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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강제북송 저지, 해법은 어디에?

북한 당국은 김정은 체제 이후 국경통제 강화, 가족을 통한 탈북자 유인·납치 등 탈북자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최근 들어서는 가족단위의 탈북자가 증가하자 국경지역의 감시망을 부쩍 강화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초에 국경검열 진행 가운데서도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세 가족 16명이 집단 탈북에 성공하고, 이들이 며칠간 중국에 머문 후 태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일로 인해 함경북도 국가안전보위부에 비상이 걸렸고, 그루빠(검열조)가 조직되어 해당자들의 탈북을 도운 공모자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보위부가 주민들에게 “이들(탈북자들)이 타이(태국)에 갔다는데 거기까지 쫓아가서라도 모두 잡아올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한다. 이는 집단 탈북이 대량 탈북으로 이어져 체제 붕괴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히스테리적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목숨 걸고 어렵게 탈출한 탈북자들이 중국 당국에 적발될 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법과 국제법은 물론,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탈북자들을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을 강제송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든 국제사회든 재중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문제는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가혹한 처벌을 피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번번이 발생하는 재중 탈북자 강제 송환을 방관한다는 것은 인륜과 인도주의 원칙에 반하는 일이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는 것인가?

우선은 중국 정부의 탈북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1982년에 유엔 난민협약 및 난민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가입하였고, 지난해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일원이 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재중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탈북자를 난민으로 대우하는 러시아와는 달리 중국은 불법월경자로 규정하고는 합법적 절차와 북·중 의정서에 따라 송환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에 대해 유엔은 지난해 12월에 서한을 보내 “어떤 이유로든 탈북자를 북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압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변화를 당장은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반적으로 강제송환 금지 원칙이 정치적 난민에 국한해 적용되고 있는데다 해당국가의 판단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중국의 인권의식 개선과 정책 변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런데 동북아의 지정학적 요인이나 복잡한 남북관계, 북중관계, 한중관계 등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빠른 기간 내에 중국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이른 중국과 조용한 외교를 통한 협상에 나서고, 교회나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 영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한편 중국을 압박하는 여론 환기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현재로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역할을 분담하는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것이 재중 탈북자 강제 송환을 압박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도 정부는 중국 당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꺼릴 수밖에 없는 입장임을 인식하고 어떻게든 탈북자들을 제3국으로 추방하는 방식을 택하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헌법상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한편, 북한 당국은 탈북 현상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조중 국경 감시망을 강화하고 주민들을 협박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굶주림에서, 인권의 사각에서 벗어나게 하는 체제 변화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하루빨리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개혁과 개방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다.

 

오일환/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기독교통일학회 회장

오일환  iwoh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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