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북한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 무참히 죽어가.. "외면하면 안 된다"억류된 탈북자들 강제북송 임박..매일 오후 2시 중국대사관서 집회 열려

 
매서운 추위에도 목소리는 작아지지 않았다. 17일 오후 2시 중국대사관 건너편 옥인교회 앞에 모인 북한인권단체연합 회원 40여명이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규탄하기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억류된 탈북자의 가족도 참여하고 있었다. 기자회견 내내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글썽거리던 그녀는 집회가 끝나자 울음을 터뜨렸다. “지금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정신이 없다. 가족들을 꼭 살려야 한다”며 통곡해 주변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 17일 오후 2시 중국대사관 건너편 옥인교회 앞에 모인 북한인권단체연합 회원 40여명이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규탄하기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유코리아뉴스


중국 억류 탈북자, 북송 진행중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긴급 메일 보내”


집회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탈북자 15명이 내일(18일) 북송예정이며 다른 11명도 투먼 변방대로 이미 이송된 상태”라며 “26명의 탈북자들이 강제북송 될 것이라는 최악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박 의원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 등에게 강제북송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이메일과 팩스를 보낸 상태다. 박 의원은 북송을 막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하겠다며 “중국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1982년에 UN난민협약을 맺었지만 탈북자들을 불법월경자로 취급,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북송당할 경우 심각한 방해를 당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고, 그에 따르는 증언도 많기 때문에 유엔 난민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더군다나 북한 김정은이 김정일 100일 애도기간(3월 말까지)에 탈북한 사람들은 “3대를 멸족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공개처형이나 정치범수용소 행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발언중인 박선영 자유선진당의원 ⓒ유코리아뉴스

박 의원은 “탈북자 북송반대를 위해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촉구 문화제를 갖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후에는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사례를 보아, 중국은 침묵으로 일관해오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북송을 하는 방법을 취할 것이기에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게 참여 단체장들의 설명이다.


서경석 목사, 진보 왜 침묵하는가?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는 “이 문제는 진보와 보수 모두다 나서야 하는 생명의 문제인데 좌파 시민단체들은 이 문제에 대해 왜 침묵하는지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의 인권문제는 다 독점하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탈북동포들의 생명이 걸려있는 강제소환 문제에는 왜 침묵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과거 박정희, 전두환 독재에 항거했던 민주화운동의 정신으로, 김정은으로 이어진 수령독재의 산물인 강제송환도 막아달라는 요청이다.


   
▲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 ⓒ유코리아뉴스


강제송환 반대를 위해 꾸준히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해왔다는 서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너무 착하게 시위를 한 것 같다”며 “지금 우리가 중국정부에게 이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는 방법은 매일 오후2시 집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일뿐이다. 중국이 강제송환을 고집한다면 우리가 얼마나 미워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또 “살아가시면서 한 번쯤은 북한 동포들을 위해서 탈북난민 강제송환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매일 오후 2시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예인 한 사람이 죽어도 3만 명이 댓글을 달면서….”
탈북자 출신 ‘나우(NAUH)’ 지성호 회장

인권 개선을 위해 구성된 단체 나우(NAUH, Now, Action, Unity Human Right)의 지성호 회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연예인 한 사람이 죽어도 3만 명이상이 댓글을 달면서 추모하는데, 북한 동포들이 죽을 위기에 처해있는데 침묵하는 것은 같은 민족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 청년인권단체 나우 지성호 회장. 2006년 탈북했다. ⓒ유코리아뉴스


현재(17일 오후 2시경) 인터넷 청원사이트 [Change.org]에서 강제송환을 반대하는 데 사인한 사람은 약 1만 명. 이중 2/3가 외국 사람들임을 지적한 것이다. 남한 사람들은 약 3천명 밖에 되지 않는다.

지 회장은 “나 하나 잘 살겠다고 남한에 왔지만, 2만 3천 북한 동포들이 생각나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체포된 탈북자들이 이대로 북한에 가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격체이다. 같은 사람이다. 무참히 죽어가고 있는데, 외면하면 안 된다. 그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해마다 5천명 탈북자 강제 북송
피난처 이호택 대표 “강제 북송 문제의 시금석..NGO들 물러 설 수 없어”

중국정부 산하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해마다 약 5천 명의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고 있다. 1주~2주에 한 번 정도 일정한 인원수가 되면 북송한다. 송환 기관은 ‘변방대’로 요녕성 단동변방대, 길림성 두만강 인접지역인 도문 및 용정변방대 등이 있다. 강제로 송환된 탈북자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집결소, 보안서를 순서대로 거쳐 형벌을 받는다. 주로 정치범수용소로 가거나, 공개처형 당한다.

   
▲ 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집회 ⓒ유코리아뉴스

   
▲ 억류된 탈북자의 가족을 위로하는 박선영 의원 ⓒ유코리아뉴스


이에 피난처 이호택 대표는 <유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어느 나라나 난민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고, 불법으로 체류할 수밖에 없는데, 그들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난민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한 “난민 보호의 기본이 강제소환 금지인데 중국이 워낙 대국이라 그들을 압박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제소환이 쟁점이 될 때마다 국제사회와 NGO가 단결해서 중국이 국제법을 따르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난민 보호 문제가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탈북자 강제 북송이 지금까지 쭉 있어왔지만 이번에 특히 크게 이슈가 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기존에는 한두 명씩 붙잡힌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20여명이 붙잡히는 큰 규모였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숫자이다. 여기에 김정은 체제 이후 첫 사건이라는 것도 의미가 크다. 이번 사건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강제송환 문제의 방향이 잡힌다. 시금석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NGO 입장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이범진 기자  poemgene@naver.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범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