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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대북인식, 뭐가 어떻게 달라졌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14 통일의식조사: 대북 인식

1. 북한정권에 대한 불신과 북한발 안보불안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정적, 비판적
대북인식이 최고조에 이름.
-북한정권을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다고 보는 ‘대북신뢰도’가 35.8%→27.5%로 지난 1년 사이에 8.3% 포인트 감소, 이는 2007년 조사 이래 최저 수치
-2011년을 정점( 7 8 . 3 % )으로 누그러지던 북한발 ‘안보불안의식’이 66.0%→74.9%로 10% 포인트가 상승
-북핵위협은 작년보다 11% 포인트 상승한 89.3%로 2007년 조사 이래 최고 수치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는 88%로 이 수치 역시 2007년 조사 이래 최고치
-장성택 처형과 올 들어 잦아진 북한의 무력시위가 국민들에게 불안과 불신을 증대시킨 것으로 보임

2. 그럼에도 북한과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한다는 ‘협력대상’은 40.4%→45.3%로 4.9% 포인트 증가한 반면, ‘적대대상’이라는 의식은 16.4%→13.9%로 다소 감소
-북한발 안보불안을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기대와 요구를 표출한 것으로 보임

3. 부정적·비판적 대북인식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세대별 의식의 격차가 좁혀지는 수렴현상 진행
-‘협력대상’ 인식이나 북한정권과의 대화와 타협 가능성(신뢰도), 북한발 안보불안의식 등 대부분의 대북인식에서 연령별 차이가 없고 한 곳으로 모이는 세대 간 수렴현상 뚜렷

4. 지역별 차이는 대북인식의 거의 모든 항목에서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충청권의 변화가 매우 독특하게 전개
-다른 지역에서는 소폭 하락(영남권)하거나 소폭 증가(수도권, 호남권)한 반면, 충청권에서는 대폭(30.5%→59.8%) 상승
-충청권은 2년 연속 대북 ‘협력대상’ 인식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가 올해에는 가장 높은 위치로 상승하는 극심한 기복현상을 보임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수 없지만, 국가적, 사회적으로 진행된 정부 통일정책과 활동, 그리고 북한발 사건에 충청권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임

5. 대북인식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지는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되었으나 과거보다 많이 약화되었으며 중도가 보수로 수렴되는 ‘중도의 보수화’ 현상이 진행됨
-북한정권과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신뢰도’ 항목은 지난 7년간 보수-중도-진보를 가르는 가장 유력한 기준이었음
-2014년에는 처음으로 중도가 보수 쪽으로 기울어지는 이른바 ‘중도의 보수화’가 진행

6. 결론적으로 2014년 국민들의 대북인식은 북한정권에 대한 불신과 무력도발에 대한 불안의식이 최고조로 상승한 가운데 그럼에도 북한과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한다는 의식이 공존, 국민들의 북한발 안보불안을 해소해야 할 필요성과 요구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음.
-대북불신과 불안감이 극도로 상승하면서 성별, 세대별, 지역별, 이념별 변수의 차이가 없어지거나 좁혀지는 대북인식의 수렴현상 진행
-‘중도의 보수화’가 진행되면서 정치성향별 격차는 더 좁혀지고 있음
-지역변수가 유일하게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으나 충청권의 기복이 심하여 이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불확실
-세대 간 의식의 수렴, 중도의 보수화, 충청권의 부상 등 2014년 대북인식의 변화가 심각한 안보불안 상황에서 형성된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장기적 추세의 과정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음

