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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씨를 위한 변명우리 안의 '철의 장막'을 걷어내자

최근 재미교포 성악가 신은미씨의 토크쑈와 관련한 소동이 일어 그 내용들이 회자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대구에 태어나 이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성악으로 박사학위를 취득, 미국에서 후진을 가르쳐온 부유한 상류층 재미교포 신씨. 그의 외할아버지는 목사로 3선의 제헌국회의원으로 반공법을 제정하는데 앞장섰으며, 아버지도 육사를 나와 6.25전쟁 때 장교로 최북단까지 진격했던 장군이었다.

그런 신씨가 여섯 차례에 걸쳐 남편을 따라 북한을 방문한 후, “북한 여행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추억을 남겼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남북 간의 가장 큰 문제는 마음의 분단이며 잦은 교류를 통해 동포로써의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신씨의 경우를 장황하게 얘기하는 이유는 진실은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언젠가 반드시 거짓을 뚫고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신씨가 ‘북한의 강물이 깨끗하더라.’, ‘대동강 맥주가 맛있더라.’, ‘북한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가난한 나라다.’라고 한데 대해 극우보수 언론들과 단체들 그리고 종편방송들이 거품을 물며 종북몰이에 나서는 상황을 보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신씨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얘기하는 것이 ‘종북’이라면 자신도 ‘종북’이라고 허탈해 했다. 가장 보수적인 집안 환경에서 자라며 ‘무찌르자 공산당’이 신조였던 신씨가 북한을 방문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터이다.

   
▲ 재미교포 신은미씨의 국내 강연 사진 ⓒ신은미씨 페이스북

우리는 70여년을 북한과 중국을 향해 ‘철의 장막’이니 ‘죽의 장막’이니 하며 외부에 닫혀 있는 그쪽 체제를 비판하면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해 왔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면 우리 역시 북한에 관한 한, 일체의 정보가 통제되고 왜곡된 가운데 닫혀진 ‘철의 장막’안에서 살아 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자유민주주라는 나라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우리만 해도 지금껏 북한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란 것이 극히 제한적이며 그 제한된 지식마저도 대부분 북한의 실상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악마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신은미씨를 비롯한 몇 사람의 재미동포들의 북한 방문기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솔직히 화가 난다. 극우보수적인 반공, 친일정권들의 프리즘에 의해 철저하게 굴절되고 왜곡된 북한. 이제 그만 할 때가 된 것 아닌가.

북한에서 종교에 대한 탄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바로 최근이다. 북한 주민들의 뇌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주체사상과 통일’이어서 종교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며 북한 당국도 체제 전복의 의도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하교회만은 엄중하게 단속할 뿐 그 외의 열려진 공간에서의 예배는 단속대상이 아니어서 예배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사실이다. 열려진 예배의 공간이 있는데도 왜 지하에서 예배드리냐는 거다. 북한의 교회들이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전달하기 위한 전시효과나 프로파간다 성격이 아니냐 하는 논란도 교포들의 방문기를 통해 그 진정성이 밝혀지고 있다.

또 북한에서 세 쌍둥이 임신으로 진단받으면 즉시 헬리콥터가 와서 평양산원에 입원시키며, 출산하면 남자아이와 아버지에게는 은장도를, 여자아이와 어머니에게는 은비녀나 금반지를 선물하고 아이들을 키우는데 필요한 식료품을 비롯해 자라서 시집, 장가갈 때 입을 첫날 옷감까지 국가차원에서 지급한다고 한다.

일부분만 예를 들었지만, 우리가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던 아오지탄광의 진실을 비롯, 활발하게 움직이는 북한의 경제와 사회체제의 변화 등에 관해서도 이제까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과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구상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된 국가, 한반도에서 굴곡은 있지만, 우리는 이미 평화적인 통일로 가는 장정에 돌입했다. 이 대장정에서 서로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과 진실을 가리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 동족상잔의 전쟁을 경험한 남북이 화해하고 점진적인 통일에 이르기 위해서는 그 첫째 단계가 ‘화해’일진데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상호불신과 사실 왜곡으로 어느 세월에 남북이 마음을 열고 화해를 하며 통일에 이르겠는가. 불편했던 개인 간에도 화해를 위해서는 먼저 서로를 인정하고 상대방이 입장을 들어준다. 이제 더 이상 상대방에 대한 진실을 왜곡하거나 악마로 만드는 일을 멈춰야 한다.

어려울 것도 없는 이 긴 여정이 이처럼 터덕거리는 이유는 두 차례의 민주정권을 제외한 남과 북의 역대 정권들, 특히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지 못하고 쿠테타나 부정선거를 통해 정권을 탈취한 정통성 없는 정권들이 남북관계를 정권유지의 한 수단으로 악용해 온데 있다. 정통성 없는 정권들은 내치의 한계에 봉착할 때마다 민족문제로 접근해야 할 남북관계를 정치적 ‘한탕주의’를 통해 극복하려고 악용해 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권의 홍위병같은 종편방송과 조중동, 극우보수 단체들은 종북 메카시즘을 동원,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 남북을 이간질하고 있으며 백해무익한 이데올로기 전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요즘 종편방송들은 거의 하루 종일 신은미씨와 황선씨의 토크쑈를 문제삼아 사실을 왜곡하고 침소봉대함으로써 종북몰이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신씨는 통일부의 홍보 영상에도 출연했던 적이 있고 그가 쓴 북한 방문기는 문화체육부의 우수 문학도서로 선정되어 도서관과 복지기관 등에 무료로 보급되었다. 그런데 지금 종편방송, 조중동 및 극우보수 단체들은 그를 ‘종북’이라는 주홍글씨로 낙인찍고 있다.

한심한 현상은 극우보수의 친일정권이 들어선 후, 박물관에 박제로 존치되어 있어야 할 ‘친일과 반공 이데올로기’가 역사의 무덤을 뚫고 나와 친일 식민사관에 근거한 교과서가 논란이 되는가 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고한 국민들을 죽인 죄과로 인해 숨어 지내도 시원찮을 ‘서북청년단’이 백주에 활개를 치고 광화문광장을 휘젓고 다니는 기가 막힐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우민화되어 중우정치에 악용되고 있으며 지식인들은 보신을 위해 함구하고 있다.

야당과 현 정권은 공히 겨우 숨만 쉬는 ‘식물정당’, ‘식물정권’이 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정당 해산이 기도되고 있다. 야권연대의 막강한 힘을 경험한 현 정권은 내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영구집권으로 가기 위해 그동안 재미가 쏠쏠했던 ‘빨갱이 몰이’에 다시 나섰다.
북한에 대한 적의를 부추기고 진실을 왜곡하는 이 같은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역사의 퇴행이고 민족적 불행이다.

   
 

이제 무구한 국민들을 속이고 우민화하는 일 그만 할 때가 되었다. 드러날 진실이 두렵지 않은가. 신은미씨가 쓴 것처럼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게 해야 한다. 왜 동족을 악마로 만드는가. 민족 앞에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기 바란다.

 

은동기/ 평화통일시민연대 이사

*이 글은 평화통일시민연대(www.peace21.net)에도 게재됐습니다.

은동기  kpeace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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