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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와 6·25 그리고 6·15

[8.15분단과 6.25전쟁]

8.15광복 69주년을 맞으며 나라의 분단과 6.25전쟁을 되돌아보고 6.15의 길인 평화와 통일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민족은 일제 36년 식민지통치로부터 해방되는 기쁨과 감격의 광복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8.15광복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미국과 소련은 38선을 경계로 우리의 국토를 분할 점령했습니다. 국토의 분단은 민족의 분열을 초래했고 한 나라가 두 개의 국가로 분단되었습니다.

해방공간에서 미-소공동위원회가 개최되어 신탁통치하에서 남북을 통합하는 조선인 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협상이 있었고, 우리민족의 일부 지도자들이(김구 김규식 여운형 조만식 등) 나라의 분단을 막아보려는 힘겨운 노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유럽에서는 나치 독일에 병합되었던 오스트리아가 미-소-영-불 4개국에 분할 점령되었으나 전승국의 신탁통치하에서 만난을 무릅쓰고 단합하여 좌우합작 연립정부를 세우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10년 후에는 영세중립국가로 독립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오스트리아와는 달리, 우리민족의 지도자들은 타협하고 단합하는데 실패하여 국가분단을 초래한 것입니다.

국가분단의 책임은 외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민족 자신에게도 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8.15광복절을 맞으며, 우리의 소원인 통일은 우리민족이 단합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1천년 이상 한 국가 한 민족공동체를 유지해 온 우리나라의 국가분단은 전쟁을 잉태했으며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8.15광복의 환희는 나라의 분단으로, 그리고 6.25전쟁의 비극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6.25전쟁은 분단된 나라를 하나로 통일하기 위한 무력시도였습니다. 분단이 없었다면 전쟁은 없었을 것입니다. 분단이 곧 전쟁의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남침을 강행한 김일성의 적화통일 목표는 달성될 수 없었습니다. 북한의 남침은 북진통일을 주창해온 이승만 대통령에게도 통일을 위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격과 북진을 감행한 남한 역시 전쟁을 통한 통일목표는 달성할 수 없었습니다. 전쟁은 통일을 위한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제2차 세계대전 후 등장한 미-소 냉전은 한국전쟁을 국제전쟁으로 변질시켰습니다. 미-중 양강시대로 접어든 오늘의 동북아정세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6.25전쟁은 인구의 1/6인 5백만명의 사상자를 내고 전 국토를 초토화했습니다. 생존자에게도 엄청난 고통과 트라우마를 안겨주었습니다.

전쟁은 통일도 평화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전쟁은 통일이 아니라 분단 고착화를, 평화가 아니라 냉전과 정전체제하에서 적대관계의 강화를 초래했습니다. 6.25는 전쟁으로는 통일할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남긴 것입니다.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유코리아뉴스DB

[6.15 : 평화와 통일의 길]

25년전 미-소 냉전이 종식되면서 하나님은 우리민족에게 한반도에서도 냉전을 끝내고 남북이 화해하고 합력하여 평화통일을 이룩하도록 기회의 창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동안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 발전시키기 위한 힘겨운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마침내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남북의 최고당국자들이 처음으로 직접 만나 나라의 통일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통일문제에 관해 어느 정도의 공통인식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한 쪽은 적화통일을, 다른 한 쪽은 흡수통일을 기도한다면 관계개선이나 평화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분단 역사상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에서 통일문제부터 논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또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두 정상은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우리민족이 나갈 평화와 통일의 방도에 인식을 같이하고 6.15남북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①통일은 우리민족의 지상과제지만 반드시 남북이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그리고 평화적으로 이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족의 공멸을 초래하게 될 전쟁통일이나 상대방을 굴복시켜야 하는 흡수통일은 통일방식이 될 수 없고 평화통일만이 유일한 방도라는 것입니다. ②평화통일은 갑자기 이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 단계적으로 이룩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통일은 남이 가져다주거나 스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합력하여 한 걸음 한 걸음씩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③통일의 과정에서 당면하는 어려운 과제들을 - 경제통합, 사회통합, 군비감축, 평화체제 구축 등 - 남북이 힘을 합쳐 해결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협력기구인 ‘남북연합’을 구성 운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북연합은 남과 북이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는, 법적 통일은 안 되었지만 통일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 상황을 실현하는 단계가 될 것입니다. 또한 ④평화통일의 과정은 남과 북이 화해하고 경제협력을 비롯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을 통해 상호신뢰를 다져나가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으로서의 점진적 평화통일’ 모델은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의 지지와 협력을 얻기에도 충분한 방안이라 할 것입니다.

민족의 진로를 밝히는 6.15남북공동선언 채택에 합의하고 열린 만찬 석상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이제 6월을 6.25전쟁을 기억하는 비극의 달에서 화해와 평화를 기약하는 6.15희망의 달로 바꿔나가자”고 역설하셨습니다. 그 이튿날 김정일 위원장은 “어제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그래서 올해 6.25부터는 종전처럼 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12시부로 전방에서의 대남비방방송을 전면중지할 것도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상 북한은 매년 적개심을 고취하는 반미투쟁월간(6.25~7.27) 행사와 대남비방방송을 6.15를 기해 중단했습니다. 남한도 대북비방방송을 즉각 중단했습니다. 6.15의 첫 성과입니다.

