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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함

2014년 여름인 대한민국의 8월, TV와 라디오를 켜기가 무섭고 신문을 펴보기도 두렵습니다. 30이 넘은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고 그것이 알려질까 두려워 또 자신의 아버지까지 죽였다는 끔찍한 보도에 놀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대한민국의 일등병 군인이 선임병들의 구타와 폭행 때문에 아까운 청춘의 몸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가슴이 막히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요. 더구나 그런 일이 28사단만의 일이 아니라 군부대의 이곳저곳에서 그런 유사한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접하면서는 더욱 가슴이 내려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구타나 폭행에 그치지 않고 인간으로서는 감내할 수 없는 온갖 수모와 비참한 일을 강요하여 변기를 핥아야 했느니, 뱉어놓은 가래침을 삼켜야 했다는 등의 보도 내용을 듣다 보면 인간이기를 거부한 잔인무도한 행위들에 분노와 비탄의 심정을 참아내기 어렵습니다. 21세기, 이런 문명의 국가에서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룩해낸 거룩한 나라라고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그런 비인도적, 반인륜적, 반문명적인 참사가 일어났다니 도대체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를 과연 어떤 나라라고 말해야 할까요.

그런 비참하고 억울한 죽임을 당한 병사들의 부모나 형제들의 비통함은 어느 정도일 것이며 자식을 군에 보내고 가슴을 떨어야 하는 선량한 우리 백성들의 아픈 마음은 어느 정도일까요. 그런 악행을 방지하고 군 생활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서 층층의 상급자와 지휘관들이 있건만 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인가요. 분대장 위에 소대장, 소대장 위에 중대장, 중대장 위에 대대장, 그 위에는 연대장, 또 그 위에는 사단장, 군단장, 군사령관, 참모총장, 국방장관, 대통령까지 그들 모두는 도대체 무엇을 한다고 후한 국록을 받고 있는가요. 감추고 은폐하고 속이고 묻어두는 일이 다반사이고 어쩌다 겨우 사건이 발설되면 한두 사람 보직 해임이나 가벼운 징계로 끝나는 이런 무능 무책임한 나라에서 어떻게 사고의 예방이 가능하겠습니까.

“지극히 원통한 일을 당하여 하늘에 호소해도 응답이 없으며 땅에 호소해도 응답이 없으며 부모에게 호소해도 역시 응답이 없는데 홀연히 한 관원(상관)이 있어 그가 구타당하고 폭행당하며 협박을 당해야 할 이유 등을 제대로 조사하고 그 뿌리를 밝혀내어 죄 없는 보통 사람으로 풀어준 뒤라야 형관(刑官:감독관)의 높음을 알게 된다.” (목민심서·형전·단옥)
라고 200년 전에 다산은 말하였습니다.

죄 없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고문을 당하고 구타와 폭행으로 죽을 수밖에 없을 위험한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의 발견으로 억울함을 풀어주는 상관이 있을 때 올바른 세상이 된다고 했습니다. 무능함에 무책임, 직무유기까지 저지른 상관들, 그들 모두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만약 아래 백성의 사정에 통하려고 한다면 관청의 문을 크게 열어 백성들이 스스로 호소하게 하여 다 말하지 못한 정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은미해서 밝히기 어려운 것이 있거든 반드시 길가는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읍중의 사람들과도 논의해보며 자나 깨나 생각을 되씹게 되면 귀신도 장차 와서 고해줄 것이다.” (목민심서·형전·단옥)

이런 다산의 정신을 이어받아 윤일병을 비롯한 병사들의 억울함을 샅샅이 밝혀내고 관계자들에게 합당한 형벌을 내려야만 예방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박석무/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사)다산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 글에 대한 저작권은 (사)다산연구소에 있습니다.

박석무  e_das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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