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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과 침묵은 '살인'의 다른 이름탈북자 강제북송의 때, ‘북한인권법’ 통과가 왜 중요한가?


한국은 보편적 가치인 인권의 제일 큰 적(敵)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나라와 운명적인 관계에 갇혀 있다. 이른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다. 둘 다 ‘인민’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실제로는 자기 인민의 기본적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이 세상에 그 어떤 나라도 인권침해로부터 자유롭지 않지만, 중국과 북한의 인권침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다. 어떤 정치성향의 연구기관이든, 어떤 국제기구이든, 인권보호 평가를 했다 하면 북한은 늘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 둘과의 인연을 끊을 수 없다. 문화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말이다. 더군다나 중국 같은 경우는 경제적으로도 눈을 감을 수 없는 나라다. 정치지리학적(geopolitical)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마치 내 의사와 상관없이 함께하는 가족처럼, 운명처럼, 좋든 싫든 어떻게든 그들과 잘 지내야만 한다.

요즘 많은 한국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부패와 비리로 더럽힌 국가’라고 표현한다. 부패와 비리도 현실의 일부이지만,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차원에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숲을 보면, 즉 장기적인 큰 틀을 보면, 전쟁 이후 폐허가 되었던 대한민국이 수 많은 나라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전세계적으로 최첨단 기술국가로 인정 받는 나라로 변신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전세계를 감탄시킨 이러한 경제적 기적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더 놀라운 성과가 있다.


한국에게 인권강국으로 가는 길에서 걸림돌이 되는 북한인권유린

이른바 ‘2차 기적’인 민주주의로의 전환이다. 한국전쟁 끝나고 어떤 외국인이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사막에서 장미가 필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 많은 이들이 민주체제의 공고화와 비롯해 인권과 시민의 권리에 대한 존중도 훨씬 나아졌다고 단언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인권상황이 후퇴하였다, 좋아졌다, 논쟁하지만, 크게 보면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 수준은 발전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안전하게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할 수 있다. 물론, 상황이 좋아진 만큼 이 성과를 지키는 의무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물론 한국 국민이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이 버릇처럼 말하는 ‘한민족’의 명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상황은 달라진다. 7천만 명 넘는 한민족 중에 북한에서 태어난 2천만 명은 아직도 기본적 경제적 자유와 인권의 보호를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즉, ‘절반의 승리’에 불과하다. 또한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가보안법과 같은 마지막 남은 제도적 인권침해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즉, 분단은 한국국민의 인권은 물론, 그것보다 훨씬 절박한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도 막고 있다.

북한의 인권은 기존 체제를 바꿔야만 개선될 것이다. 지금의 북한체제에서 개혁과 개방을 기대하는 것은 착오이다. 만약 개혁을 하더라도 이것이 북한주민을 위한 개혁 아닌 체제유지를 위한 일시적 수단일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개입이나 체제전환시도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방법이 없다고 침묵할 것인가? 안 된다. 독일 나치 시대 때 총알보다 일반 사람들의 침묵이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말이 있다. 무관심은 다른 이름의 살인이다. 남한 주민 일부는 북한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 편하게 침묵할 수 있겠지만 아무 행동 안 했다 해도 통일 이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한국 통일 이후에 북한 주민은 확실히 물을 것이다: “너는 그때 우리의 고생을 덜어주려고 무엇을 했는가?”


기록이라도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

그렇다면, 즉시 통일이 안 될 것이며, 북한 체제의 개선 기대하기도 어려우며 개입도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가능할까? 바로 기록이다. 국회에서 남남갈등이 지속되면서 북한의 인권유린을 체계적으로 기록 할 수 있는 제도조차 마련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제도를 마련하는 기회는 바로 북한인권법의 통과인데, 이 법안이 알다시피 4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혹자는 북한인권법이 인권개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다. 그러나 정말 큰 개선은 북한이 진정한 정치 개혁을 해야만이 이뤄질 것이다. 그럼 이런 상황에 불구하고 북한인권법이 효과 크다고 주장하면, 통합민주당이 주장하듯이, 북한인권법 통해서 북한을 붕괴 시키겠다고 암시하는 것일까? 즉, 북한인권법이 북한붕괴법인가?

실제로 옛 한나라당의 법안을 보면 일본의 대북재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레토릭만 인권’ 북한인권법이나 미국의 북한인권법보다도 그 성격이 훨씬 약하다. 직접적 반체제 운동 지원 내용이 하나도 없는 북한인권법안의 내용은 크게 다음 과 같다: △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 자문위원회와 북한인권재단 설립  △ 외교통상부 북한인권 대사 선정  △ 법무부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등 정부 내 4개 기구 설립.

쉽게 요약하자면, 내용이 다음과 같다: 너희도 우리나라다. 우리는 너희의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다.