6.15공동선언은 실천으로 이어지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추동력이 되었습니다.
끊어진 민족의 대동맥인 철도와 도로를 연결, 길을 마련하여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남북의 왕래와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고 이산가족이 상봉하게 되었습니다. 교역이 늘어나고 물자의 흐름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개성공단을 건설하여 경제협력을 촉진하게 됩니다. 2008년 중단될 때까지 10년간 인도적 지원($2.4억/년)도 제공되었습니다. 대북지원을 ‘퍼주기’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만, 식량 비료 의약품 등 물자는 북한으로 갔지만 돈은 남한의 농민과 비료 및 제약회사 종사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대북지원은 남한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 것입니다.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체육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의 만남과 왕래, 교류와 협력이 빈번해지면서 시민참여의 공간이 넓어지고 서로 상대방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적대의식이 수그러들면서 긴장이 완화되고, 민족공동체의식이 함양되면서 상호신뢰의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6.15는 민족의 운명이 외세에 의해 좌우되던 우리가, 우리 힘으로 민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고, 민족자존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6.15는 반세기의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화해 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고, 평화와 통일의 길을 밝힌 것입니다.

[3대 당면과제]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를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남북관계 개선 발전, 남북경제공동체 형성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입니다.

첫째, 우선 6.15합의를 준수하며 남북관계부터 개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북한을 적이요 악마로 몰아 제재하고 고립시키려할 것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일관성 있는 접촉과 교류 협력을 통해 상호신뢰를 다지면서 변화를 도모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이 서로 오고가고 돕고 나누는, 통일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 상황부터 실현해야 합니다.

독일통일(1990.10)은 동독시민의 뜻과는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서독에 흡수당한 것이 아닙니다. 동독시민들이 기회를 포착하여 비폭력 시민혁명을 통해 공산정권 무너뜨렸습니다. 그리고 동독시민들은 세 가지의 통일방안(즉각 병합/ 先통일헌법/ 先국가연합)을 가지고 자유총선거를 실시하여 서독과의 병합에 의한 즉각 통일방안을 선택했습니다. 새로 수립된 동독 민주정부는 서독과, 그리고 동-서독이 힘을 합쳐 전승 4개국과 ‘2+4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의한 통일’을 이룩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권자인 동독시민의 선택에 의해 통일방식이 결정된 것이지 서독에 의해 강요된 흡수통일이 아니란 점입니다. ‘합의에 의한 통일’이라는 사실입니다.

동독 시민이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서독의 동방정책이었습니다. 서독은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20여년간 꾸준히 일관성 있는 동방정책을 통해, 독일이 비록 2국가로 분단되어 있지만 민족동질성 유지에 최우선 목표를 두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동독을 고립화시키는 정책을 버리고 평화공존하며 ‘접촉을 통한 변화’ 정책을 추진한 것입니다. 동독에 매년 평균 $32억 상당의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제공하며 매년 7~8백만명의 인적 왕래와 접촉,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분단으로 인한 양독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꾸준히 ‘사실상의 통일상황’을 실현해 나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동독시민들의 의식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민심을 얻게 된 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30여년간 서독 개신교회의 꾸준한 물질적 정신적 나눔운동이 독일통일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입니다. 동독교회 안에서 성장한 노이에스포럼(요아힘 가우크 목사가 주도, 현 대통령) 등 비정치적 시민운동단체들(180여)이 시민혁명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월요기도회로 유명한 라이프찌히 聖니콜라이교회(크리스티안 퓌러 목사) 신도가 주도한 5천여 시민의 비폭력 평화적 촛불시위(89.9.27)는 전국 각지 교회로 확산되고, 마침내 동베를린 1백만 시위로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서로 원수가 되고, 불신과 대결의 냉전 반세기를 살아온 우리의 사정은 독일과는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나갈 길은 명백합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 화해하고,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며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평화공존하며 ‘사실상의 통일’ 상황부터 실현해야 하는 것입니다. 통일의 집을 짓기 위해 벽돌을 한 장 한 장씩 쌓아올려야 합니다. 주권자인 북한 동포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 6년간 남북관계가 경색되었습니다. 이제 강자요 가진 자인 한국이 올바른 평화통일철학, 자신감과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포용하고 잘 관리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구상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6.15와 10.4선언 등 남북합의의 준수 이행을 확약하고 5.24조치를 폐기해야 합니다. 그 동안 중단했던 “금강산 관광사업의 재개, 인도적 지원 추진, 교역과 경협 등 다방면의 교류협력 재개로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 우리정부가 꽉 막혔던 대북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 교류를 부분적으로나마 승인하였습니다. 북한 역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이를 계기로 관계개선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전환적 계기를 마련하자고 주장합니다. 박 대통령이 8.15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는 결단을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둘째,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고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민족 전체의 복리향상을 위하여 경제협력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경제공동체를 형성하여 상호의존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평화와 통일에의 지름길인 것입니다.

