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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기술문명의 근본은 수학이다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수학자 대회가 지난 13일 서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중국·인도에 이은 네 번째이고,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여 시상까지 했다니 역시 대단한 행사였음이 분명합니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서는 수학계 노벨상이라는 ‘필즈상’ 수상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서 나왔다고 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면에서 본 행사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수학’이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여겨집니다.

오늘날 인류의 문명사에서 수학이라는 오래된 학문의 비중과 또 인류에 공헌한 역사는 언급할 필요도 없이, 모든 기초과학의 뿌리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학계나 대학에서는 응용과학에 온 정열을 바치면서, 기초 과학의 터전인 수학이 그렇게 큰 대접을 받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도 버릴 수가 없습니다. 200년 전에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모든 과학기술의 기초와 근본이 수학에 있다고 강조했던 다산 정약용의 주장을 기억해보면, 오늘 우리의 현실은 부끄러운 마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농기구가 편리하면, 힘은 적게 들여도 식량의 생산은 많아지고, 직기(織機)가 편리하면 힘은 적게 들여도 포백(布帛)은 풍족해지고, 배와 수레의 제도가 편리하면 힘은 적게 들여도 먼 지방의 물산이 유통되기에 편하며, 무거운 것을 끌고 무거운 것을 올리는 방법이 편해지면 힘을 적게 들이고도 큰 공사를 이룰 수 있다.”라고 전제하고는, “온갖 공업기술의 정교함은 모두 수리(數理)에 근본을 두고 있다.”[百工之巧 皆本之於數理:경세유표.동관공조(冬官工曹)제6.사관지속]라는 대원칙을 주장했습니다.

「이용감(利用監)」이라는 새로운 정부기구를 창설하자는 이유의 하나로, 기술도입과 기술개발이 절대로 필요한데, 그런 기술개발의 대전제인 수학교육의 강화와 수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그래서 정부 기구들을 개편하여 「산학서(算學署)」라는 부서로 확대 개편하여 본격적인 수학교육에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구(句)·고(股)·현(弦)의 예각·둔각이 서로 들어맞고 서로 어긋나는 본리(本理)에 밝은 다음에라야 그런 법을 깨칠 수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기하학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 없이는 수학에도 어둡지만, 공업기술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었습니다.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렸음은, 지세의 멀고 가까움 때문이로다.”라는 7세 때, 다산이 지은 시를 읽어본 다산의 아버지는 ‘수리학’에 밝을 징조라고 시를 평한 바 있습니다. 그런 예측대로 다산은 수리학에 밝은 철학자이자 경세가였습니다. 그래서 ‘배다리’도, 수원의 ‘화성’도 그렇게 강고한 다리와 성을 쌓을 방법까지 강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 되는 인문학을 어떻게 등한시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이번 수학자 대회를 계기로 자연과학이나 과학기술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수학에 더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박석무/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사)다산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 글에 대한 저작권은 (사)다산연구소에 있습니다.

박석무  e_das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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