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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참주인 찾기는 '짝퉁 조합원' 정화에서부터

참주인 없는 농협의 실상
오늘의 농협행태를 보면 ‘예수님의 분노’가 떠오른다.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라고 외치며 성전 안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좌판을 둘러엎고 내쫓았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김순재 경남 창원 동읍조합장은 최근 <한국농어민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조합원들이 오늘의 농협을 ‘도둑놈’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예금이자 적게 주고, 대출이자 많이 받고, 금융수수료 많이 받고,... 비용은 많이 쓰고, 농산물은 대충 팔고, 농약값과 자재값은 비싸고, 농민에게 주기로 한 지원은 줄이거나 잘라 먹는 농협”의 실상을 증언했다.

대전농협에서 지점장까지 지내고 은퇴한 이상만 씨는 “농협이 ‘농업인을 핑계대어 뜯어먹고 사는 X들’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며서 ‘민선과 자율’이라는 미명하에 문란해진 농협의 현실을 개탄하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농협개혁 끝장토론을 건의했다. 농협은 지금 한마디로 ‘주인 없는 농협’이고, ‘임직원을 위한, 임직원에 의한, 임직원의 농협’이다. ‘농업인을 위한 농협’이란 말뿐이고 지금 농협은 ‘중앙회장과 조합장과 임직원의 나라’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그래서 제왕적 조합장, 제왕적 회장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농협은 ‘조합장의 나라’
지역농협은 어떠한가. 연이은 FTA 사태로 불안해하는 농업인을 위해 혼신을 다해도 부족한데 대부분의 지역농협들은 조합원이 갈망하는 판매사업은 적당히 하는 시늉만 내고, 240만 명의 조합원 농업인을 상대로 대출이자를 높게 받는 등 돈 장사에 열중하고 있다. 하나의 예로 경제사정이 나쁜 농촌지역농협의 경우 조합원 농업인에 대한 대출이자가 5.5% 수준이고, 마이너스 통장이 7.5% 수준이니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이런 고금리가 어디에 있는가? 1600만 명이나 되는 준조합원(고객)을 유치, 그들의 절세·탈세를 도와주고, 그렇게 번 돈으로 직원들은 노조를 앞세워 자신들의 복리후생만 챙기고 조합장은 억대 연봉을 챙기면서 다음 선거를 위한 자기 조직 기반확장을 위해 업무추진비, 지도사업비 등 갖가지 명목을 붙여 조합 돈을 제돈 쓰듯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지역농협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역농협을 조합장과 임직원들이 장악하고 이사, 감사, 대의원을 조합장 사람들로 심기만 하면 농협은 ‘조합장의 세상’이 된다고 한다. 대의원이나 이사, 감사 가운데 조합경영의 부조리나 임직원들의 비리를 지적하는 임원이 생겨나면 조합장은 자신의 세력을 동원, 그들의 대의원이나 이사, 감사직 보임을 해직하고 아예 자신에 반대하는 조합원의 싹을 자르기 위해 조합원자격을 박탈하는 제명처분을 내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조합을 견제할 내·외부적 장치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니 조합장은 지역농협의 ‘절대군주’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런 지역농협을 어찌 조합원 농업인을 위한 참농협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는 ‘민주주의적 운영’이란 협동조합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반협동조합적, 반민주적 처사가 아닌가.

농협중앙회는 근본이 안된 조직
또 농협중앙회는 어떠한가. 지역농협의 비리와 부정을 감시하고 감독하기는커녕 오히려 방조하고, 내년 3월 11일 실시될 조합장 동시선거에서 현직 조합장들에게 유리한 판을 깔아주는 위탁선거법이라는 반민주적·반농협적 악법 제정에 앞장서고, 그것도 모자라 조합장 후보자 난립을 막는다며 기탁금제도를 도입하고 나서니 이것이 과연 조합원을 위한 일인가. 기득권자들인 현직 조합장들의 재선을 돕기 위한 일 아닌가. 중앙회가 협동조합이기를 포기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조치들을 도입하고 추진할 수 있겠는가.

