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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언론 보도 분석을 시작하며[미디어비평] 언론은 탈북자들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사는 27살 A씨. 그는 태어나서 한 번도 탈북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 그들에 대한 얘기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직접 만나거나 친하게 지내본 적은 없다. 이런 그에게 그들의 존재와 남한살이에 대한 얘기는 여전히 낯설면서 동시에 신기하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23,260명(2012년 1월 현재)이다. 하지만 1천만 명이 넘는 서울시 인구에 비하면 약 0.023%에 불과하고, 대한민국 전체 인구수에 비하면 0.0046%의 미미한 숫자다. 탈북자의 숫자가 워낙 적다보니, 직접 이들과 만나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 역시 매우 적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탈북자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가 우리에게 이들의 존재를 알려줬을까? 내가 굳이 알려고 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도대체 어디에서 이 얘기를 들은 걸까?


언론이다.
뉴스에서 보았고, 신문에서 읽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이들이 생존 때문에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북한에서 남한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 왔다는 것, 이 땅에 정착하기까지 남모를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등등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에 관한 많은 보도를 들으며,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중국에서 잡히면, 강제로 다시 북한으로 보내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잡힌 탈북자는 북한 감옥에서 말로 다 못할 고초를 겪게 되고, 요즘 같은 때에는 3대가 멸족을 당한다는 끔찍한 얘기도 듣게 되었다. 절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정말 탈북자가 안타깝기만 한 존재일까? 만나본 적은 없지만, 생각해보니 이들은 고향에서나 여기에서나 항상 고생만 해왔기 때문에 늘 얼굴에 울상을 짓고 있는 사람들일 것 같다. 도움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이런 사람들이 2천만 명이 넘는 북한과 통일한다는 것은 너무 큰 짐을 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뭔가 스스로 당차게 해낼 수 있는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은 이들과는 동떨어진 것만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불안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탈북자에 대한 이미지는 왜 이런 모습일까?

역시 언론이다.
우리가 전해들은 모습이 그러하고, 읽은 얘기가 그러하다.
신문에 박힌 글자들 속에서 탈북자를 본다.
탈북자들은 불쌍하고, 정상적인 상황에 놓여있지 못하고, 힘없고 소외된 계층이고, 그렇기 때문에 동정 받고 보호 받아야 할 대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언론이라는 현실의 거울이 ‘탈북자’들을 이렇게 재현(represent)하고, 이렇게 규정(define)한다.

하틀리(Hartly)라는 학자는 언론 보도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낼 수 있는 많은 기호들 속에서, 유독 어느 특정 기호들이 선택되었는가 하는 점을 주목하였다. 즉,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풀어보면, 탈북자라는 특정 대상에 관한 뉴스에서, 어떤 단어가 선택되어 보도되는가를 주목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언론의 보도 자체가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탈북자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A씨에게, 탈북자를 다룬 기사에서 눈에 들어오는 글자들(기호들)이 탈북자에 대한 그의 생각에 근간을 이루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언론은 탈북자들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유코리아뉴스>는 탈북자를 통일의 주역이라고 하는데, 우리 모두가 탈북자를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 그렇게 보는 것이 가능할까?

앞으로 '미디어 비평'을 통해, 정기적으로 이와 관련한 얘기를 천천히 풀어보려고 한다.
먼저, 현재의 언론 보도가 탈북자를 ‘주체’로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는 ‘동정적 시각’이 아닌 일반인과 같은 ‘동등의 시각’으로 탈북자를 바라볼 때,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언론이 자신의 위치를 탈북자들에 비해 ‘우월적이고 지배적인 위치’로 간주하고 있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 언론에서 종종 탈북자들이 일반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성과를 거두었을 때, 보다 과다하게 기호들을 부여하면서 과장되게 보도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역경을 딛고 탈북자들도 이렇게 노력하여 성공을 거두었는데, 더 나은 상황에 있는 우리는 더욱 반성하고 분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탈북자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이러한 우월적 인식을 버리는 데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전체적인 큰 틀에서, 실제 현재의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하기 위해 몇 가지 학문적인 방법을 동원하려 한다.
먼저, 분석 대상을 탈북자에 대한 신문 보도의 ‘거시 기사구조(표제-부표제-리드)’에 나타난 기호들로 한정 짓고, 그 범위를 2주 혹은 특정 사안의 보도 기간으로 제한하고 살펴보고자 한다. 반 다이크(van Dijk)는 표제-부표제-리드의 거시 진술 구조가 뉴스 담론 전체를 대표하는 진술이 된다고 하였다. 이는 전체 기사의 핵심을 제공해주며, 기사 전체의 해석 방향까지도 설정해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분석 방법은 주로 기호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탈북자에 대한 언론의 재현 및 이미지를 파악하려고 한다, ‘범주화 분석 방법’, ‘과어휘화 분석 방법’, ‘전제 분석 방법’, 그리고 때때로 ‘프레임 분석’을 통해 기사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일 수 있으나, 간단하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접근 가능한 글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의 연재를 즐겁게 시작하려 한다.

그 첫 번째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이슈를 다룬 기사 분석이다.
 

 

김단  jade4n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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