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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남한 정착 위해 교회는 뭘 하고 있나정재영 실천신대원 교수, "탈북자 49%만 긍정적..무종교 탈북자에겐 거의 도움 안돼"

이번 글부터는 우리가 설문 조사한 내용의 결과를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응답자 특성을 살펴보면, 설문 응답자 총 444명 중 36%(160명)는 남성이었고, 63.3%(281명)는 여성이었다. 종교는 개신교가 66%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10대가 53.3%로 가장 낮았고, 40대가 62.2%, 30대가 63.6%로 평균보다 낮았다. 성별로는 여성 중에 69.4%, 남성 중에 59.4%가 개신교였다. 개신교 다음으로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이 27.5%로 가장 높았고, 연령별로는 10대 중 46.7%가 '종교가 없다'고 응답하였다.

응답자들의 탈북연도는 1999년 이전(31.8%)을 제외하면, 2003~2005년이 25.5%로 가장 많았고, 2006년 이후는 18.7%로 다소 적었다. 새터민들이 대개 탈북 이후 얼마간 주변국에서 보내다가 남한으로 들어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탈북자들이 애초부터 남한 입국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남한 입국을 목적으로 했더라도 여건상 바로 입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한 입국 시기는 2007년 이후가 33.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최근에 남한 입국자가 많은 현실을 반영하였다.

종교 활동 현황
앞에서 살펴본 대로, 새터민들의 종교 현황은 개신교가 가장 많았는데, 종교단체 참여빈도를 보면, 전체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61.5%)이 가장 높았다. 이를 종교별로 살펴보면, 개신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66.2%), 천주교는 “한 달에 두세 번”(43.8%), 불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38.5%)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것으로 볼 때, 개신교인이 종교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고, 천주교나 불교인은 상대적으로 종교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종교를 처음 갖게 된 시기는 “북한 탈출 이후 주변국 시절”(48.4%)이 가장 많았는데, 개신교는 “북한 탈출 이후 주변국 시절”(51.5%), 불교는 “남한의 하나원에서”(46.2%), 천주교는 “하나원 나온 이후”(50.0%)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북한 주변국에 있는 교회들이 탈북자 지원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에서”라고 답한 사람도 6명 있었는데, 5명은 개신교인이었고, 1명은 불교인이었다.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북한에서도 종교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종교를 처음 갖게 된 이유에 대한 서술형 질문에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9.6%)가 가장 많았고, “가족들 안전을 바라는 마음으로”(6.8%), “살기 힘들어서”(6.5%), “도움을 받기 위해”(6.5%), “주위 권유”(5.9%) 순으로 나타났는데, 개신교인 새터민들도 같은 순위의 응답률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불안하고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종교로부터 도움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이한 것은 연령이 60대 이상인 한 남성은 “모태신앙이라서”라고 응답하여 어려운 환경에서도 모태 신앙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종교로부터 받은 가장 큰 도움에 대한 질문에는 “정신적인 의지” (56.8%)가 가장 높았고, “인간관계”(22.7%), “도덕적인 가르침”(14.3%), “경제적인 도움”(13.0%) 순으로 나타나 다른 무엇보다도 정신적인 안식의 측면에서 종교의 도움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신교인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났으나, “경제적인 도움”(13.7%)이 “도덕적인 가르침”(13.3%)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심층 면접 조사를 한 내용을 보면, 탈북자들 중 많은 수가 남한에 입국하기 전 중국이나 제3국에서 처음으로 종교를 접하게 되고, 특히 탈북이나 남한 이주 과정에서 선교단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종교를 접하게 된다고 한다. 피난처에서 갖는 어려움과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적 여유로 본격적인 성경공부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일부는 인간적인 의리로 교회를 다니기도 하는데,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탈북이나 남한 입국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선교단체나 교회 관계자에 대한 인간적 의리 때문에 교회를 다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입국 초기에는 “열에 여덟, 아홉은 개신교인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인이 66%로 나온 것은 개신교인이 된 새터민들 중에 이탈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가 주로 개신교 단체를 통해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개신교인이 상대적으로 많이 표집된 것을 감안하면 이탈률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 안으로 들어온 새터민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종교에 확신을 갖기 어려움”(31.1%)이 가장 많았고, 특히 10대 중 50%가 이렇게 답하여 젊은 층에서 종교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북한에 종교가 없기 때문에 종교에 익숙하지 않음”(17.2%), “남한 종교인들의 모습에 실망”(14.8%), “종교 교육이 북한 사상학습과 같아서 거부감이 있음”(10.7%) 순으로 나타났다. 심층 면접에서도 북한 사람들은 사회주의 체제 안에서 종교 자체가 익숙하지 않으며, 교회에서의 활동이 북한에서 생활총화를 하는 것과 유사해서 거부감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자아비판이나 주입식 교육과 같은 것이 연상되어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새터민들을 대할 때 신앙을 강요하거나 경직된 신앙 태도를 보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북한 생활에서 절망적인 상황에서 의지한 것을 질문하였는데, “본인 자신”(27.0%)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가족”(23.2%), “점/미신”(6.3%), “당”(5.2%)으로 나타나, 심층면접에서 새터민들로부터 들은 “북한에 점쟁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얘기를 입증하여 주었다. 또한 “하나님”이라는 응답도 3.6%(16명) 있었으며, “하늘”(1.8%), “신”(1.6%)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이들이 말하는 하나님이 기독교의 하나님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종교가 없다고 하는 북한에서도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북한 생활 당시에 “종교는 없었지만, 하나님이나 신과 같은 초월적인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진술에 43.7%가 긍정한 것으로 나타난 이번 조사 결과에 의해서도 뒷받침되는 것이다.