지난 1년 동안 국민들의 대북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사건 혹은 정황은 어떤 것일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아무래도 북한의 장성택 처형 사건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2013년 12월 12일에 전격적으로 집행된 장성택 처형은 남한주민들에게 매우 큰 충격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김정은 정권에서 제2인자로 섭정을 해오던 장성택 부장이 회의장에서 체포되고 목덜미를 잡혀 군사재판장에 끌려 나오는 모습, 판결 즉시 전격 처형된 소식은 너무 끔찍한 소식이었다. 경제개혁과 개방에 대해 걸었던 김정은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고 북한체제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증폭되었다. 이러한 불안한 상황에서 2014년 박근혜 정부는 1월 6일 ‘통일대박’ 슬로건을 앞세우며 남북통일을 위한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도 1월 16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상대방에 대한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1월 30일부터 전면 중지하자는 ‘중대제안’을 발표했다. 남북의 이러한 제안이 이산가족상봉으로 이어져 2월 20일에서 25일까지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그러나 남북의 협력은 거기까지였다. 북한이 기대했던 금강산관광재개나 5·24조치 해제와 같은 정책변화는 나오지 않았고, 키리졸브훈련과 독수리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정부의 통일대박 구상은 3월 28일 ‘드레스덴 선언’으로 구체화되어 국제사회에서도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정부의 통일준비 논의가 세월호 사건(4.16)으로 다소 침체되었지만 7월 15일 ‘통일준비위원회’의 출범으로 다시 분위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 그러나 남한의 대북정책 변화를 기대했던 북한은 자신들의 중대제안이 무산되자 한미군사훈련에 대응하는 미사일발사 등 무력시위를 지속하는 한편 언론매체를 동원하여 박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전을 전개했다. 5월에는 남한에서 북한으로 삐라를 뿌리듯, 북한에서 뿌린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여기저기서 발견되어 남북간에 군사적 긴장을 한층 고조시켰다. 이와 같은 국내 정치적 상황과 남북간의 대립이 2014년 7월 조사에서 국민들의 대북인식에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황들을 고려하면서 2014년 국민들의 대북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살펴보고 배경변수별 특성을 분석해 본다.

1. 남북한 관계 인식 -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가?”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와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할 대상’(협력대상), ‘우리가 도와주어야 할 지원대상’(지원대상), ‘우리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대상’(경쟁대상),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경계대상),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대상’(적대대상)의 5개 범주로 나누어 응답하도록 했다. 그 결과 ‘협력대상’이라는 응답이 전체응답자의 45.3%로 가장 많았고, ‘경계대상’이라는 응답은 22.8%, ‘지원대상’이라는 대답은 13.5%, ‘적대대상’이라는 응답도 13.9%, ‘경쟁대상’이라는 응답은 4.6% 등이었다. 아래의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협력대상’이라는 의식이 40.4%→45.3%로 4.9% 포인트 상승하였으며, 작년에 10.9%→16.4%로 상승했던 대북 ‘적대의식’은 올해 16.4%→13.9%로 다소 누그러졌다. 전반적으로 북한과 협력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고 극단적 적대의식은 다소 완화되었으나, 대북 ‘경계의식’은 21.2%→22.8%로 여전히 지속되었다. 작년 상반기에 격렬한 대립을 지속하던 남북관계가 올해 연초부터 이산가족상봉과 통일대박 담론으로 남북협력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고 있으나, 대북 경계심도 여전히 높은 상황임을 말해준다.

   
 

남북한 관계 인식은 성별, 연령별, 직업별, 계층별, 종교별 변수와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으며, 지역변수만이 유일하게 뚜렷한 상관성(p=0.000)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은 지난 1년 사이에 충청권이 대북 ‘협력대상’ 인식에서 30.5%→59.8%로 29.4% 포인트라는 큰 폭으로 상향 이동을 하였다.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작년에는 충청권<영남권<수도권<호남권의 순으로 충청권이 호남권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왔다. 북한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대북 협력인식의 과거 추이를 보면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호남권이 가장 높고 수도권과 영남권이 그 뒤를 잇는 순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충청권은 대북 협력대상 인식의 기복이 매우 커서 2007~09년 시기에는 호남권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고 심지어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인 2011년에도 대북협력의식이 가장 높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여 2012년과 2013년에 가장 부정적인 대북인식을 보여주었다가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여 가장 호의적인 대북인식을 기록했다. 올해 충청권의 대북 협력인식이 급상승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정부의 통일대박 담론과 통일준비 활동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런 점에서 다른 지역보다 충청권이 국가적, 사회적 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연령별 대북 협력인식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지만 <그림 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작년에 비해 올해 각 연령대별 차이가 크게 좁혀지는 세대 간 수렴현상이 진행되었다. 작년에도 연령변수와는 유의미한 상관관계(p=0.063)는 없었지만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연령대별로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연령대별 차이(p=0.368)가 크게 줄었다. 20대 연령층의 변화가 흥미로운데 대북적대의식에서 20대 연령층이 가장 높게 포진되어 있고, 대북협력의식에서도 2010년과 2011년, 그리고 2013년과 2014년에 50대이상 연령층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2010년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며, 2013년 상반기에는 남북 간 군사적 대립이 심각하게 고조되었던 시기로, 이는 20대의 젊은 세대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긴장고조 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올해에는 각 연령층간 의식의 차이가 없어졌으며 세대 간 수렴현상이 진행되었다.

