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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합률 19.1%...최근 6년간 최악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14 남북통합지수 발표

지난 6년간 한반도의 수레바퀴는 확연히 거꾸로 돌아갔다. 특히 지난해가 심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원장 박명규 교수)이 8일 2014 남북통합지수를 발표했다. 2013년 현재 남북통합지수는 190.9(총 1000점 만점. 남북통합률로 환산하면 19.1%)로 2008년 남북통합지수를 측정한 이후 최저치다. 심지어 천안함 사건과 5·24조치로 남북관계가 최고의 긴장상태로 치닫던 2010년보다 더 하락했다. 남북통합지수는 2008년 214.2, 2009년 199.9, 2010년 201.4, 2011년 195.6, 2012년 197.6이었다.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14 남북통합지수 발표에서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남북통합지수를 발표하며 “2008년부터 남북통합지수가 하락세로 바뀌고 있다”며 “올해 남북통합지수를 보면 지난해 발표한 대로 특별한 악화나 개선도 없이 지지부진한 정체상태가 지속되는 장기정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이 열려 있긴 하지만 장기정체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고 말했다.

   
▲ 8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목련홀에서 열린 2014 남북통합지수 발표회 모습 ⓒ유코리아뉴스

남북통합지수는 구조통합지수와 의식통합지수를 합산한 것이다. 구조는 경제, 정치, 사회문화 세 영역으로 구분했고, 각 영역은 다시 제도통합지수와 관계통합지수로 나눴다. 경제와 정치는 각각 330점, 사회문화는 340점을 배점해 총점을 1000점에 맞췄다.

구조통합지수에 해당하는 영역별 통합단계를 보면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더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다. 남북통합단계는 0~2단계(남북 접촉·교류기), 남북 협력도약기(3~5단계), 남북연합기(6~8단계), 통일 완성기(9~10단계)로 구분했다. 경제와 사회문화영역이 2009년부터 줄곧 2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정치영역은 2008년부터 1단계였다가 2013년 처음으로 0단계로 주저앉았다.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왕성한 민간교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통합단계는 아직 갓난아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식통합지수는 2012년에 소폭상승했지만 2013년에 다시 하락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일시적인 개성공단 폐쇄, 장성택 처형 등이 남북한 주민들의 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의식통합지수가 하락한 것과 관련해 김 교수는 “구조통합지수가 의식통합지수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북간 정치적 적대 국면이 국민들의 통일의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의식통합지수의 경우 2008년 123.7, 2009년 120.5, 2010년 124.8, 2011년 123.7, 2012년 128.8, 2013년 124였다.

김 교수는 “이전(이명박) 정부에 비해 유연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정부에서 지수가 하락한 것은 그 원인과 대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1차적으로는 남북관계의 복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유지되는 개성공단 같은 경제영역, 사회문화영역의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정부가 급진적이 아닌 점진적 통일을 원한다면 싫든 좋든 상대방을 인정하고 대화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북핵문제와 남북문제를 연계할지 말지도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핵문제와 남북문제를 별개로 하는 투트랙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 리비아, 최근 이란의 핵문제 해결에서 보듯 대외 경제의존도를 높이게 되면 결국 핵을 포기하는 국제협상 자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교류, 협력은 북한의 대외경제 의존도를 높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북한 스스로 핵무장론은 곧 핵무용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또 원심력과 구심력을 설명하며 지금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 이니셔티브를 취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세 차례나 배신당했다는 경험 때문에 관계 개선에 소홀하고 중국의 경우 원래부터 남북이 알아서 하길 원하고 있다. 원심력인 한반도 주변 4강은 세력 균형을 위해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현장 유지를 원하더라도 북한 내부 상황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걸 위해서라도 구심력, 즉 남북간 교류를 통한 관계회복에 나서야 한다. 국민들도 진보, 보수정권을 다 경험했기에 양쪽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대북정책을 취한다면 국민 지지도 높을 것이다.”

   
▲ 2014 남북통합지수와 관련해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지금은 우리 정부가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를 병행할지 투트랙으로 갈지를 전략적으로 결단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유코리아뉴스

이상만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일에 대한 의식 자체가 안되어 있다면 어떤 정책을 갖더라도 통일은 힘들다”며 “그런 점에서 의식통합지수가 낮다는 건 저한테는 엄청난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지수를 만드는 데 있어 정부의 공식발표보다 실물 부문의 흐름을 더 주목해야 한다”며 “과거 미국이 소련의 실물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소련으로 가는 관광객 수만 명을 수년간 설문조사 한 적이 있다. 우리도 중국의 국경지역에 데이터센터 같은 것을 만들어 북한의 실물흐름을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정경분리, 중앙 주도가 아닌 지방정부 주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국장은 “우리 정부는 되풀이해서 ‘순수한 사회문화교류는 지속적으로 허용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순수한지’ 판단 여부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다. 6·15나 8·15 남북 공동행사도 남측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북한과 기싸움을 하면서 추진하는데 순수하지 않다며 정부가 거부하고 있다. 순수한지 여부로 구분할 게 아니라 해당 단체의 방북이 서로간 이해와 교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만길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육이나 사회문화 분야만큼은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추진하는 장치 같은 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게 하지 않기에 정치가 통합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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