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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탈북자 10%만 크리스천, 이 무관심 언제까지?"하나원 내 하나교회 담임 이승재 목사 인터뷰
   
▲ 하나교회 이승재 목사

탈북자들이 입국 후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은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합동심문소다. 3개월간 이곳에 머물면서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받는다. 그후엔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에서 남한 적응 과정을 거친다. 기간은 역시 3개월이다.

하나원 내엔 개신교 예배처소인 하나교회가 자리잡고 있다. 이 역시 탈북자들의 심리적 안정과 남한 정착을 돕기 위한 것이다. 하나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이승재 담임목사를 지난 주말 만나 탈북자 목회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이 목사가 소속된 서울 저동 영락교회에서 이뤄졌다.

이 목사는 “탈북자들의 마음속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는 상담을 안해도 안다”고 말했다. 새벽예배가 끝난 뒤 개인 기도를 통해 알 수 있다는 말이다. “탈북자들의 기도는 우리의 기도와 다릅니다. 울고 소리 지르는 것은 보통이죠. 비명을 지르거나 심한 욕을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멸시와 천대의 경험, 가족과의 이별, 그로 인한 분노와 슬픔이 크다는 반증이다. 이 목사는 “탈북자 대상 기도 상담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토설식 기도를 통해 마음에 쌓였던 아픔과 분노가 녹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탈북자들의 기도가 다른 데는 또 하나의 원인이 있다. 기도라는 것이 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 목사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입국하는 탈북자들 중 신앙을 가진 사람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 같은 수치는 대부분 탈북자 대상 사역을 하는 이들이 말하는 80%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과거 1년에 200명씩 입국할 때는 80% 정도가 크리스천이었던 게 맞습니다. 그만큼 중국 내 선교사들의 역할이 컸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 내 탈북자 선교가 약화되면서 초신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직도 국내 입국하는 탈북자의 80%가 크리스천이라고 주장하는 곳이 있다면 숫자 놀음을 한다고 봐야죠.”

현재 경기도 안성 하나교회 새벽예배엔 80~100여명이 참석한다. 주일예배 인원은 220여명이다. 하지만 대부분 국내에 와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초신자라는 것은 자신을 향한 호칭에서도 드러난다는 게 이 목사의 얘기다. 목사인 자신을 향해 ‘아저씨’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고 가끔 ‘수녀님’이란 호칭을 들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이들 탈북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이 목사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한국교회의 눈높이로 이들을 대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조언이다. “탈북자들은 수십년간 어둠과 거짓의 영이 지배하는 곳에서 지낸 사람들입니다. 북한에서 탈북을 결행할 만큼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극심한 인권 유린을 당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우리와 똑같은 수준의 영성과 도덕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마치 다섯 살 어린아이에게 고등학교 교육을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또 하나 탈북자들을 대하는 한국교회가 유의할 점은 조금이라도 교회 명예를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문이 열렸을 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교회 건물이 아닌 사람입니다. 통일 후 북한에 교회 건물을 세우는 데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보다 지금부터 한 사람을 제대로 키우는 게 훨씬 중요한 북한 선교입니다.”

이 목사는 북한 지하교회의 존재를 인정했다. 국내 입국 탈북자 중 2~3%는 북한에서부터 신앙을 가진, 이른바 지하교회 성도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앙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들 중엔 예수 그리스도 외에도 다른 신을 믿는 다원주의자도 있고, 자의적인 성경해석을 하는 자도 있다. 신앙을 가졌으면서도 굿을 하는 샤머니즘적인 신앙을 가진 이들도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체계적인 신앙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위한 사역을 해보고 싶은 게 이 목사의 바람이다.

북한의 문이 열렸을 때 북한 선교와 통일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할 사람들은 어느 부류일까. 이 목사는 남한 내 탈북자들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들은 남한의 영성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북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한 내 탈북자 사역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고비용 저효율의 정도가 극심한 분야라는 말이다. 이를 위해 교회 건축 대신 북한 중보기도운동이나 북한선교부를 신설하는 게 탈북자 사역의 첫걸음이라고 이 목사는 조언했다.

교회 내엔 이미 북한선교부가 있는 곳도 많다. 그렇다면 북한선교부는 어떤 사역을 해야 할까. “제가 속한 영락교회가 비교적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람 중심 사역을 해야 합니다. 교회가 탈북자 만나는 일에 더 열심을 내야 합니다. 지금 이단들이 중국 내 탈북자 사역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릅니다. 이단들 역시 탈북자 선교의 중요성을 간파한 거죠. 통일이 되면 남한의 개신교나 타종교, 이단들도 동일 선상에서 북한 선교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때는 너무 늦습니다. 지금부터 탈북자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서, 가족으로 대하고 제자화하는 일에 기도와 재정을 쏟아야 합니다.”

   
▲ 탈북 정착지원 시설 하나원 내 하나교회를 담임하는 이승재 목사. 이범진 기자

이 목사는 영락교회 전도사 시절 젊은이예배와 서울 양천과 강서지역 교구를 담당했다. 양천구와 강서구에 탈북자들이 많이 사는 것도 심방하면서 알게 됐다. 탈북자 커플들의 부부싸움을 말리러 다니면서 탈북자들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하고, 이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술 마시고 전화할 때 응대해 줄 사람, 컴퓨터가 고장났을 때 찾아와 봐줄 사람, 그런 사람을 탈북자들은 진정 원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사람이 아닌 돈을 주려고 한다는 게 이 목사의 씁쓸한 지적이다.

“요즘엔 남한 사람을 거의 못만나고 있습니다. 북한에 살고 있는 기분이죠.” 매일 안성과 양주를 오가며 탈북자들을 데리고 예배와 상담을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것이다. 주로 북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보니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남한 사람에게는 통일이 선택이지만 북한 사람에게는 필수”라며 “우리는 두 개 먹다가 하나 먹으면 되지만 북한 사람은 아무것도 못먹다가 하나를 먹을 수 있는 게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은 통일의 유익, 장점만 이야기할 때입니다. 정치 이념이나 경제적 이유 말고 통일의 복음적 의미를 계속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문은 반드시 열리고 통일은 반드시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성원 기자  op_kim@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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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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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6-05-10 23:05:54

    탈북자들이 주의해야할곳은 바로 극우보수성향의 개신교회로다~!!!!(특히 사랑제일교회나 은혜로교회 금란교회등은 주의해야할곳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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