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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중 약 59%가 20·30대...어떻게 살고 있나?통일과 탈북청년의 역할(1) 탈북자의 대학생활과 기회비용

 

 

약 10년 전, 탈북자의 탈북러시가 본격화 되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도 급증하여 현재 2만3천명이 넘는 탈북자가 정착하고 있다. 이중 30대와 20대의 비중은 각각 32%와 27%로 다수를 차지했고 대부분이 고등중학교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젊은 탈북자들의 한국입국이 절대적으로 많아지면서 통일 재원으로서 이들의 역할을 고민해 볼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특히 많은 탈북청년들이 한국에 입국한 후 대학 진학을 원하고 있고 국내 탈북 대학생 1천100백 명 중 대부분이 젊은 탈북자들임을 생각할 때 이들의 대학교육이 탈북자들의 성공적인 사회정착뿐만 아니라 통일의 핵심세력으로써의 ‘능력’ 또한 제고시킬 것이다.

그러나 남과 북이라는 전혀 다른 체제에서 살다가 온 이들에게 새로운 사회에서의 학교생활은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홍정욱 의원실에서 조사한바 에 따르면 탈북대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은 일반 대학생들은 6배가 넘으며 휴학 율은 6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은 상반된 커리큘럼에서 오는 어려움에서부터 경제적 어려움, 영어에 대한 부담, 전공 선택과 동기 혹은 친구들과의 관계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탈북대학생들의 4가지 어려움

본인 역시 한국에 홀로 와서 학부부터 시작하여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는데 개인적 경험으로 볼 때 탈북대학생들에게는 크게 네 가지의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 우선 첫 번째로 한국사회와 캠퍼스에 동시에 적응해야 한다는 어려움이다. 사회에서는 체제·사회·문화적 차이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고 캠퍼스 안에서는 영어와 교양과목을 비롯한 기초학력의 부진으로 인한 어려움과 낯선 커리큘럼에 적응해야 한다.

둘째로 경제적 어려움이다. 먼저 사립대의 경우 국가에서 절반 지원해주고 대학에서 등록금 지원이 있지만 이 역시 일정한 점수를 받아야 지원 가능하다. 때문에 첫 학기부터 점수가 낮은 친구들은 본인이 등록금을 내야 하는 부담감에 학교를 휴학하게 되고 이는 자퇴로 이어진다. 그리고 탈북학생의 경우 생계지원금으로 월 35만 원 정도 나오는 데 집세와 교통비를 제외하면 밥값도 남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아르바이트가 필수적인데 가뜩이나 어려운 학업에서는 더 자신감을 잃게 된다. 특히 대학원생의 경우 일 년에 천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한 푼의 지원 없이 본인이 내야하며 생활비 또한 본인이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은 배가된다.

셋째로 가족이나 연고 없이 홀로 한국에 입국한 젊은 탈북자들의 고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외로움, 죄책감, 생활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탈북자사회에서도 상대적·경제적 양극화와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혼자 온 친구들에 비해 가족이 함께 온 친구들의 학교입학과 졸업이 월등히 높아지고 있는 것, 중도 포기자 중 대부분이 가족이나 연고 없는 친구들이라는 점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넷째로 탈북자끼리 경쟁해야 하는 구조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탈북자들의 대학입학은 특례입학으로 남한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이 급증함에 따라 탈북자 서로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실례로 서강대학교의 경우 올해 탈북자 학생 7명을 뽑는데 100명이 넘게 지원을 했다는 사실만 봐도 “탈북자들은 대학 들어가기는 쉬운데 졸업하기는 어렵다”라는 말마저 옛말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둘 다 어려울 수 있는 실제 자본주의적 환경에서 살 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 속에서도 기회박탈과 배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해진 비율에서 탈북자들을 뽑아야 하는 대학 측에서는 학력 기초가 미진해 중도 탈락할 수도 있는 탈북자를 뽑는 것보단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공부를 해본 탈북자들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북한에서 좋은 대학을 나온 탈북자들에게 입학의 우선 기회를 줌으로써 공부를 간절히 희망하거나 북한에서 정말로 어려웠던 탈북자들이 그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상황으로 고착화 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북한에서의 기득권이 한국에 와서 대물림되고 반대로 북한에서 어려웠던 사람들이 그 기득권 사람들에게 기회를 빼앗겨 악순환에 빠지는 현상들을 정책적으로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탈북자에게도 대학생활은 도전의 시기

이처럼 탈북자들의 대학생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 시절에 도전해도 후회 없는 시기라는 점에서 나는 대학생활을 기회비용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아직은 소수자이며 출신과 가진 것 등에서 빈한한 배경의 젊은 탈북자들에게 있어서 개인적 신분이동이 가능한 것이 학업을 통한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학을 졸업한 많은 탈북자 친구들은 국회와 언론사, 은행과 대기업 등에 취업했거나 심지어는 하버드대를 거쳐 금융권에 스카우트되어 남한 사람 보란 듯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탈북자 출신 박사학위 소지자가 8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수여가 예정된 두 명을 포함하면 박사학위 소지자가 10명에 달한다. (첨언하자면 이중 한명만 빼고 대부분이 북한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와서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임을 볼 때 한국에서 학부부터 시작하여 박사학위를 받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특히 외국에서 수학하는 엘리트 청년 탈북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뿐만 아니라 통일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탈북청년들이 한국에서 현대적 교육을 받고 전문지식을 갖춘다면 이들이야 말로 대안 엘리트의 잠재적인 역량이며 졸업 후 사회 여러 분야(정치∙기업∙교육∙NGO∙복지 등)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북한사회를 민주사회로, 경제력 있는 체제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것임은 틀림없다.

나는 탈북대학생들이 대학졸업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 주위에서 역할모델(MY Role Model)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단순히 비교하는 것만이 아닌 정말 내가 존경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말이다. 학부시절 내 친구 중에 수유지라는 일본인 친구가 있었다.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우리나라에서 다시 학부생으로 입학한 일본인 학생이다. 오사카의 시골마을에 집이 있지만 가난한 형편이어서 등록금을 자체로 해결해야 했다. 한국 사람들의 배타적인 시각(당시에는 더욱 악화된 반일감정으로)에도 그는 봉사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다녔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무료로 가르치는 봉사를 하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하여 밤이면 음식점으로 출근했다. 오죽하면 왕복 40만원도 안 되는 비행기 값이 없다고 3년간 고향 다녀오기를 포기했을까. 그의 성실함과 처지를 잘 알고 있는 하숙집에서는 그가 하숙비를 지불 못할 처지임에도 개의치 않고 하루에 두 번씩 청소를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를 보면서 나는 대학 등록금을 면제 받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았고 그 친구를 역할 모델로 삼았다. 이 후 우리는 학부를 나란히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학위도 함께 받았으며 지금은 박사과정에서 본인은 통일을 주제로, 그 친구는 일본과 동아시아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나는 자기실현적 기대(self fulfilling expectation)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꼭 학교를 졸업하여 목표와 꿈을 이룬다는 자신감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온갖 파란으로 가득 찼던 북한에서의 삶이나 탈북과정에서의 고통은 지금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나 어려운 길이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말하는 지금의 어려움은 행복한 비명일 수도 있다.

모든 대가에는 지불이 뒤따르고 결과에는 노력이 뒤따른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일 뿐 아니라 자본주의의 생리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어렵고 힘들더라고 오늘의 경험들이 앞으로 우리들의 소중한 자산이 될 거라고 의심치 않으면서 많은 탈북자 대학생들에게 힘내라고 당부하고 싶다.

 

통일비전연구회 소속 주진욱(연세대 박사과정)

 

주진욱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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