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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악순환보다 어려운 선순환을 택하라"4.28-30일자 조간신문 북한·통일 솎아보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 26일 양일간 방한해 한·미 정상회담과 용산 한·미 연합사령부(이하 연합사)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갈렸다. 먼저 <국민일보>는 "이번 방한은 북한의 도발에 당근(유화책)은 없다는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도 “북한의 4차 핵실험 임박 징후가 농후한 상황에서 한미간 확고한 공조체제를 과시하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와 관련한 해법을 내놓을 거라고 전망한 이들은 없었다.이미 방한 전 안보대책회의(NSC)에서 기존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부응하며, 26일 연합사 연설에서 북한을 ‘닫힌 사회’, ‘국민을 굶기는 왕따 국가’라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고립은 북한이 가장 위험한 무기들을 선택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한미 양국은 북한의 추가도발 시 이제는 압박과 제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일보>는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지난 23일과 25일 풍계리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남쪽 갱도와 주 지원구역에서 특정한 움직임을 포착했다면서 북한에서 수일내 핵실험이 일어날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또, 28일 군 관계자의 입을 빌어 현재 북한 핵실험은 여전히 초읽기 상태라며 앞으로 3, 4일 정도가 최대 고비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28일 민화협 정책토론회에서 잇따른 정부 당국의 위기론 발표에 대해 “최근 국방부의 신뢰성이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빈틈없는 한미 공조를 재확인했지만, 북핵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북한에 민감한 인권문제까지 굳이 거론해 북한의 퇴로를 차단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남북관계나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한 메시지는 없고, 한반도 긴장 관리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 부담만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북정책 전문가인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이하 특별대표)는 24일 한 대담에서 “중장기적으로 북한을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을 주변국과의 경제 네트워크에 연계시켜 주변국과의 안정적 관계를 추구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어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북한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부문이 에너지 분야”라며, “남북한과 러시아간 철로 개통시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회의차 방북했다 28일 귀국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19년 OSJD 서울회의 개최가 확정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 입장을 취했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28일 <매일경제>와의 간담회에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모든 일을 하겠다”면서도 “북한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끔 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너무 큰 기대는 걸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 대사는 ‘북핵 개발’과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부분에선 “누가 먼저 자극한 건지 따지는 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물음과 같다”고 답했다.

추 대사는 “과거 경제적 지원을 제시해야 6자회담에 복귀했던 북한이 이젠 조건 없이 복귀 의사를 밝힌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유는 김정은 체제의 정세가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한미 정상회담, 북한의 반응 등에 대한 주요 일간지들의 스트레이트, 인터뷰, 사설 기사들. ⓒ유코리아뉴스

반면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 방한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27일 <조선중앙통신·중앙방송>은 “북남 전면대결을 선언한 극악무도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면서 “그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 핵과 병진노선, 존엄과 체제를 악랄하게 시비질하면서 온갖 사대매국적, 동족대결적 악담을 다 늘어놓았다”고 지적했고, 미국이 북한 인권의 취약성을 지적한 데 대해선 “다른 나라들에 대한 내정간섭과 무력침공을 정당화, 합리화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은 세월호 참사와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등 남한의 사회적 문제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국통일연구원과 남조선인권대책협회는 29일 “남조선이 세계 최악의 인권불모지, 인권 폐허지대”라고 비난하는 ‘남조선 인권백서’를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중앙방송>가 보도했다. 방송은 이어 “그 누구의 있지도 않는 인권문제를 시비하기 전에 제 집안의 심각한 인권문제나 바로 잡아라”고 비난 강도를 높였다.

그러자 우리 정부도 나섰다. 통일부는 28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남북간 비방·중상을 금지하기로 한 합의를 언급하며 “북한은 올해 초 남북간 비방·중상 금지를 기존 합의에 이어 다시 제안했다. 지난 2월 양측이 합의했고, 우리 당국은 이를 충실히 지켜오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또 먼저 깼다. 그걸로 모자라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막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드레스덴 구상에서 밝힌 대북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면서, “비방·중상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남북간 상호 비난전에 대해 <경향신문>은 29일자 칼럼에서 “한·미와 북한은 상황 반전을 위한 노력 없이 상대 비난 게임만 반복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의 악순환은 특히 북한 핵 및 인권 문제에서 두드러진다”고 지적하고는 “쉬운 악순환보다 어려워도 선순환을 택하라”고 우리 정부에 주문했다.

성상현 기자  jacksung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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