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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 막아야 할 정부, 왜 수수방관하나?

진보단체와 임진각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대북전단 살포에 실패했던 극우단체 회원들이 김포에서 기습 살포를 강행했다는 소식이다. 계속되는 전단지 살포에 찬반양론이 팽팽히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지속되며 사회갈등의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진보단체 등 대북전단 반대론자들은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회담 추진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오랜만에 맞는 남북의 화해무드에 찬물을 껴 얹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반면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보수단체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근거로 스스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에 관한 제한의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다. 공권력의 개입 또한 지역주민과 단체회원들 간의 충돌을 막는 것에 국한하는 극히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언론이 북한의 원수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더라도 남측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다며 북측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올 초 정부의 태도와 조금도 달라짐이 없는 모양새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은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였고, 1월 16일 ‘국방위원회 중대제한’에서도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에 대응하는 북측의 선조치 용의를 피력하였다. 이후 북한은 2월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추진시킴으로써 북측의 진정성을 남측에 확인받고 싶어했다.

그러나 2월말 UN의 ‘인권보고서 발표’와 ‘한미합동군사훈련’으로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북한도 UN의 행위는 남측과 분리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한미합동군사훈련 또한 일상적으로 진행되었던 연례행사라는 점에서 그 비중이 약했다. 결국 올 한해 남북관계 개선에 가장 큰 걸림돌로 등장했던 것은 다름 아닌 극우보수 단체들의 지속적인 대북전단 살포행위였다. 북한으로서는 원수를 모욕하는 적나라한 대북전단 살포행위에 극히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북측의 입장에선 정부와 극우보수단체의 행위를 구분하기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아무리 개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중요하다 하더라고 그 권리는 사회의 공공복리, 질서유지, 안전보장을 위해 헌법 제37조 2항을 통한 포괄적 기본권 제한의 가능하다. 국가는 이러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충돌에 관한 제한의 근거를 이미 우리 헌법상에 예정하고 있다. 비록 개인의 양심과 신념에 따른 취지가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사회적 공익을 위해서는 그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헌법의 정신인 것이다. 여기서 그 제한의 주체는 공익의 대변자인 정부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적의 대응사격이 충분히 예견되고 있는 상황 하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일차적 책임이 있는 정부가 대북전단의 살포를 묵인 내지 용인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한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묵인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성과는 가져가되 책임은 회피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대응사격으로 인한 결과책임을 북한과 극우보수단체에 떠넘기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북측의 대응사격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신체와 생명에 손해가 가해진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극우 보수단체의 전단지 살포행위 또한 마찬가지이다. 자유에는 그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개인의 자유의 추구만으로 사회적 공익에 심각한 해악을 가한다면 그 자유는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질 만한 책임 적격을 갖추지 못했다. 다시 말해 북측의 대응사격에 대응할 만한 힘을 갖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단지 살포행위는 전쟁법상 비정규전인 심리전의 한 유형이자 평화를 저해하는 선제공격이자 도발행위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북한 정권은 반세기가 흐른 지금도 위장평화공세를 통한 대남 적화통일의 야욕을 갖고 있는 우리의 주적이자 직접적인 안보위협의 대상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시기와 타이밍이 있는 법이다. 오랜만에 맞이한 남북관계의 해빙무드에 찬물을 끼얹고 나아가 남남갈등까지 유발시키고 있는 일부 보수단체들의 감정적 대응은 자제함이 마땅하다. 정부 또한 통일정책이 정치적 수사학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그간의 수동적, 감정적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진지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남북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며 지속가능하고 일관된 대북정책의 이행을 통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가져가야 할 것이다.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이성이 공존해야 할 남북관계는 천편일률적인 주관적 확신에 기초한 자기충족적 감정의 대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장한/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원

이장한  janghan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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