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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들 아닌 한국교회가 수장됐어야 하는데..."

“‘행동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배웠듯이, 우리는 이 땅에 사랑 받아야 하는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분노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 땅의 모든 신학생들께서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제안한다. 이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처럼 사랑하고, 분노하고, 행동하자.”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을 점거하고, 청계광장에서 삭발식을 했던 감신대 도시빈민선교회, 한신대 민중신학회 학생들의 호소다. 이들은 지금도 청계광장에서 6일째 단식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의 한국 기독교인들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행동하는 신앙이 뭔지를 보여주고 있다.

   
▲ 20일 향린교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진실규명을 위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시국기도회'에서 한신대 신학생들이 특송을 하고 있다. '사랑하라 분노하라 행동하라'는 팻말이 인상적이다. ⓒ유코리아뉴스 최승대 기자

이들의 행동은 교단마저 움직였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동일 목사)는 20일 향린교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진실규명을 위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시국기도회’를 가졌다. 기도회 후엔 학생들이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청계광장까지 침묵 행진하기도 했다. 기도회에선 박근혜 정권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지만 한국교회를 향한 다음과 같은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국교회가 뼈가 어스러지고 수장되어야 하는데 애꿎은 어린 학생들만 희생양이 됐다.”

눈물은 있지만 책임은 없는 박근혜 정권의 일방통행식 통치는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해경 해체가 아닌 정권 해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 그렇게 되면 정권이 바뀔 수 있을 것이고, 다른 정권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달라질 것인가. 많은 이들은 그렇게 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정권의 변화가 근본적인 변화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기독교의 사명과 역할이 있다. 대한민국을 근본에서 개조하는 것, 그것은 정권의 몫이 아닌 국민의 몫이고, 거기에 교회도 일조해야 하는 것. 그것을 위해 한국기독교도 성찰하고 회개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받고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국기독교엔 숱한 기회가 있었다. 최근만 보자면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식량난 때 북한을 품고 통일을 준비하는 기독교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진보, 보수 교회가 모처럼 한마음으로 여기에 참여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공안정국이라는 정권의 논리를 넘어설 만큼 신앙이 단단하지도 뜨겁지도 못했다.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또 기회가 왔다. 이번엔 통렬한 회개까지 동반했다. 이른바 IMF 환란이었다. IMF 환란이 보여준 것처럼 신앙의 거품, 그러니까 부질없는 교회의 대형화, 개교회주의는 IMF 환란과 함께 마감하는 줄 알았다. 환난은 도리어 축복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IMF 이후 교회는 더욱 개교회주의로, 교인은 더욱 개인신앙에 빠져들었다. 위기를 맞아 진정한 반성이 아닌 반성의 시늉만 있었다는 반증인 셈이다.

그때로부터 딱 10년 뒤인 2008년, 이번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태풍이 강타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푹 빠져서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 주식에, 펀드에 투자했던 개미들은 엄청난 낭패를 당했다. 여기엔 크리스천, 심지어 신학교들도 예외가 없었다. IMF 환란을 겪으며 일확천금의 맘모니즘이 신앙을 갉아먹었고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란 재앙을 몰고왔던 것이다.

이쯤 겪었으면 한국기독교는 껍데기를 버리고 복음의 본질에 충실하며 공동체를 지향하며 한국사회의 대안이 되는 일에 일심으로 나설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 여전히 한국기독교의 개교회주의, 개인신앙, 이념편향성은 견고하다. 위기 때마다 잠시 꿈틀하다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마는, 관성을 거스를 만큼 신앙은 약해 빠져 있는 것이다.

다시 기회가 왔다. 성찰과 회개를 통해 실의하고 분노하는 숱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대한민국호를 견실하게 뒤받쳐줄 신앙공동체가 되는 기회 말이다. 그것은 이념과 체제가 다른 또 하나의 동족 북한과 함께 살기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것을 위해 지금 한국기독교는 아파하고 찢어지고 수장되고 죽어야만 한다. 그것이 한국기독교가 사는 길이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기에.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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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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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5-01-23 14: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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