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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에 목숨 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지방선거간 안철수 의원의 입당으로 반등했던 지지율이 다시 10%대로 추락하자 이내 중도를 넘어선 보수 진영의 인사를 영입함으로써 반등의 기회를 노리겠다는 자구책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명백한 보수 성향의 인사였다. 이상돈 교수를 영입하려는 시도는 당의 정체성에 반한다는 당원들의 강한 질타와 비난에 못 이겨 결국 철회되고 말았다.

이러한 민주, 진보진영의 위기는 최근 나타난 일련의 정치경향의 흐름과 변화들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데 기인하고 있다. 더욱이 이는 40, 50대 유권자들의 보수화 경향, 그리고 20, 30대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과도 맞물려 나타난 악순환의 결과라 볼 수 있다. 물론 민주,진보 진영이 중도 또는 보수의 표를 빼앗아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선거공학적 계산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임시적 미봉책에 불과할 뿐 정당 개혁을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충분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한국정치에 있어 최근 나타난 변화의 양상들은 무엇일까?

개인 담론의 시대
지난 반세기 우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은 ‘국가’라는 거시담론에서 어느덧 ‘개인’이라는 미시담론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자본 중심의 양적 성장의 시대는 노동 중심의 개인의 삶과 행복을 논하는 질적 성장의 시대로 변화되었다. 이제 국가는 촛불집회와 같은 직접민주주의의 욕구는 물론이고 일자리와 근로환경, 결혼, 육아, 등록금, 흡연 등과 같은 주관적인 개인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마치 가정 내 가부장적 아버지상은 사라지고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상이 주목을 받게 되듯, 국가 또한 강한 정부에서 따뜻하고 세심한 정부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탈(脫)권위의 시대
탈권위화된 대표적 공간은 사이버상의 공간이다. 사이버 공간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대등한 지위에서 대화하며 그 대화내용 또한 보편성과 타당성을 갖추어야만 다중과의 소통이 가능케 된다. 이러한 탈권위화는 사이버 공간을 넘어 여러 사회조직 속으로도 퍼지고 있는 현대사회의 시대적 사조이다. 민주, 진보진영에게서도 나타나는 권위주의 또한 과거 치열한 투쟁의 과정 속에서 나타난 퇴행적이고 자폐적인 증세일 것이다. 과거 MB정부 광우병 파동에서 나타났던 명박산성이나 세월호 사건을 대처하는 현 정부의 정치적 수사학은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 소통의 부재를 말해준다.

감성 리더십의 시대
정치인들 중엔 이른바 유능하고 지적으로 탁월한 자들도 많다. 그런데 그에 더해 인간적이며 겸손하고 예의까지 바른 사람이라면 국민들은 그러한 사소함에 강한 호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안철수 현상’의 중심에 있던 안철수 의원의 속칭 ‘엄친아’ 모델이 그것이다. 얼마 전 세월호 사건 이후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성명, 지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정몽준, 고승덕 후보의 눈물은 그 진의가 어떠하든 선거기법으로 활용이 되었으며 이른바 ‘눈물의 정치학’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이렇게 눈물을 활용한 감성 리더십의 성공사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선거기간 내내 TV 대선광고를 통해 보여주었던 그의 눈물은 솔직담백한 대선후보로서 상품화되었고 이후 노 후보의 지지율은 하루가 다르게 반등했다. 국민들 또한 그의 감수성에 매료되어 대쪽 엘리트 이미지였던 이회창 후보 대신 지극히 평범하고 솔직한 이미지의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택하였던 것이다.

전문가 정치의 시대
이제는 국정운영도 세분화, 시스템화 되어 과거 군사정권 때처럼 1인이 나라를 좌지우지 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의회 내에서도 갈등과 타협이 소수에 의해 좌우되던 이른바 보스정치의 시대 또한 막을 내렸다. 국회의 입법작용 또한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발맞추어 그 시스템도 더욱 세분화, 다양화되었다. 이에 따라 영역별, 사안별 전문가 집단의 정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제 정치는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외교, 군사,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를 접한 전문 정치인들이 나타나야 하고, 이에 걸맞는 기능별, 사안별, 이슈별 정치적 리더십의 형성을 통한 맞춤형 국민정책들을 제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상의 것들을 바탕으로 민주, 진보진영은 이제 보다 창의적이고도 성찰적인 진보의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 민주, 진보진영이 추구해야 할 본연의 가치는 내버려둔 채 정당 지지율에만 일희일비하며 정치공학적 처방만을 내놓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부가 참으로 한심하다. 불과 몇 년 전 선거 이슈로 사회복지 담론들을 주도했던 민주, 진보진영의 활기찬 모습들을 다시 기대해 본다.

이장한/ 통일미래사회연구소 연구원

이장한  janghan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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