농협중앙회는 내년 조합장 동시선거 말고도 또 하나의 발등에 떨어진 불끄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금 중앙회는 내년 3월 2일 이전까지 실시하기로 4년 전인 2011년 3월 11일 농협법 개정 당시 결정한 ‘판매농협 구현을 위해 신경(信經)분리를 해 독립된 자본을 가진 경제지주를 설립한다’는 약속을 뒤집기 위해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외 몇몇 야당 의원들을 내세워 그 실시 시기를 2년 유예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 보려고 혈안이 돼 있다. 말이 유예지 안하겠다는 꼼수일 뿐이다. 더군다나 ‘농업인을 위해 판매농협을 구현하겠다’며 5조원이란 국민혈세를 뜯어내 은행, 보험사를 만들고 증권사를 사서 거나하게 승진잔치, 돈잔치 해놓고 이제 와서 중앙회 유통판매사업의 경제지주 이관을 못하겠다고 국회와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참으로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조합원을 속이고 국민을 속이고 정부와 국회를 우롱하는 처사가 아닌가. 법 시행 시한을 불과 3개월여 앞둔 이 시점에서 법률을 개정해서 중앙회 유통판매업을 분리하기 위한 경제지주를 설립하는 것을 백지화하려는 것은 법을 빙자한 농협중앙회의 대국민사기극을 정당화하기 위한 중대 범죄행위가 아닌가. 이런 일이 백주대낮 대한민국 국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농협중앙회의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앞장서서 뛰는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계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란 말인가. 농협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농협마피아 행동대원이 아니고서야 어찌 공인으로서 이런 짓에 앞장설 수 있단 말인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닌가.

농협중앙회가 협동조합이기 이전에 국가로부터 막대한 재정지원과 각종 세제와 규제상 특별혜택을 받고 있는 책임 있는 공공기관으로서 4년 전 국민과 국가 앞에서 한 약속을 성심성의껏 지키기 위한 노력 한번 제대로 하지도 않고 어떻게 이처럼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일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정말 시정잡배들보다도 못한 최소한의 책임의식도, 양심도, 양식도 없는 집단이란 말인가.

