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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한 관리들을 단속해야 하는데

200년 전 다산이 살아가던 시대에도 국가를 경영하는 일에서 가장 큰 문제의 하나는 간사하기 짝이 없는 하급관료들을 단속하는 문제였습니다. 200년이 지난 오늘에도 관리들의 부패와 비행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그것을 바로 잡을 수 없는 현실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이유의 하나라 여겨집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연일 터지는 공직자들의 부패 문제는 참으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관피아'라는 신조어를 필두로 해서 온갖 '피아'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서 맑고 깨끗한 세상이 되기에는 참으로 요원한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과는 달리 조선 시대에는 군현(郡縣) 제도가 정착되어 군의 장인, 군수와 현의 장인, 현감이나 현령이 대표적인 목민관이었습니다. 이들이 바로 '관장(官長)'이자 '수령(守令)'으로서 고을을 책임지고 다스리고 통치하는 중심에 있었습니다. 관장의 아래에는 세습제로 이어지던 '아전(衙前)'이 수십 명씩 있었는데 조선 후기 이들은 착취와 탐학의 주체로서 백성을 괴롭히는 장본인이었습니다. 군수나 현감인 '관(官)'과 아전들인 '이(吏)'를 합해서 관리(官吏)라 부르게 되었고 이들이 악을 저지르면 탐관(貪官)이고 오리(汚吏)여서 이를 합하여 악독한 관리들을 '탐관오리'라고 함께 호창하게 되었습니다.

"아전은 본디부터 간사한 것이 아니다. 그들을 간사하게 만드는 것은 법이다. 간사함이 발생하는 요인은 이루 다 열거할 수가 없다.(다산의 「간리론(奸吏論)」)"고 다산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대로 정비되지도 못했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제도와 관행 때문에 아전들이 간사한 행정을 펼 수 있는 길이 너무나 많다고 한탄하였습니다. 아전에 대한 제도와 관행을 제대로 혁파하지 않는 한 절대로 아전들의 간사한 행위를 막을 수가 없다고 다산은 단언했습니다.

수령은 근무연한이 짧게 정해져 있어 때가 되면 옮겨가야 하지만, 아전은 대대로 세습하면서 자주 바뀌는 수령들을 지나가는 여행객으로 여겨 마음대로 간계를 부리고 속여먹을 수 있는 법과 제도가 행해지는 한 절대로 아전들의 악행은 근절시킬 방법이 없다는 것이 다산의 생각이었습니다. "아전은 한자리에 오래 있는데도 아전을 감독하는 사람이 자주 바뀌면 간사하게 된다(「간리론(奸吏論)」)"는 말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요즘에야 군수와 아전이 있던 시절과는 다르게 군수도 공직자요, 하급 관료들도 모두 공무원법으로 지위를 보장받고 권한까지 법제화되어 있어서 예전의 관이 아전들을 지휘 감독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선출직의 군수나 시장도 때가 되면 바뀌고 관료들은 정년의 보장을 받아 몇 명의 관장이 바뀌어도 그대로 눌러앉아 있는 것은 옛날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래서 다산은 뿌리가 깊고 간계가 뛰어난 아전들을 제대로 단속하려면 훌륭한 인격자와 행정 업무에 익숙한 관장을 골라 임명할 때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법제의 개혁이 필요함도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관장을 국민들이 직접 선거로 선출하니 이제는 더 복잡한 문제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훌륭한 인격과 탁월한 행정 업무 능력자를 선출하는 일이 급선무인데, 선거가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다산은 그때의 안목으로는 참으로 훌륭한 아전 단속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요즘의 지자체에서도 그런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하는데 그럴 기미조차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자치단체장에 대한 감독 강화와 자치단체장들의 아랫사람 단속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박석무/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사)다산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 글에 대한 저작권은 (사)다산연구소에 있습니다.

박석무  e_das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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