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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과 남북 분단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추진이 무산되었다. 지난 18일 시행되었던 찬반투표에서 55:44로 반대표가 우세했다. 스코틀랜드의 집권당인 SNP(Scottish National Party)의 당수이자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최고 책임자인 알렉스 사몬드(Alex Salmond) 의원이 주도했던 계획은 결국 무산되었다. 307년 만에 찾아온 독립의 기회가 무산된 것이다. 비록 분리, 독립은 실패했지만 향후 잉글랜드로부터 더욱 많은 반대급부를 얻어내려는 정치적 계산은 성공한 결과였다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원하는 이유는 민족, 언어, 역사 등 모든 면에서 잉글랜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는 서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켈트족의 후손으로 북유럽에서 온 잉글랜드의 앵글로색슨, 노르만족과는 엄연히 다른 민족이며 언어 또한 스코틀랜드에서는 고유어인 게일어를 영어와 함께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양국은 1707년 연합조약 이후 불과 300년 동안만 한 국가를 이뤄왔을 뿐 줄곧 다른 민족으로 살아왔다. 더욱이 이들은 잉글랜드의 끈임없는 침략과 핍박으로 인해 민족감정이 극에 달해 있었다. 심지어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축구시합을 할 때면 오히려 스코틀랜드 주민들은 프랑스를 응원할 정도라고 한다. 마치 우리의 한일관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의 향방은 결국 경제적 요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요구는 당초 잉글랜드의 지속된 불평등 조세부담에 대한 주민들의 정치적 불만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분리 독립은 경제라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해야 했다. 스크틀랜드는 독립 이후에도 파운드 화폐의 사용을 원했지만 잉글랜드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며 분리독립 움직임을 철저히 차단했다. 스코틀랜드의 화폐가 바뀔 경우 이로 인한 해외 투자기업들의 대량이탈 사태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가 결정적 위기의식으로 작용한 것이다. 더욱이 국제사회에서의 미국, 중국은 물론이고 스페인, 이태리 등 평소 지역 내 분리독립의 움직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변 강대들의 반대 또한 명확하기 때문이다.

한 민족의 독립과 국가의 탄생은 국제사회에서의 공식적인 주권행위를 가능케 하는 당사자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한 국가의 독자적인 국방과 조세부과, 외교능력은 이러한 국가적 기능의 결정적 요소이며 국가가 갖는 가장 중요한 특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국가의 탄생과 독립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한 민족의 분리 독립의 근거가 되는 민족자결주의는 1차 세계대전 직후 나타났던 국제사회의 큰 흐름이며 UN헌장에서도 인정하는 확고한 국제법상 원칙이다. 국제사회에서 이제 어떤 국가도 분리독립을 반대할 명분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주변 강대국들 간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상의 힘에 의해 좌우된다. 국제정치와 달리 국가 간의 대등한 법인격을 규율하는 이상론적 평등의 법인 국제법에서도 그 이행강제의 수단으로 강대국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힘의 논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기모순이 내재되어 있다. UN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의사결정 원리인 ‘실질적 주권평등’이 그것이다.

결국 국제사회에서 한 민족의 분리독립은 민족자결의 원칙과, 패권주의라는 조화적 힘의 균형에 의해 판단될 수밖에 없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다. 스크틀랜드의 독립을 지지한다면 민족자결을 중시하는 입장이고, 영국에서의 잔류를 선택한다면 패권적 편승효과를 기대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굳이 어느 것이 옳다고 볼 수는 없겠다.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조차도 EU에서의 탈퇴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 문제에서의 공식적 개입은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고 지구상에 평화가 정착될수록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국가의 수 또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일제 치하 민족자결의 정신에 입각하여 독립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남과 북으로 남쪽에서는 ‘대한민국’이, 북쪽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개의 신생독립국가가 탄생하였다. 분단체제가 자리한 이후 이제 시간이 흘러 통일을 준비하는 논리로 남한 내에서는 경제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패권(자유)의 논리가, 북한에서는 열세국의 논리인 민족자결(자주)의 논리가 전개되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달리 같은 민족, 역사, 언어를 갖고 있는 동포임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적대적 행위로 미움과 공포를 재생산하는 반목의 양상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투표를 보며 우리의 남북관계와 지속되는 분단의 문제도 이러한 민족자결과 패권이라는 힘의 역학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실주의적 국제질서의 관점에서 보면 민족자결과 패권의 논리도 힘에 기초한 국제질서라는 차원에선 사실 동일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장한/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원

이장한  janghan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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