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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 ‘사드’

주한미군에 대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이른바 ‘사드’ 체계 배치 검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은 ‘사드’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북한도 ‘사드’ 배치는 미국이 군사적 패권을 강화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은 ‘사드’의 한반도 반입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Korea Air Missile Defense) 체계 구축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드’가 무엇 때문에 이러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각국이 이처럼 주장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외부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적대국이 ICBM을 발사한 후부터 연소가 종료될 때까지 요격할 수 있고, 미사일 탄두가 대기권 밖에서 비행하는 동안 요격할 수 있으며,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목표물에 탄착하기 전에도 요격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추진 및 상승단계(Boost Phase) 방어, 두 번째는 중간단계(Mid-course Phase) 방어, 마지막은 종말단계(Terminal Phase) 방어라고 한다. 보통 1~5분 정도 사이에 이뤄지는 추진 및 상승단계 요격은 대응시간이 짧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고, 중간단계 방어는 대응시간에 비교적 여유가 있지만 탄두의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우며, 종말단계 방어는 요격 이후 미사일 파편이 자국의 영토에 떨어질 확률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사드’는 대기권 내외의 고도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라는 점에서 종말단계 방어에 해당한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내세우며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군사령관은 6월 초 ‘사드’의 한반도 전개를 “미국에서 추진하는 부분이고 또 개인적으로 요청을 한 바 있다”며 “‘사드’는 굉장히 방어적인 체계이고 단순히 한국 방어에 중점을 두고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한국을 향해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사거리 300~500㎞)이나 노동 계열의 중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사거리 1,300~1,500㎞)을 발사한다면 요격 고도 범위가 40~150㎞인 ‘사드’로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요격에 ‘사드’를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드’는 일반적으로 사거리 3,000㎞의 중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최대 요격 고도인 150㎞ 상공에서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고고도’ 또는 ‘상층’ 요격 체계로 불린다. 즉,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4,000㎞)처럼 주일미군 기지 또는 괌이나 하와이를 비롯한 태평양 위의 미국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이 ‘사드’의 요격 대상이 되는 것이다. 반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최대 상승 고도가 대기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요격 고도가 40㎞ 이하여서 하층 요격 체계로 불리는 PAC-3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요격에 적합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미국의 한반도 내 ‘사드’ 배치 검토에 대해 중국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에 MD 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과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한국이 ‘사드’ 배치를 수용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게 될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사거리 2,500~2,800㎞의 중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이 ‘사드’의 요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사드’ 체계의 핵심 자산인 X-Band 레이더(XBR)의 한반도 배치를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800㎞ 거리에 있는 야구공을 식별할 정도의 성능을 지닌 XBR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중국 영토 상당 부분을 미국이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미국의 한반도 내 ‘사드’ 반입 가능성을 맹비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달 초 ‘북한 미사일 위협설은 기만행위’라며 “방대한 자금이 필요한 미사일 방어체계가 우리(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보유한 PAC-2/3 요격 미사일 회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3월 말 동해를 향해 노동 미사일 2기를 발사하면서 발사 각도를 높게 해 사거리를 최대 사거리의 절반 정도인 650㎞로 줄이는 방법을 시험했다고 한다. 당시 노동 미사일의 최대 고도가 160㎞ 이상이었고 최고 속도가 마하 7 이상으로 나타나 PAC-2/3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반입하는 문제와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지난 6월 중순 국방장관 자격으로 국회에 출석해 ‘우리 정부는 ‘사드’ 보유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사드’ 배치 검토는 미국이 알아서 할 사안’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동시에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보유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대처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입장도 나타내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달 20일 “만약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우리가 미국의 MD 체계에 자연스럽게 편입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이달 21일 “미국의 ‘사드’ 체계와 KAMD가 완벽하게 상호 운용성을 갖추는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성김 주한 미국대사도 지난달 하순 “우리(미국)도 원하고 서울도 원하는 것은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두 시스템이 상호 운용성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국제적인 영향력 확대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충돌하면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미국은 MD 체계 구축 등 세계적인 군사력 우위 유지에 필요한 예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본과 적극 협력하는 동시에 우리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관계와 북한에 대한 영향력 등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중국의 입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만약 우리가 미국의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협조한다면 북한의 강력한 반발뿐 아니라 한중관계가 어려운 처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사드’ 문제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현명한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원, 북한학 박사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 글에 대한 저작권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 있습니다.

장철운  iron2798@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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