그렇다면 레토릭 뿐인가? 아니다. 필자는 이 메시지의 북한인권법에 매년 몇 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이것이 통일세보다 효율적인 통일 대비 자원 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침묵 하지 않았다는 것이 통일 이후의 사회통합에 크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 이후에 도로도, 학교도, 공장도 지어야 하는데,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임무가 일단 60년 넘게 서로 소통하지 못했던 사람들과 같은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 법안의 효과를 늘리려면 하루빨리 제정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설립이 시급한 것은 인권기록보존소다. 독일의 모범적인 사례를 한국에서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Salzgitter에 설립된 이 기록보존소는 동독체제의 인권탄압과 인권과 관련 된 범죄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 관리하는 기구였다. 1989년까지 3만~4만 건이 축적되었다. 물론 동독은 반발하고 협박했지만 서독은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다. 진보세력은 이 보존소를 폐쇄하고 싶었지만, 이에 성공하지 못 했다.

이 기록은 통일 후 과거 청산 자료로 활용되고, 구동독 관리를 채용할 때도 활용됐다. 나중에 무조건 북한에서 인권에 대한 죄를 저질렀다 해서 공무원 채용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였는지의 기록은 단기적으로는 양자에게 큰 고통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회통합에 기여한다. 가해자를 알아야만 용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죄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에게는 물론 두 번째 기회를 주어선 안 된다.

혹자는 국가인권위에 이미 기록보존소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임의기구이기 때문에 형사법상 증거가 되지 못한다. 다양한 인권보호단체들이 이미 작성하고 있는 보고서 중 하나일 뿐이다.


‘보수단체 퍼주기’라는 나무 보면서 고통의 숲을 못 보는 진보세력

다시 재정적 문제로 돌아가보면, 바로 인권단체에 대한 지원이 사실상 제정의 제일 큰 걸림돌이된다고 할 수 있겠다.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이들이 제일 많이 제시하는 논리가 바로 ‘북한인권법이 실제로 보수단체 퍼주기 법’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진보세력이 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 많이 침묵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지원이 보수적 성격이 강한 단체에 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그 해결책 또한 간단하다: 진보세력도 인권에 관심 보이고 활동함으로써 지원 대상 되는 것이다. 진보세력에 제안을 하나 할 수 있겠다: 추후에 집권해서 누가 지원을 받는지 결정하면 되니까 이번 기회에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어떨까?

그러나 통합민주당은 자기 법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햇볕정책의 완결판이다. 통합민주당의 입장은 민생을 살려서 인권을 개선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침해는 고난의 행군 이전에도 심했고, 북한이 남한보다 잘 살았을 때도 인권침해가 아주 심했다. 인권침해는 북한 체제의 유지를 위한 전략적 수단이지, 경제적 상황을 개선한다 해서 인권도 개선 될 것 아니다.

결론적으로, 법을 하나 제정한다 해서 인권상황이 많이 개선되리라 믿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힘을 과대평가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상 강대국인 미국마저 북한인권법을 통해서 단기적인 성과를 못 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그나마 관심을 보이고 실제로 탈북자를 지원함으로써 무관심적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최근에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 아닌 미국에 정착하려는 추세가 그것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가능했던 것이 무능하고 갈등이 심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회가 보편적 가치에 대한 논의에서나마 전문가와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진정하게 타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서, 통합민주당에게 묻는다: 북한인권법을 제정한다 해서 극우 보수단체의 대표들이 국고의 돈으로 간접적으로 새누리당에게 표 몇장 더 주더라도 동시에 국가의 지원 통해서 탈북자 한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으면 법을 제정하는 것이 같은 인간으로서의 의무가 아닐까?

지금 중국에서 공안에 잡힌 사람 중에 한 명의 목숨이라도 북한인권법이 마련해주는 제도적 지원으로 미리 구할 수 있었으면 훨씬 낫지 않았을 것인가? 통합민주당은 지금 탈북자들의 북송을 반대하고 있지만, 공안에 잡히기 전에 미리 도움의 손을 내미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보수단체들이 이 지원을 잘 못 쓰면 민주주의인 대한민국에서 나중에 그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반면, 한 번 목숨을 잃은 사람의 생명은 그 어떤 힘으로도 다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탈북 문제를 완전히 해결 할 수 있는 정책은 하나밖에 없다. 새로 선출 될 독일 대통령 Joachim Gauck(요아힘 가우크)는 동독 출신으로 평생 목사와 활동가로 동독 독재를 반대해왔다. 그는 동독 붕괴 시절 한 시위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너희들, 우리가 출국할 수 있게 허락해주는 순간에 우리는 이 나라에 남고 싶을 것이다”

북한 간부들이 합법적 출국을 허락해주는 과감한 선택을 할 때까지 대한민국은 최악의 선택인 ‘침묵’보다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



얀 야노프스키. 2007년에 한국 정착하며 KBS 국제방송 비롯하여 독일매체에도 프리랜서로 한국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과 한국의 북한인권법 제정에 대한 비교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얀 야노프스키  janjanowski@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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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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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뭔소리여? 2014-05-07 04:34:14

    '부패와 비리로 더럽혀진 국가는 대한민국이다.'가 나무이고, '놀라운 압축 발전을 이룩한 국가'가 숲이라고 하면서 은근슬쩍 하고싶은 말로 넘어가는데... 대체 이 비유가 어찌 성립되는건지 그게 궁금함. 도저히 종속 범주로 둘의 관계를 바라볼 수 없는데... 첫문단부터 이 모양이라 그 다음 글은 읽지 않았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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