2. 북한의 변화와 정권안정성에 대한 인식
북한의 변화와 정권의 안정성에 대해 남한주민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ㅇㅇ님은 최근 몇 년간 북한이 얼마나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북한변화)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반응을 분석하였다. 결과는 “변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 응답이 55.7%로 “변하고 있다”(44.3%)는 긍정적 응답보다 많았다. 작년과 비교하면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응답이 35.8%→44.3%로 8.5% 포인트 많아졌다.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의식은 68.9%(2007년)→50.5%(2008년)→45.1%(2009년)→44.9%(2010년)→45.0%(2011년)→46.8%(2012년)→35.7%(2013년)→44.3%(2014년)로 2007년 이후 줄곧 낮아져 작년에 35.7%로 최저점을 찍은 후 올해 44.3%로 상승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북한변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지역(p=0.001)과 종교(0.046) 변수와 상관성이 있었다. “북한이 변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는 호남권이 61.1%로 영남권(40.7%)과 수도권(42.8%), 충청권(45.3%)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호남권은 1년 사이에 북한변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14.6% 포인트나 증가하였다. 최근 3년간 북한변화를 바라보는 시각도 지역별로 변동이 매우 심했는데, 2012~2014년의 경우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은 북한변화에 대한 긍정인식이 2013년에 급락했다가 올해 다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나는 반면, 영남권은 상반된 태도를 보여주었다. 즉 수도권은 41.3%→32.4%→42.8%, 충청권은 57.8%→26.3%→45.3%, 호남권은 55.7%→46.5%→61.1%로 작년에 형성되었던 부정적 인식이 올해 긍정적 인식으로 회복된 반면, 영남권은 40.5%→50.6%→40.7%로 북한변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되었다. 한편, 등락의 폭에 있어서 충청권은 매년 20~30% 포인트라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충청권의 대북인식이 이처럼 기복이 심한 이유가 무엇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국내의 정권교체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충청권이 가장 민첩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북한변화에 대한 인식은 종교변수와 상관성이 있었는데, 종교별로 최근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는 기독교(49.4%)〉무종교(44.4%)〉불교(40.2%)〉천주교(37.0%) 순으로 나타났다. 즉 기독교(개신교)가 북한변화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반면, 천주교는 북한의 변화를 가장 부정적으로 보았고, 불교와 무종교는 그 중간을 차지하였다. 연령별 차이는 북한변화 인식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모든 연령대에서 높아지면서 세대별 차이가 없어지고 의견이 수렴되었다. 재작년에는 연령별 차이가 유의미했으나 작년과 올해에는 세대별 차이가 사라졌다. 지난 5년간 이른바 386세대로 불리던 40대가 북한의 변화를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는데 전반적인 대북 비판의식이 상승하는 추세 속에서 40대나 30대의 세대가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북한 정권은 앞으로 안정될 것인가”(정권안정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측한 응답이 55.4%로 안정될 것(12.4%)이라는 응답보다 4.5배 이상 많았다. 32.2%는 ‘그저 그렇다’라는 중간 정도의 평가를 하였다. 최근 몇년간 변화를 보면 북한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50.9%→57.1%→55.4%로 남한주민들은 대체로 북한정권의 미래를 불안정하게 보고 있다. ‘정권안정화’는 지역(0.000), 지지정당(0.041)과만 통계적 상관성이 있었다. 즉 북한정권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는 호남권(15.5%)에서 가장 높고 영남권(9.0%)이 가장 낮으며 수도권(14.3%)과 충청권(11.7%)는 그 중간을 차지한다. 그런데 충청권은 북한정권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도 47.3%로 다른 지역(50%이상)에 비해 가장 낮은 의견을 보였으며 ‘그저그렇다’는 중간적 평가에 많은 의견(41.0%)이 집중하였다.