타이완과 중국은 경제공동체를 형성하여 통일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상황’을 실현하고 있습니다(Chiwan이라 불림). 서로의 차이점은 제쳐두고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정신에 기초하여 경제우선 실용주의로 최근 5~6년 사이에 양안관계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교역과 투자 등 경제협력의 활성화로 양안 간에는 주당 30편으로 시작한 정기항공노선이 지금은 8백여편 운항되고 있으며 왕래인원이 8백만명/년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편 전화 송금 등이 자유로우며, 8만개의 대만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고, 중국에 상주하는 대만인이 2백만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도 경제적 접근을 서둘러야 합니다. 그 동안 중단했던 교역과 경제협력을 즉각 재개해야 합니다. 북한 급변사태와 흡수통일에 대비한 준비 보다는 통일 이전 단계에서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의 인프라 개선과 산업구조 조정, 풍부한 지하자원의 개발 등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통일을 준비하는 길인 것입니다. 이는 남북의 공동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첩경이기도 합니다.

통일이전에 GDP의 1%/년 규모(+$100억)를 대북 인프라 건설에 투입하는 경우, 모든 실물자본을 남한에서 생산 공급하면, 약 80%는 남한의 소득이 되어 일자리 등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는 장점과 함께 북한 주민들에게도 이득이 됩니다. 또한 민심을 얻고 의식변화를 이끌어 통일을 앞당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60년이 넘은 군사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도 서둘러야 합니다. 남북 적대관계는 군사정전체제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노력 없이는 군사적 대결과 군비경쟁,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나 남북관계와 미-북관계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군사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하여 이미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10.4남북정상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미-중-남북한 4자평화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합니다. 4자평화회담 틀 안에서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실질적 조치들, 즉 미-북 관계정상화와 북핵 폐기,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조치와 군비감축, 외국군 문제 등을 해결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하지만 4자평화회담은 남과 북이 주도하지 않으면 성사되기도 어렵고, 성사되더라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따라서 남북관계 개선을 서둘러야 합니다.

지난 12년간 북핵문제가 남북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북한 핵개발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한반도는 반드시 비핵화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미-북 적대관계의 산물입니다. 북핵폐기는 6자회담 9.19합의대로 미국과 북한이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는 한편 평화와 안전이 보장될 때 해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6년간 한국은 先핵문제해결 後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여 핵문제 해결에는 기여하지도 못하면서 남북관계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를 분리하여 접근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미-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해야할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는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공동관리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근시안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현안만 가지고 일희일비하며 소탐대실하는 잘못을 계속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장기적이고도 폭넓은 시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현안을 다루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미-중 양강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그 어느 때 보다도 남과 북이 힘을 합쳐야할 때입니다. 그 동안 남북이 지혜를 모아 합의한 6.15남북공동선언과 9.19공동성명 안에 우리민족의 나갈 길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를 존중하고 실천하며 남북관계를 개선 발전시켜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맺는 말]

평화와 통일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로마서 12;17-21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①원수 갚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화해 하라, ②원수가 굶주리면 먹을 것을 주라→ 원수를 사랑하고 도와주며 협력 하라, ③악을 악으로 갚지 아니하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원수를 새 사람으 로 변화시켜라, ④모든 사람과 더불어 평화롭게 지내라는 말씀입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남북 대결과 갈등을 부추겼던 과오를 반성하고 우리 마음속에 쌓인 분단의 장벽, 증오의 장벽부터 허물고 화해하는 것입니다.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서로 원수가 되고, 불신과 대결의 냉전 반세기를 살아온 우리에게 화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지난 20여년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자기와 화해시키고 우리에게 화해의 직책을 주셨습니다.”(고후 5 ; 18)

평화와 통일은 용서와 화해, 사랑과 나눔을 통해 북한 동포들의 마음을 얻어가는 과정입니다. 평화통일은 북한 정권을 외부의 힘으로 붕괴시켜 이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이끌어 내부의 힘으로 이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접촉과 교류,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 북한 동포들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우리 기독인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룩하기 위하여 남과 북을 참된 하나의 민족으로 엮어가는 일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서독의 경우처럼, 교회가 북한 동포들을 위한 물질적 정신적 나눔운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능동적이고도 성실한 노력과 남북합의의 준수 이행, 4자평화회담 개최 그리고 미국의 대북관계 정상화를 촉구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야할 것입니다.

우리가 평화와 통일의 씨앗을 열심히 심고 물주고 정성껏 가꿀 때 하나님이 자라나게 하고 평화의 꽃을 피워주시고 통일의 열매를 맺게 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지난 8월 10일 일산은혜교회에서 열린 평통기연 광복절 69돌 기념예배에서 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의 통일특강 전문입니다.

임동원  dwlim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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