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북한
"南·北·中..어느 나라 음식이 제일 맛있냐고요?"[밥상Talk②] 건국대 부동산학과 신호남 학생

 

'밥상Talk'는 밥상에 둘러앉아 나누었던 통일, 북한, 탈북 이야기를 담아내는 섹션입니다. 정해진 형식과 틀, 거대담론으로는 전달할 수 없었던 소소한 대화를 옮겼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김치갈비찜. 약 4년 만에 우연히 성사된 반가운 만남이기에 수소문 끝에 맛집을 알아냈다. 이 근처(서울 목동)에서는 제일 맛있는 집이라는데, 역시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정도면 신호남(26)씨도 만족할 것 같았다. 신 씨는 건국대 부동산학과에 재학중이며, 9년 전 탈북해 중국에 머물다가 7년 전 한국에 왔다. 얼마 전에는 두 달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 유럽 여행 기간 신호남 씨


- 두 달 동안이나 유럽여행을 다녀왔네. 돈은 어떻게…?
아르바이트로 모았어요. 제가 어디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등 다녔어요.
 

- 두 달 동안 먹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했을 텐데?
많이 필요하죠. 그런데 예전에 한국에서 사귄 독일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그 친구들 집에 가니까, 정말 잘해주더라고요. 친구는 한국에 있고, 부모님만 독일에 있었는데 먹는 것도 너무 잘해주시고, 여행 가이드까지 해주셨어요. 정말 큰 도움을 받았죠. 그런데 헝가리나 오스트리아 갔을 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죠. 아는 사람도 없고….


- 독일 친구들은 어디서 사귀었나?
이태원에 놀러가서 외국 친구들 많이 사귀었어요.


- 이태원? 중학교 때 한번 가봤는데 무서운(?) 형들 많았는데….

ㅋㅋㅋㅋ 하나도 안 무서워요~
 

- 나이가 좀 있다. 이제 대학교 3학년 올라가는데. 아마도 일반학교(고등학교)를 진학해서 그런 것 같은데, 특별히 고집한 이유라도 있나?
아, 원래는 저도 여명학교 다녔었어요. 그런데 제가 북한에서도 학교를 다니다가 말아서 그런지, 정규학교, 일반학교를 다녀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그때 주변 사람들이 다 반대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한 것 같아요.


   
▲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 부동산학과를 다니고 있는 신호남(26)씨 ⓒ유코리아뉴스



- 늦게 학교에 간 이유 중의 하나가 중국에서 2년을 살았기 때문인 것 같다. 중국 음식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처음에는 중국음식이 향신료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밥만 먹으면서 지냈던 시간이 2주도 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제가 지내던 집에서 향신료로 쓰이는 야채인 썅차이(향기나는 풀?)를 제가 직접 재배하게 되었어요. 어쩔 수 없이 그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가 그 풀이 뭐기에 그리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런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한번 날것으로 먹어봤죠. 그런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더라구요. 그 다음부터는 제일 싫어했던 음식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어요.


- 생소한 음식에 잘 적응하는 편인 것 같다.

무엇이든지 시작하기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쉬운 것 같아요. 어렵게 성취한 일들은 더 애착이 가기 마련이고요. 제가 직접 재배한 것이니까 더 좋아하게 됐나 봐요. (하하)
 

- 남한의 음식들도 많이 생소했을 것 같다. 음식 관련해 제일 놀랐던 게 있다면?
서양음식 일체~~~~ 일본음식 일체~~~~ 중국음식 중에서 자장면! 한국음식 중에서는 부대찌개, 그리고 가장 재밌는 것은 여름에 먹는 배추김치요. 아, 순대도 신기했어요. 순대에 넣는 속이 다르거든요. 여기서는 아바이순대라고 하더라고요.


- 아바이순대 먹어봤다. 맛있더라.

그것도 함경북도에서 해먹는 순대랑은 조금 차이가 있어요. 함경북도에서는 순대속에 쌀, 좁쌀이나 찹쌀이 들어가요. 그리고 내기풀이 들어가는데 이게 향이 아주 강해요. 그래도 돼지 내장 비린내를 없애는 데는 최고죠.
 