3.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도
1) 대화와 타협의 상대로서 북한정권

북한이라는 일반적 대상과는 별도로 ‘정권’이라는 정치적 실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은 조금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정권에 대한 의견을 물어 보았다. “통일을 함께 논의할 상대로 북한 정권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라고 생각하는가?”(신뢰도)라는 대북 신뢰도 질문에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지 않다”는 응답은 72.5%로 “가능하다”(27.5%)는 응답보다 3배 가량 많았다.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도는 40.9%(2009년)→34.9%(2010년)→34.3%(2011년)→39.3%(2012년)→35.8%(2013년)→27.5%(2014년)로 최근 2년 사이에 크게 떨어졌으며, 지난 1년사이에만 해도 8.2% 포인트가 떨어졌다. 북한정권에 대한 불신이 매우 높은 상황이고 이러한 불신이 최근에 이르러 더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정권과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는 대북신뢰도는 지역(0.000), 정치성향(0.004), 지지정당(0.001) 변수와 통계적 상관관계가 있었다.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북신뢰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호남권(38.7%)〉충청권(35.2%)〉영남권(26.7%)〉수도권(23.2%)의 순으로 신뢰도를 기록했다. 지난 1년 동안 수도권의 대북불신이 심화되어 영남권보다 낮은 위치로 내려옴으로써 영남권과 수도권이 한 그룹을 이루고 호남권과 충청권이 다른 한 그룹을 이루는 형국이 되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대북신뢰도가 하락한 반면 영남권에서만은 그대로 유지된 것도 특이한 현상이다. 아마도 현 정부의 지지기반인 영남권이 현 정부의 통일준비 정책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북한정권과의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다고 평가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도는 정치적 이념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0.004)를 갖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정치적 이념성향에 따라 진보가 높은 대북신뢰도를 보였고 그 다음이 중도, 그리고 보수는 북한정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인 것이 일관된 특징이었다.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정권 신뢰도는 이념성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패턴을 유지하였다. 즉 지난 5년(2009~2013년) 동안 진보가 북한정권을 가장 신뢰하고 보수는 불신이 가장 크며 중도는 중간을 차지하는 패턴이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다시 말하면 정치적으로 진보 이념을 가진 사람일수록 북한정권과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보수 이념을 가진 사람들은 북한정권과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단일변수로서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유력한 기준이 되었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중도가 중간적 입장을 철회하고 보수 쪽으로 기울어짐으로써 중도의 보수화가 진행되었다.

한편, 작년과 비교할 때 진보와 중도에서는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반면, 보수에서는 오히려 높아졌다. 즉 진보는 44.6%→33.3%로, 중도는 38.3%→24.6%로 대북신뢰도가 낮아진 반면 보수는 22.4%→26.1%로 높아졌다. 보수의 이러한 반응은 위에서 추측하였듯이 현 정부의 통일담론 활성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들어 현 정부가 통일대박과 통일준비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이러한 통일정책에 지지를 보낸다는 차원에서 북한정권과의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표시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 정부의 통일 관련 정책제안들이 실현되려면 북한정권과의 대화와 타협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와 중도가 모두 북한정권과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진 상황에서 보수가 유독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것은 북한정권 자체에 신뢰를 보였다기보다는 현 정부의 통일노력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세대별 인식에서는 모든 연령층에서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수렴현상이 진행되어 연령별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림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예년에는 각 세대별로 30대~40대와 20대·50대 두 그룹으로 짝을 이루기도 하고, 작년의 경우처럼 각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대북정권 신뢰도가 하락하여 세대간 차이가 좁혀지는 수렴현상이 나타났다.

   
 

2) 북한의 핵무기 포기 여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88.0%로 국민들의 절대다수가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남한주민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며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작년의 84.6%에서 올해 3.4% 포인트가 더 높아졌다.

시계열로 보면 2008년에 71.7%에서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단행한 2009년에 83.7%로 12% 포인트가 높아졌고 그 후 80%대를 지속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차 핵실험 이후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71.7%→83.7%로 12% 포인트가 늘어났으나, 3차 핵실험이 감행된 2013년에는 85.9%→84.6%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2차 핵실험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고 2012년 4월 개정헌법에서 ‘핵보유국’을 명시한 터라 3차 핵실험은 남한주민들의 북핵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4. 북한위기의식
1) 북한 핵무기 보유의 위협의식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한 위협의식은 “매우 위협을 느낀다” 35.5%, “다소 위협을 느낀다” 53.7%로 전체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89.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이 단행되었던 2013년 78.4%보다 10.9%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시계열로 보면 2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9년에 61.3%→74.3%로 70%대에 올라선 후, 73.8%(2010년)→80.7%(2011년)→80.4%(2012년)→78.4%(2013년)→89.3%(2014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3차 핵실험이 감행되었던 2013년에는 그 이전 해에 비해 핵위협의식이 오히려 낮아졌다. 그러다가 올해 89.3%로 역대 최고의 위협수위로 올라갔다. 2014년 들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미사일 발사 실험과 무인기 남파,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비난 등 지속적인 대남군사 위협으로 안보불안을 조성한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핵무기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국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 라는 의견은 작년에 비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작년에는 핵무기 보유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이 53.8%였는데 올해는 55.3%로 큰 변화가 없었다.

