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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원칙 무너뜨린 헌재의 판결을 보며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8대 1이란 결과가 더 참담하게 느껴집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극우화가 이 정도로 진행됐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이 다음은 예상할 수 있겠지요. 며칠 동안은 어떤 뉴스가 나와도 이 뉴스에 묻히겠지요. 그리고 그동안에 정윤회와 십상시라든지 하는 정치권의 공방은 아예 묻혀 버리겠지요. 그리고 며칠 후엔 "통진당 해체 엄청난 후폭풍" 등의 기사가 깔리면서 지금과는 또 다른 공안의 한파가 몰아치겠지요.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국제적으로도 썩 좋은 뉴스로는 보도가 되지 않을 겁니다. 이 판결로 우리는 터키와 완전한 형제국이 되어 버렸으니. 그리고 독일이 1956년 공산당 해체 헌재 결정을 내리고 그 반성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우리도 아마 오랜 동안, 아니, 어쩌면 더 오래 정치적 암흑의 시기를 겪게 될지도 모르죠. 이 다음은 뭐가 올까요? 삼선개헌?

좀 더 강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새민련 역시 혹독한 댓가를 치루게 될 겁니다. 굳이 마틴 늬뮐러 목사의 경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자기 일이 아니라고 발뺌했던 그들은 이 공안 광풍 아래서 지리멸렬하게 되겠지요. 자기들 안에서 먼저 싸울 겁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행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공간은 더욱 축소되겠지요. 1월 중순에 있을 김어준 주진우 재판도 걱정됩니다. 실형이 떨어지겠지요. 우리 앞에서 먼저 선도해 싸워왔던 이들에 대한 탄압들은 더욱 심화될겁니다. 이재오 김문수 이런 양반들 안됐네요. 이들의 전력은 이들의 발목을 잡을테니. 아, 그만큼 더 변절자의 원칙에 더 충실하면 될까요? 자신의 전력을 가리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자신을 부정하게 되는. 그러나 그 권력은 강고해질수록 독해지는 법.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도 볼만할 것 같고.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씨앤엠 노동자들의 겨울은 얼마나 더 혹독해질까요. 자기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마저도 종북으로 내몰리게 된 사람들.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은 얼마나 더 아파야 할까요. 진실을 찾으려는 그들의 싸움조차 종북으로 몰았던 저들은 얼마나 더 거세게 빨간 페인트를 뿌려댈까요.

   
▲ 19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선고 직후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선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진보정치> 제공

통진당 해산은 잠깐 동안의 민주주의를 누렸던 한국사회에서 채 극복하지 못한 역사의 침탈입니다. 국가폭력에 의해 심어진 빨갱이 컴플렉스, 봉건적 피학적 양상, 그리고 국가폭력의 일상화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사변일 겁니다. 체화되지 못한 민주주의의 약한 뿌리를 아예 뽑아 버리겠다는 일제 부역세력과 그 후예들의 폭거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분단이라는 현실이 얼마나 강하게 우리의 생각의 범위를 좁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들이 이렇게 폭거의 체제를 완성하고 나면 그러잖아도 심화된 부의 불균형, 그리고 색깔론을 들이밀며 사회 체제에, 즉 힘 가진 자에게 복종하고 약한 자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정글의 법칙은 더욱 공고히 자리를 잡겠지요. 세월호 사건 같은 게 일어나도 여기에 의문을 가지는 순간 종북의 딱지가 붙여지겠지요. 그리고 그 주홍글씨는 그들의 앞날을 확실히 옥죄게 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 가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수철은 누르면 누를 수록 압력이 배가되는 법입니다. 정치권은 못 믿더라도, 4.19와 5월 광주, 6월 항쟁을 이끌어낸 사람들이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아무튼, 지금 당장의 전망은 암울하다고 할 지라도, 결국 역사가 이번 판결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합니다. 판결 내리신 헌재의 판사님들, 나중에 부끄러울 날이 있을 겁니다. 역사는 이 날을 민주주의의 원칙이 이념적 판결로 무너진 날로 기억할 겁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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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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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4-12-20 17:49:21

    저는 만화와 애니 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 가장 분노하고도 끔찍한 장면도 봐왔던사람입니다! 피에르가 배가고파서 어떤 귀족의 돈을 훔쳤는데 로자리가 그 귀족에게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지만(만화책에서는 어머니) 끝내 그 악당귀족은 피에르를 권총에 쏴서 죽이는만행까지 저절렀습니다! 대한민국이 바로 베르사이유의 장미 캔디캔디의 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입니다! 북한이나 대한민국이나 과연 행복할수 있을까   삭제

    • 박혜연 2014-12-20 17:46:26

      전두환 박정희 박근혜 이명박 문창극 이근안(고문기술자) 정형근(전 한나라당의원) 문귀동(권인숙 성고문사건 가해자이자 부천경찰서 전 경장) 조두순 고 이학봉등 만화 캔디캔디에 나오는 라건가문의 사이코패스 악당남매인 이라이자 니일남매같은 사람들만 사는세상이라고 저는 믿고있습니다! 정말 슬프고도 끔찍합니다! 이라이자 니일같은 개신교도들만 행복하게 사는세상! 이게 과연 대한민국 맞습니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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