농협중앙회는 당장 경제지주 백지화를 위한 농협법 개정 추진을 중단하고 4년 전의 약속을 성실하게 지켜야 한다. 만일 약속을 어길 경우 이는 실정법을 위반한 사항이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장과 농식품부장관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에 대한 책임소재를 조사하여 응분의 민형사상의 책임은 물론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감사원은 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철저한 감사를 실시하여 농협중앙회의 약속불이행이란 위법행위는 물론 이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법개정을 추진하면서 정관계에 어떠한 로비를 어떻게 했는지를 철저하게 밝혀내고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리고 농협중앙회에 지원한 국민의 혈세를 환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전기로 지역농협과 중앙회 등 주인 없는 농협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법과 탈법, 비리구조에 전방위적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검찰수사 등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명운을 걸고 해야 할 국가적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내년은 선거가 없는 해이기 때문에 농협개혁을 위한 특별조치를 추진하는 데 ‘골든타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짝퉁조합원 양산하는 조합원자격 요건
오늘의 농협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농협의 참주인인 진짜 농업인 조합원들이 안방에서 쫓겨나고 무자격 가짜 ‘짝퉁 조합원’과 조합원의 대리인인 임직원들이 조합을 차지하고 주인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이 이렇게 된 데는 가짜를 양산하는 불철저한 조합원 자격요건 때문이다. 현 규정에는 ‘농지 300평 이상을 경영 또는 경작’하거나 ‘메추리나 꿩 3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 살면서 전국 어디에나 토지대장에 등재된 땅이 있고 주말농장 하듯 취미로 가끔 들락거려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메추리를 키워도, 농업인이고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거기에 재주만 잘 부리면 임원도 되고 조합장도 될 수 있다. 이들 가운데는 조합원으로서 농협으로부터 비료와 농약을 구매한 사실이 있어야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정책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편법으로 조합원자격을 취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적당히 농사짓는 시늉만 하고 당선된 조합장도 상당수가 된다고 한다. 거기다 농업인구 감소와 도시화 등으로 농협의 존립기반이 위태로워지자 ‘전 직원 조합원화’를 통해 직원들을 조합원으로 등록시키면서 농협은 더욱 임직원들의 전유물로 전락해 왔고 이제는 전체 조합장의 50%이 임직원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무자격 조합원의 양산은 농협이 급격한 농촌사회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시키기 못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농가인구의 초고령화로 은퇴농이 늘고, 가구주가 사망하면서 처나 자식들이 조합원자격을 승계하면서 무자격 조합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사실 지역농협의 50년 역사에서 오늘의 농협이 있기까지 조합원으로 활동해온 대부분의 은퇴농의 경우는 무자격자로 제명하기 보다는 명예(원로)조합원의 자격을 인정하여 복지혜택을 받게 하고 그대신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조합에 대해 알지 못하고 활동도 없는 명부상의 고령의 조합원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방치해놓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조합장 선거시 그들 대부분은 조합장과 조합직원들의 말에 따라 투표하는 기득권층의 고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지역농협마다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편법과 탈법으로 만들어진 무자격 가짜 조합원이 작은 곳은 조합원의 20~30%, 많은 곳은 50%을 넘는다는 의혹이 널리 퍼져 있다. 농협의 협동조합으로서 존립기반인 조합원 명부가 이처럼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이유로 문란해져 있기 때문에 농협은 그야말로 사상누각이 되었으며 농협의 만악의 근원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런 농협을 누가 농업인에 의한, 농업인의 협동조합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만일 이런 짝퉁조합원이 단순히 부정한 방법으로 정부보조금이나 받는 수준을 넘어 농협 주인노릇을 하고 임직원이 된다면 그런 농협은 어찌되는가. 그들이 이사, 감사가 되고, 조합장이 되고 다시 중앙회의 대의원, 이사, 감사가 되고 중앙회장이 된다면 농협은 어찌 되는가.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자리를 사거나 훔치고 오직 권력이나 이권을 탐하는 ‘강도들의 소굴’이 되지 않으란 법이 있겠는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다수의 짝퉁조합원들로 채워진 ‘문란해진 조합원명부’를 근거로 조합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결정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년 조합장선거에서 이런 조합원명부가 그대로 선거인명부가 된다면 그 선거는 원천적인 부정선거가 되지 않겠는가. 선거관리위원회는 내용도 모른 채 원천적인 부정선거를 합법화시켜주는 하수인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조합장선거를 치를 경우 내년 조합장 선거 이후 당선무효소송이 봇물 터지듯 발생한다면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는 엄청난 국가적 자원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예견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문제의 근원을 바로잡는 것이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객관성있는 조합원명부 현장실사에 나서야
무슨 긴 말이 필요한가. 농협이 협동조합이라면 조합원이 바로 서야 농협이 바로 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장 의혹을 받고 있는 ‘짝퉁조합원 명부정화’에 나서야 한다. 끼리끼리 하는 시늉만 내는 농협에만 맡겨놓지 말고 정부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업인 단체들과 합동으로 객관성 있는 현장실사를 해야 한다. 조합원들의 농업경영체 등록여부를 확인하고 2014년 말을 기준으로 경영체 등록이 안된 조합원들의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나의 예이지만 경기도 양주 회천농협의 경우 조합원 1780명 가운데 약 1000명의 조합원이 경영체 등록이 안된 무자격 조합원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가 회천농협한 곳만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있는가. 이런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는 농협들이 얼마나 될까.

이번 기회에 뜻을 같이 하는 참조합원들이 짝퉁조합원을 찾아내 정화하는 ‘농협 참주인 찾기’에 직접 나서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농협 바로 세우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참조합원들이 나서 조합원명부 사본을 발급받아 무자격 조합원들을 가려내고 그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하도록 정부와 농협에 정식으로 요구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해야 한다. 농협개혁은 농협참주인찾기부터 시작되어야 하면 참조합원을 농협의 참주인으로 바로 세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시작은 내년 3월 11일 조합장 동시선거에서 참조합원 농업인을 위해 일할 비전과 의지와 용기를 가진 사람을 새 조합장으로 뽑는 선거혁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데 있다. 새사람으로 확 바꾸는 인적 쇄신 없이 농협개혁도 미래도 없다.

최양부/ 농협참주인찾기연대회의 상임대표
농협참주인찾기 연대회의 홈페이지 http://www.nhminjoo.net

*이 글은 한국농어민신문 농업마당에 기고한 “‘짝퉁조합원’ 명부정화에 나서자”(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3374)라는 글을 전면 수정 보완한 것임.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사회디자인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 글에 대한 저작권은 사회디자인연구소에 있습니다.

최양부  cybo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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