2)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
북한으로 인한 불안의식과 위기의식은 북한이 대남 무력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위기와 불안감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무력도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불안감은 대북인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2014년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74.9%로 ‘없다’(25.1%)는 응답보다 3배나 높게 나타났다. 북한의 무력도발을 가장 우려했던 2011년(78.3%) 이후 10% 포인트 낮아지다가 올해 다시 10% 포인트가 상승하여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한주민들이 북한발 안보불안을 그만큼 심각하게 느끼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는 2013년 12월 장성택 부장의 전격 처형과 올해 들어 지속된 무력시위와 김정은의 군부대 현지지도 등 북한의 군사적 활동이 남한주민들의 안보불안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주민들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한 결과 남한이 ‘무력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해 ‘있다’는 응답이 63.7%, ‘없다’는 응답(36.3%)보다 2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주민들도 남한발 무력위협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남북한을 비교하면 남한주민들의 안보불안이 북한주민들의 안보불안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가 남북한 주민들의 안보불안의 실제적 현실을 드러내는 것인지, 아니면 남북한 주민들의 상호인식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 추가검증이 필요하다. 북한주민들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나라가 미국인 반면 남한주민들에게는 북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호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한 의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은 지역(0.003), 이념(0.002), 교육수준(0.002), 종교(0.006)변수와 통계적 상관성이 있었다. 지역별로는 변화의 폭이 매우 컸다. 북한발 무력도발 불안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78.9%)>호남권(76.0%)>충청권(74.6%)>영남권(66.0%) 순으로 북한발 안보불안이 높았다. 작년에는 충청권이 가장 불안해 한반면 올해는 수도권이 북한에 의한 안보불안을 가장 크게 느낀 것으로 나왔다. 남북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1990년대에는 휴전선에서 가까운 수도권과 강원지역에서 안보불안을 크게 느낀 반면,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등 아래로 내려갈수록 안보불안을 덜 느끼는 양상이 나타났다. 남북간 교류와 접촉이 잦아지면서 권역별로 기복이 심해졌으나, 몇 시기를 제외하고는 수도권은 대체로 높은 불안감을 보이고 있고 영남권은 불안감이 낮은 양상은 과거와 비슷하다. 다만 충청권의 등락 폭이 심하다든가 호남권의 안보불안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은 과거와 달라진 양상이다.

   
 

정치적 성향과 북한발 안보불안은 중도(76.5%)보수(75.9%)>진보(71.2%)로 작년과는 그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작년에는 전형적인 정권교체기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즉 보수(69.8%)가 진보(67.7%)보다 안보불안을 더 강하게 느끼던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진보(72.0%)>보수(62.3%)로 진보가 안보불안을 훨씬 크게 느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2014년에는 완전히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즉 진보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낮게 본 반면 보수는 그 가능성을 높게 예측하였다. 이러한 역전의 역전 현상은 정권교체 효과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작년에 보수정권이 들어섬에 따라 진보는 자기가 지지하지 않은 보수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자칫 북한의 무력도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불안해 한 반면, 보수는 자기들이 지지한 보수정부의 안보정책을 신뢰하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에서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정권교체 효과가 사라지고 보수가 진보보다 북한의 도발을 높게 보는 평년의 패턴으로 복귀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북한발 안보불안의식이 정권교체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교육수준별로는 중졸이하(64.0%)<고졸(72.8%)<대재이상(78.3%)로 학력이 높을수록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였다. 종교별로는 기독교(79.9%)>천주교(75.8%)>무종교(75.5%)>불교(70.0%)로 기독교(개신교)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았고 천주교와 무종교는 중간, 그리고 불교는 그 가능성을 가장 낮게 예측하였다. 북한의 무력도발이라는 안보불안 측면에서는 기독교가 불안감이 가장 높고 불교가 가장 낮으며 천주교와 무종교가 중간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

전반적인 안보불안이 상승하면서 연령별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지만 20대가 가장 높은 불안감을 갖고 있는 패턴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한반도 전쟁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역(0.000), 연령(0.050) 변수가 통계적 상관성이 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는가?”(전쟁가능성)에 대해서는 연령별로 통계적 유의미성(카이제곱=0.050)이 확인되었다.