교회의 도움
새터민들이 현재 참여하는 단체로는 “선교단체”(29.3%)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탈북자 자치단체”(16.7%), “시민단체”(7.4%), “대북지원단체”(1.6%) 순이었다. 이것은 새터민들 중에 개신교인이 많기 때문에 북한 선교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42.8%로 매우 높았으며, 10대(70.0%)를 제외하고는 30대(47.7%), 20대(43.3%)에서 높게 나타나 남한 사회 적응이나 사회 활동을 위해 사회단체에 대한 참여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참여 단체에 대한 참여 빈도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참여자가 47.9%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한 달에 두세 번”(26.5%), “한 달에 한 번 정도”(15.8%) 순이었는데, 선교단체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63.8%로 가장 높았다.

   
 

남한 사회 적응 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단체에 대해서는 “정부단체”(39.6%)와 “종교단체”(39.0)가 비슷하게 많았고, 다음으로 “주변 이웃”(6.1%), “시민단체”(5.2%) 순이었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은 각각 51.9%와 62.5%가 “종교단체”라고 응답한 반면, 불교인 중 “종교단체”라고 응답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종교가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정부단체”(58.2%)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주변의 이웃”(12.3%)이었으며, “종교단체”라고 응답한 사람은 9.0%에 불과했다. 이에 대하여 종교가 없기 때문에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종교단체가 단체 외부에 있는 새터민에게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으므로 보다 폭넓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하여, 응답자 전체에게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데 교회의 도움을 받았다”에 대한 동의 정도를 질문한 데 대해 49.1%만이 긍정의 대답을 하였으며, 5점 척도에 대한 평균도 3.23으로 낮게 나타났다. 남성의 긍정률은 41.3%으로 여성(53.0%)에 비해 10% 이상 낮았고, 평균 역시 3.03으로 여성보다 낮았다. 또한 불교인과 종교가 없는 사람은 각각 23.1%와 15.6%만이 동의를 하였고, 평균 역시 1.92와 2.11로 매우 낮았다. 불교인은 차치하더라도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조차 교회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이다.

   
 

특히 일부 교회에서는 교회 출석 횟수에 따라 새터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전시적이고 자기 교회 중심적인 방법으로 새터민의 사회 적응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교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하여 상처를 받는 새터민도 적지 않은 것을 심층 면접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 한 새터민 사역자들의 모임에서는 교회에 오는 새터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새터민 지원활동이 생색내기용이 아니라 새터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종교사회학)

정재영  ccyong@gsp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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