- 남한과 비슷한 음식은?
전통음식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역시 한민족이다’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북한에도 청국장이 있어요. 그런데 북에서도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즐겨먹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죠.


- 배추로 만드는 북한 음식은 뭐가 있을까?
남한하고 똑같아요. 배추로 만드는 음식은 단연 각종 김치지요. 배추김치, 물김치, 어린배추를 사용하는 풋절이, 겉절이(생저리)김치 등이 있어요. 아, 북한에서는 김치 담글 때 안에 명태를 넣어 같이 익히기도 해요. 김치외에도 배추시라지국, 두부공과 배추시라지로 만드는 비지, 그밖에 배추쌈, 배추국, 김치볶음밥, 김치만두, 살짝 말려서하는 음식으로 여름이나 봄에 먹는 배추짱아찌(평안북도) 등이 있죠. 제가 모르는 것도 정말 많을 거예요.


- 와~ 정말 많네. 그럼 북한 음식 중 가장 좋아했던 음식은?

농마국수와 백살구 그리고 아주 유명한 속도전떡(옥수수를 기계에 넣어 가루로 만드는 것인데 압력때문에 익어서 나옴)이요.


- 한 가지씩 설명해줄 수 있나? 농마국수?

농마국수는 감자농사를 많이 짓는 양강도나 개마고원쪽에서 유명한 음식인데 그 점성이 아주 뛰어나 쉽게 끊기가 어렵습니다. 중독이죠.ㅋㅋ 특히 요즘같은 겨울에 먹으면 별미죠.
 

- 백살구는 살구의 한 종류인가?
백살구는 함경북도 지방에서만 나는 특산물로 알고 있어요. 봄이면 진달래와 더불어 살구꽃이 하얗게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벚꽃과 유사해요. 중요한 건 살구가 익어갈 무렵이면 그 향기가 정말 일품이라는 거예요. 크기는 복숭아만한 것도 있지만 대개는 그보다는 작아요. 그래도 한국의 개살구보다는 두 배정도 크죠. 그리고 그 맛과 향은 한번 드셔보면 쉽게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말만 들어도 침이 고이는데, 언제쯤 먹어볼 수 있을지…. 속도전떡은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속도전가루는 북한에서는 아주 실용적이면서 조리하기 쉬운 음식에 속해요. 일단 익혀져서 나온 가루로 약간 미숫가루와 비슷해요. 그러나 옥수수 특유의 점성이 있어서 물만 있으면 떡으로 만들어 먹기 아주 편리해요. 보통 도시락을 쉽게 싸 갈수 없을 때 아주 유용하죠. 그밖에 속도전가루로는 술을 만드는 재료로도 사용해요.


-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름이 ‘속도전’?

속도전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보통 북한에서 속도전하면 속전속결로 하는 전쟁 또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일을 말하는 것인데, 속도전가루의 속성과 아주 유사해서 붙여진 것 같아요.


- 이런 것(김치갈비찜)과 비슷한 음식도 있나?

글쎄요... 돼지고기와 배추시라지를 넣고 만드는 김칫국 말고는 모르겠네요.


   
▲ 서울 목동 부근 맛집의 김치갈비찜 ⓒ유코리아뉴스


소문대로 맛집이었다. 적당히 익은 김치가 큼직큼직 들어가 있었고, 갈비는 부드럽게 씹히어 기분이 좋았다. 나름 자신감이 붙어 물었다.

- 어느 것이 더 맛있나? 이것(김치갈비찜)과 그것(김칫국) 중?
음…. 제가 한국에 온지 7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음식에 설탕이나 조미료 넣는 것은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여기 왜 이렇게 설탕을 많이 넣었는지 모르겠어요. 안 넣어도 맛있을 것 같은데….


아,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었는데…. 여기 설탕이 들어가 있었단 말이야?



> 오늘의 '밥상Talk' 교훈
“웰빙 음식은 북한 음식으로부터!”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범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