즉 20대(74.8%)>30대(70.5%)>50대이상(62.0%)>40대(59.0%)로 20대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30대의 안보불안이 상승하였다. 올해 변화의 특징은 30대가 북한발 무력도발에 불안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즉 30대가 기존의 40~50대의 대열에서 이탈하여 20대 쪽으로 이동하는 변화, 즉 30대가 안보불안을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는 현상이 발견되었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5. 북한사회에 대한 친숙성
1) 북한 사회 인지도

남한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6가지 사건과 개념을 선정하여 질문했다. 2014년에는 작년과 비교할 때 고난의 행군과 장마당 등 북한주민들의 경제생활과 관련한 사건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림 1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0년과 2011년에 인지도가 상승하였으나 2012년에 2.6% 포인트 하락한 후 2013년에는 예년의 수준을 유지하였다가 올해 약간 상승하였다. 2014년에 인지도가 상승한 이유는 북한의 경제개발구 신설, 북중 경제협력 관련 소식 등 북한발 경제소식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적으로도 통일대박 담론이 경제적 변화를 중심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2) 북한 관련 경험과 남북한 간 차이
북한 관련 경험은 새터민을 만나본 경험을 제외하면 작년과 비교하여 감소하였다. 금강산이나 개성, 평양 등 북한방문 경험자는 4.3%(2011년)→4.1%(2012년)→3.4%(2013년)→2.8%(2014년), 대북지원활동이나 단체참여 경험도 2.0%(2011년)→1.4%(2012년)→1.3%(2013년)→0.9%(2014년)로 감소하였고, 새터민을 만나본 경험도 10.9%(2009년)→13.8%(2010년)→16.2%(2011년)→19.0%(2012년)→21.8%(2013년)→13.9%(2014년)로 작년보다 7.9% 포인트 감소하였다. 한편, 북한방송이나 영화·소설을 접해본 사람들은 46.2%(2009년)→37.4%(2010년)→31.5%(2011년)→32.3%(2012년)→27.3%(2013년)→31.5%(2014년)로 작년보다 약간 증가하였다. 새터민을 만나본 경험이 줄어든 것은 최근 새터민 입국이 감소한 추세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 방송이나 영화·소설을 접해본 경험이 증가한 것은 국내의 통일담론 확산과 정보화의 진전으로 북한관련 소식과 자료들을 접촉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은 선거방식(91.0%), 생활수준(93.6%), 역사인식(83.4%), 언어사용(83.6%), 생활풍습(83.3%), 가치관(91.8%) 등 모든 분야에서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남북의 이질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남한주민들의 남북 이질성 인식 평균은 91.9%(2011년)→90.6%(2012년)→88.9%(2013년)→87.8%(2014년)로 계속 낮아지고 있어서 남북 간에 전반적으로 동질감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북한주민들의 이질성 인식과 비교하면 북한주민들이 남북 간 이질성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탈북자들의 경우 남한사회를 삶으로 직접 경험하는 과정에서 남북 간 이질성을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6. 소결
2014년 국민들의 대북인식의 특징은 첫째, 북한정권에 대한 불신과 북한발 안보불안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북한정권을 대화와 타협의 대상으로 보는 ‘대북신뢰도’가 지난 1년 사이에 8.3% 포인트 감소(35.8%→27.5%)하였고 2011년을 정점(78.3%)으로 누그러지던 북한발 ‘안보불안의식’이 10% 포인트가 상승(66.0%→74.9%)하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작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장성택 처형과 올해 들어 잦아진 북한의 무력시위가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핵위협 의식이 89.3%로 나타났는데 이는 작년보다 11%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07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된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88%로 이 수치 역시 2007년 조사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북핵에 대한 불안과 해결가능성에 대한 비관적 의식이 대북불신과 안보불안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았다 생각된다.

