파일 공유 사이트인 토렌트에 해당 영상이 풀려 수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호응이 이어졌다”면서도 “반면 실시간 영화 비평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 공개된 전문가 평점은 53%(100% 만점)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혹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 포스터

<한국경제>는 전략자문회사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리치 클라인 영화·미디어 디렉터의 말을 인용, “매우 영리하고 정치적으로 영악한 점이 있는 영화”라며 “인터뷰가 불법 복제돼 북한으로 흘러들어 간다면 정권에 진정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사는 “미국 ABC방송은 리뷰 기사에서 평점 5점 만점 중 2.5점을 주며 보통밖에 되지 않는 영화라고 평가했다”며 “지난 12일 인터뷰가 첫 시사회에서 공개된 직후에도 버라이어티와 가디언 등 언론은 ‘섣부른 풍자극’ ‘천박하고 웃기는 코미디’라며 낮은 점수를 줬다”고 소개했다.

<경향신문>은 “뜨겁던 ‘인터뷰’ 뚜껑 여니 미지근” 제목의 기사에서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가”라고 되묻고 있다. 오마바 대통령이 나서 ‘표현의 자유’ 운운하고, 극장주들이 나서 독재자의 검열 시도에 맞서 미국식 가치 수호를 위한 ‘시민의 의무’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일반인 시청자의 반응은 ‘3류 코미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며 “3류 코미디 치고는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해킹 사태로 언론 주목을 받지 않았다면 이런 영화를 돈 내고 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냉담한 평가도 많았다”고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인터뷰’에 대한 평가는 북한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미국 시각보다는 같은 언어와 문화를 가진 남한의 시각이 더 정확할 것이다. 마침 한국의 영화평론가와 탈북자 출신 기자가 직접 본 영화평이 <동아일보>에 실렸다.

“웃기기 위해 독재자로서 김정은의 이미지를 소비할 뿐 김정은이라는 인물이나 북한 체제를 날카롭게 풍자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강유정 영화평론가의 감상평이다. 강씨는 “중간중간 어색한 한국어가 등장하는 데다 김정은 역할의 랜들 파크와 실제 김정은의 일치도가 낮아 이질감이 느껴진다. 한국 관객 입장에서는 몰입하기가 다소 어려운 영화다”라고 했다.

주성하 기자 역시 “영화 ‘인터뷰’는 한국에서 상영됐다면 성공하지 못할 영화로 보인다”며 “후하게 쳐서 10점 만점에 3, 4점 정도 줄 수 있겠다”고 혹평했다. 주 기자는 “일단 영화 전체에서 제작자들이 북한을 모른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평균적 상식에도 못미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코미디 영화라는데 웃기지도 않았다. 김정은을 암살하다는 요소를 빼면 작품성은 평가하기 민망한 수준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체제나 실재하는 인물에 대한 비판은 엄격한 사실이 바탕이 되는 게 기본이다. 그럴 때 설득력과 감동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인터뷰’가 찬사보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다. 어쨌든 이 영화는 헐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하고 헐리우드 영화사가 만든 헐리우드 영화다. ‘인터뷰’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기가 무리일 수도 있겠다는 말이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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