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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통제는 어리석은 일

2014년 2월 ‘국경없는 기자회’는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작년보다 7단계 내려간 50위라고 발표했다. 최근 국제언론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2014년 세계언론자유 순위를 발표했는데, 한국의 순위는 작년보다 4계단 내려간 68위였다. 한국은 2006년 노무현 정권 때에는 언론자유국 순위에서 31위를 기록했는데, 이명박 정권 초기인 2009년 69위를 기록했고, 이후 잠시 반등했다가 다시 추락하여 금년에 68위까지 내려간 것이다. 프리덤하우스는 2011년 이후 한국을 ‘언론자유국’이 아닌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부분적 언론자유국’이란 언론사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보도를 결정하는 통제된 언론 형태의 국가를 말한다.

최근 세월호 사건의 여파가 언론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KBS의 한 간부는 KBS의 보도가 정부에 의해 사실상 통제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권력을 가진 집단은 언론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보도하도록 통제하고 싶은 유혹을 항상 느끼게 마련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집단은 그러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한 유혹에 사로잡혀 언론을 통제하기 시작하면 그 정권은 결국 안일・교만・독재의 삼류 정권으로 타락하게 되고, 그 나라는 부정과 부패가 극심한 삼류 국가로 전락하게 된다.

“간언을 거부하는 임금은 어두운 임금”
비록 군주제 국가이긴 했지만, 조선왕조는 언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때문에 조정에 사간원・사헌부・홍문관이라는 이른바 ‘언론 삼사(言論三司)’를 두어 간언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기관은 사간원(司諫院)이었다. 사간원은 국왕에 대한 간언, 관리에 대한 탄핵, 그리고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간언을 담당했다. 물론 초창기에는 국왕이 사간원의 간언을 껄끄럽게 여겨 간관들을 벌주기도 했고, 같은 언론기관인 사간원과 사헌부가 역할 분담 문제로 서로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간원의 역할은 보다 분명해졌고, 국왕도 사간원의 간언을 중시하기에 이르렀다.

   
▲ 언론인 5624명이 22일 오전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을 다시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그러나 연산군 때에는 상황이 달랐다. 연산군 1년에 사간원은 “대저 조정의 바른 의논은 대간(臺諫: 간관)에게 있는 것이요, 대간의 말하는 것은 종사(宗社)와 인민을 위한 것이니, 그 말은 임금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지, 간관 자신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임금에게 이로운 말인데도 임금이 이를 거부한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그러므로 예로부터 간언을 거부하는 임금을 어두운 임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국왕은 간언을 거부하면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었다. 이를 보면 연산군은 초기부터 간언에 대해 못마땅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 것 같다.

연산군 2년 사간원의 대사간 이감 등은 “예로부터 국가가 간하는 것을 들어서 흥하지 아니한 적이 없고, 간하는 것을 듣지 않고서 망하지 아니한 적이 없사옵니다. 그러나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리고, 공박하는 의논은 미움을 사는 것이니, 임금이 진실로 성심을 열어서 간언을 구하고 안색을 평화롭게 하여 받아들이지 않으면, 누가 천둥 같은 위엄을 범하고 임금을 거슬리어 성냄을 돋우어 가면서 할 말을 다 하려고 하겠습니까.”라고 국왕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또 “신들이 꺼리지 않고 말한 죄로 죽임을 받을지언정, 전하의 잘못에 대해 아첨하는 말을 하여 선릉(宣陵: 선왕인 성종)을 저버리고 전하를 그르칠 수는 없는 일입니다.”라고 하여,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신들은 바른말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언론통제는 정권뿐만 아니라 나라를 망친다
그러나 연산군은 사간원의 간언을 몹시 싫어했다. 귀에 거슬리는 간언을 하는 간관들을 옥에 가두거나 유배를 보내기 일쑤였다. 연산군은 마침내 연산군 12년 4월 사간원과 홍문관을 없애버렸다. 그리고 그해 9월 그는 중종반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났고, 사간원과 홍문관은 다시 설치되었다.

앞서 본 것처럼 사간원의 간관들은 “국가가 간하는 것을 들어서 흥하지 아니한 적이 없고, 간하는 것을 듣지 않고서 망하지 아니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진리이다. 정치권력이 언론을 통제하고 장악하려 한다면, 이는 정권을 망칠 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망친다는 것을 정치권력은 명심해야 한다.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

*이 글은 유코리아뉴스와 (사)다산연구소의 협의에 따라 게재하는 것으로써 저작권은 (사)다산연구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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