둘째, 대북불신과 안보불안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협력해야 한다는 ‘협력대상’ 의식은 높아졌다. 북한과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한다는 견해는 4.9% 포인트 증가(40.4%→45.3%)한 반면, ‘적대대상’이라는 의식은 16.4%→13.9%로 다소 누그러졌다. 전반적으로 2014년 국민들의 대북인식은 대북불신과 안보불안이 최고조로 상승한 가운데 북한과 협력해야 한다는 의식이 형성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대북불신과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보는 남한주민들의 여론이 높아진 것은 북한과 협력하여 북한발 안보불안을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기대와 요구를 표출한 것이라 생각된다.

셋째, 부정적·비판적 대북인식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세대별 의식의 격차가 좁혀지는 수렴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대북 협력대상 인식과 신뢰도, 안보불안의식 등 대부분의 대북인식에서 연령별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 ‘협력대상’ 인식이나 북한정권과의 대화와 타협 가능성(신뢰도), 북한발 안보불안의식 등 대부분의 대북인식에서 연령별 차이가 없고 한 곳으로 모이는 세대 간 수렴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넷째, 지역별 차이는 대북인식의 거의 모든 항목에서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충청권의 변화가 매우 독특하게 전개되었다. 대북 ‘협력대상’ 의식이 다른 지역에서는 소폭 하락(영남권)하거나 소폭 증가(수도권, 호남권)한 반면, 충청권에서는 대폭(30.5%→59.8%) 상승하였다. 충청권은 2년 연속 대북 ‘협력대상’ 인식에서 가장 위치에 머물러 있다가 올해에는 가장 높은 위치로 상승하는 특이한 변화를 보였다. 또 북한정권과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가 라는 북한정권 신뢰도에서도 충청권은 호남권과 한 그룹을 이루고 수도권은 영남권과 한 그룹을 이루는 양상이었다. 충청권의 이러한 극단적 변화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국가적, 사회적으로 진행된 정부 통일정책과 활동, 그리고 북한발 사건에 충청권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섯째, 북한인식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지는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되었으나 과거보다 많이 약화되었으며 중도가 보수로 수렴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남북한 관계 인식에서는 정치성향 변수가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북한정권 안정화를 예측하는 항목에서도 정치성향은 유력한 변수가 되지 못했다. 다만, ‘북한정권과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신뢰도’ 항목은 지금까지 보수-중도-진보를 가르는 가장 유력한 기준으로 작용하였고 2014년에도 유의미했으나 처음으로 중도가 보수 쪽으로 기울여지는 이른바 ‘중도의 보수화’가 진행되었다. 중도의 보수화는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이미 작년부터 나타났고 올해에도 지속되었다.

결론적으로 2014년 국민들의 대북인식은 북한정권에 대한 불신과 무력도발에 대한 불안의식이 최고조로 상승한 가운데 그럼에도 북한과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한다는 의식이 공존하고 있다. 대북불신과 불안감이 극도로 상승하면서 성별, 세대별, 지역별, 이념별 변수의 차이가 없어지거나 좁혀지는 대북인식의 수렴현상이 진행되었다. 특히 30대가 안보불안을 심각하게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 외에는 세대간 대북인식의 차이가 없어졌다. 이념과 정치적 성향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나 ‘중도의 보수화’가 진행되면서 정치성향별 격차는 더 좁혀지고 있다. 지역변수가 유일하게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으나 충청권의 기복이 심하여 이 변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는 불확실하다. 세대 간 의식의 수렴, 중도의 보수화, 충청권의 부상 등 2014년 대북인식의 변화가 심각한 안보불안 상황에서 형성된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장기적 트렌드의 과정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비판적 대북인식의 강화가 어떠한 정책요구로 나타나는지도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논문은 지난 10월 1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원장 박명규 교수) 주최 ‘2014 통일의식조사 발표’(통일준비와 대북정책, 국민의 평과와 기대)에서 발표했던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의 발표문이다. 이날 발표에는 김병로 교수 외에도 정은미 장용석(서울대), 송영훈(통일연구원), 강원택(서울대), 김병조(국방대) 교수가 ‘통일과 대북인식’을 비롯해 ‘대북정책과 주변국관계 인식’ ‘계층과 통일인식’ ‘세대와 민주적 가치’를 주제로 각각 설문분석자료를 발표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실시한 이번 설문은 전국 17개 시도 만 19세 이상 65세 이하 남녀 1200명을 1:1 면접 방식으로 지난 7월 1일부터 22일까지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2.8%(95% 신뢰수준)이다. -편집자 주

김병로  philo@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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